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사흘 앞둔 전날(6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였던 조모씨가 불기소 처분된 것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만배 씨가 박영수 변호사와 당시 주임검사 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뉴스타파의 보도를 공유하면서,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후보와의 연루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또 민주당 선대위 백혜련 수석대변인은 “지난 대선 TV토론 때, 대통령 선거가 끝나도 무조건 특검을 하자는 이 후보의 거듭된 제안에 ‘이거보세요’라며 펄쩍 뛰면서 모면하려던 윤 후보가 왜 그랬는지 명백해졌다”면서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이는 명백한 허위"라며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어제 김만배씨가 지난해 9월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라면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 음성파일을 공개하며 뉴스타파는 "김만배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브로커인 조씨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소개해줬다"고 보도했다.
김만배씨는 이 음성파일에서 “통할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라며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시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맡고 있었고, 박 전 특검은 2006년 대검 중수부장 당시 윤 후보와 함께 일한 인연이 있었다.
김만배씨는 또 조씨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했다며 “박모 (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조사)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했다고 뉴스타파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5일 대선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전 그 사람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가 다시 “아이고 참 희한하네”라면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뉴스타파는 또 김만배씨가 이재명 성남시장이 화천대유에 추가 부담을 시키자 욕을 했다고 밝혔다. 김만배씨는 녹음파일에서 “이제 또 땅값이 올라가니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뜷어라, 배수지도 해라 (등 부대조건을 계속 붙였다)”며 “내가 욕을 많이 했다 X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뉴스타파는 윤 후보가 조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라며 “분명히 밝히지만 윤 후보는 김만배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김만배의 말 대부분이 거짓”이라면서 “대장동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검찰 수사를 앞둔 9월 중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인 만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만배가 이 후보와 함께 수사를 빠져나가기 위해서 한 거짓말을 그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영수 변호사가 누구에게 변론을 했는지, 조씨가 누구와 면담하고 조사받았는지 등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고, 김만배는 아예 그 자리에 없었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만배씨가 이 후보를 계속 감싸는 발언만 한다면서 “범인을 보호하려는 사람이 곧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배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한 점을 들어 오히려 “공범들끼리 나눈 수익에 대한 대화가 믿을 만한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