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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베이글만 구워요”

철산동 동네빵집 hoophoop베이글


20~30대 청년창업 열풍이 뜨겁다. 이들이 창업시장으로 몰리는 데는 무엇보다 장기 불황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크다. 어렵게 직장을 찾아도 고민은 이어진다. 조직 ‘부속품’처럼 일해야 하고 고용 안정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세태가 싫은 2030 세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휘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하는 이가 늘고 있다. 빵을 좋아해 본인 먹을 빵을 굽다가 매일 빵을 굽게 된 젊은이가 있다.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 다니다 동네빵집을 선택했다. 훕훕(hoop hoop)베이글 박혜령씨(32)가 그 주인공. 그의 스토리를 들여다본다.


‘앙그린티’ ‘크리미무화과’ ‘크리미그린티’ ‘흑임자스윗월렛’

훕훕베이글(이하 훕훕)에서 파는 베이글은 이름부터 특이하다. 계절마다 바뀌는 베이글은 이름에서부터 신선함이 느껴진다. 봄에는 시금치 올리브, 여름에는 치즈감자, 가을에는 어니스트고구마 등. 통상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베이글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베이글은 칼로 갈라서 크림치즈 발라 먹는 아무 맛도 안 나는 빵이 아니었나. 더구나 다른 빵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베이글만 존재하는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이 작은 동네빵집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


핫플레이스에서 작은 동네로


훕훕의 시작은 홍대 유명 빵가게의 진열대 한 개였다. 숍인숍도 이제는 그리 새로운 창업기법은 아니다. 소자본으로 시작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곤 한다. 그런데 빵가게에서 숍인숍이라니 좀 특이하다.
오프라인으로 팔면서 빵 배달로 스타트업을 하는 업체와 함께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1년 동안 운영을 하면서 훕훕은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아쉬움과 온라인 판매에 있어 업종문제 등이 겹치면서 독립을 결정하게 된다. 홍대라는 핫플레이스에서 시작한 훕훕은 광명시 철산에 초등학교 근처에 위치한 조그만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핫플레이스에서 동네라니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박혜령씨는 “홍대에 찾아오는 단골손님하고 친해져 얘기를 하다보면 다 부천에 살고 수원에 사는 등 동네사람들이었다”며 “소자본으로는 한계도 있었고 어차피 온라인으로 잡혀있는 매출이 있으니까 나를 찾아오는 동네사람들하고 한번 해피하게 살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넘어온 지 벌써 1년. 박혜령씨는 작은 동네 빵집에서 해피할까. 박씨는 “어느덧 단골손님들도 생기고 너무 행복하다”면서 “손님들께 새로 개발한 빵도 소개하고 골라달라고 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날은 손님이 사과 한 박스를 선물해줘 일시적으로 사과베이글이 판매되기도 했다. 이렇게 박씨는 손님들과 하나하나 소통하며 빵집을 꾸려가고 있다.




베이글만 맛있게 만들 줄 알아요


훕훕에는 오직 베이글만 있다. 모든 빵가게에 다 있는 흔한 식빵도 팔지 않는다. 박씨는 “저는 베이글만 맛있게 만들 줄 알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씨 자신도 지금 이렇게 매일 베이글을 굽고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전했다. 회사를 다니며 남는 주말에 뭐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에 빵을 좋아하고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도 좋아하니까 한번 만들어 먹어보자하는 단순함에 배우길 시작했다. 빵을 만들다보니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알게 되고, 또 그게 유통되기 위해서는 건강에 좋지 않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았다.


베이글에 빠진 이유도 단순했다.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밀가루·물·소금·설탕·효모 이렇게 5가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빵은 바게트, 치아바타, 베이글 셋이었는데 바게트랑 치아바타는 오븐이 좋아야 했다. 하지만 베이글은 집에 있는 오븐으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만들어 먹기 시작하고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점점 베이글에 빠져 들어갔다. 그러다 일본에 동경제과학교를 나온 친구로부터 일본에는 많은 베이글이 있다고 전해 듣고 책을 하나 선물 받았다. 그해 결국 박씨는 일본으로 빵 투어를 떠났다. 그는 “일주일 동안 휴가를 내고 도쿄에 있는 베이글집만 엄청나게 돌아다녔다”며 “그곳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자연스럽게 베이글에 대해 깊게 들어가다 보니 여러 의문점이 들었다. ‘아 이런 거는 사람들이 진짜 좋아할 것 같은데, 왜 안하지’하는 생각이 쏙쏙 들기 시작했다. 그런 의문과 함께 베이글을 계속 만들었다. 유명 세프가 하는 제빵 과정도 들으며 효소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박씨는 “보통 빵은 이스트를 넣어서 빵을 부풀리는데 그렇게 하면 사람 위에 들어갔을 때 오히려 나쁜 가스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때부터 천연 발효종을 사용해 베이글을 만들면서 레시피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친 창업


박씨가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대기업 마케팅 회사를 다니다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나왔을 때도 빵집 창업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 참에 좀 쉬자’하면서 단골이던 홍대 유명 빵집에 더욱 자주 드나들다가 일이 벌어졌다. 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한번 만들어와 봐’ 해서 가지고간 베이글. 진열대 하나와 방 하나로 시작한 훕훕베이글의 베이글은 지금은 없어서 못 판다. 하루 영업시간이 저녁 8시까지지만 오후 5시면 모든 빵이 다 팔려나간다.


고정적인 메뉴 18개와 계절별로 바뀌는 1가지 메뉴까지 포함해 19가지의 빵 모두 인기가 있다. 더 많이 만들어 팔면 되지 않을까 의구심도 들었다. 박씨는 “하루 동안 숙성시킨 반죽으로 빵을 만들어 전날에 준비한 만큼만 빵을 만든다”면서 “‘반죽을 계속하면서 계속 만들어내면 되지 않나’하시는데 몸에도 좋지 않고 그렇게도 해봤는데 맛이 너무 없었다”고 전했다. 박씨의 영업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박씨는 먼저 고객과 소통을 활발하게 한다. 매장에서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SNS를 이용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만난다. 고객이 선물해준 사과로 한 달 동안 사과베이글을 만드는가 하면 이모가 농사지신 고구마가 올라오면 또 바로 SNS에 ‘오늘부터 고무마 베이글 만들어요’하고 올린다. 그렇게 자연스레 단골손님들이 생기게 됐다.



밑거름이 된 사회생활


다음으로 박씨가 꼽은 것은 바로 사회생활이다. 대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 일을 한 것이 훕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매장에 들른 손님이 가끔 물어보는 게 바로 ‘여기 프랜차이즈인가요’다. 그만큼 훕훕은 조그마한 것에도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베이글 위에 새겨진 ‘hoop hoop’이라는 도장부터 포장지 그리고 패키지 판매까지 웬만한 프랜차이즈 못지 않다. ‘hoophoop’ 이라는 이름부터 보는 순간 동그란 원이 많아 베이글이 연상되고, 계절별로 바뀌는 메뉴와 그때그때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메뉴는 고객의 흥미를 잡아끈다.


“손님들이 많이 궁금해 해요. 이번엔 뭐예요, 다음 달에는 뭐예요, 회사동료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도 받았어요. 캐릭터도 만들어주고, 또 봉투도 만들어주고 했죠. 열심히 일한 시간이 결코 낭비된 게 아니구나 느껴요.” 훕훕베이글이 올 봄에 출시할 핑크색 베이글, 벚꽃 베이글도 기대해 본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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