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29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를 위한 합의안이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영국 하원의원 634명은 이날 오후 정부가 EU와 합의한 탈퇴 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투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 반대가 찬성의 2배를 넘는 압도적인 표차였다.
찬성표는 보수당 196표, 노동당 3표, 무소속 3표로 집계됐고, 반대표는 노동당 248표, 보수당 118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35표, 자유민주당 11표,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10표, 웨일스민족당 4표, 녹색당 1표, 무소속 5표였다.
집권 보수당 중에서도 상당수가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했고, 제1야당인 노동당에서 합의안에 찬성하는 의원을 고작 3명에 그쳤다.
브렉시트 합의안 등에 대한 승인 투표는 지난해 12월11일 예정돼 있었지만, 부결을 우려한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를 하루 전 연기했다. 이후 메이 총리는 합의한 가결을 위한 정치권 설득에 총력을 다했지만, 합의안 부결을 막지는 못했다.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지금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너무 ‘하드(Hard)’하다면서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조기 총선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조기 총선은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된 후 14일 내에 새로운 내각 구성 및 신임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열리게 된다. 다만, 하원 해산 후 최소 25회기일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그 안에는 열릴 수 없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해졌지만, 무엇을 지지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며 “의회의 정부 신임이 확인되면 합의안 통과에 무엇이 필요한지 각당 지도부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불신임안에 대해서는 16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