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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13 지방선거] 신지예 “세상의 편견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페미니스트 시장되고파”

 

청년들의 출마가 유독 많은 이번 6·13 지방선거. 그 중에서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하면서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눈에 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중 가장 어린 후보 중 한 명이지만,  “세상의 편견과 혐오에 맞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는 여느 후보들 못지 않게 당차고 똑부러진다.

 

신 후보는 “한국 사회의 발전과 눈 부시게 평등한 사회에 동감하는 시민이라면 용기있게 한 표 던져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 후보와의 일문일답.

 

▶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 중 가장 어린 출마자 중 한 명이다. ‘가장 어린 청년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운영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출마한 것인데, 서울시장이 '청년’이라는 데 청년들조차도 다소 어색하게 느끼는 것 같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정치를 함에 있어서 어리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없었다. 청년으로서 정치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았다.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서 나서고 싶었고, 정치가 배제시키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정치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를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여성으로서 한국사회에 2년 가까이 여성들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는데, 여성의 문제들 특히, 성폭력 성차별, 낙태죄, 불법촬영 이런 것들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고 사회적인 것이라는 생각들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것 같다. 그런데 이것들을 제대로 풀려는 의지를 갖는 정치인이 없었던 것 같았고, 제대로 된 정책도 없었던 것 같았다. 매 선거 때마다 ‘나는 여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 변한 것은 없었고, 그 구호만 남은 것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저는 청년이 정치한다기보다는 기득권이 아닌 이들이 정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정치인이 시민들의 곁에서 자신을 위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 모두를 위해 정치할 수 있는 것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저는 정치의 영역이라는 것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나왔다.

 

청년들 정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으로 보면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나 캐나다 트뤼도 총리나 얼마 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여성 시장이 당선됐는데, 그 사람이 30대였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는 작년에 최연소 국회의원이 나왔는데, 23살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원동력이 돼서 정치가 생동감을, 생명력을 얻는 흐름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도 머지 않아 그런 훌륭한 정치인들이 더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성평등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공약과 관련이 있는 구호 혹은 슬로건일텐데, 본인에 대한 이런 정의 혹은 규정이 선거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선거 벽보 훼손 사건도 있었다. 이를 전면에 내 건 이유가 있다면?

 

하나는 일상생활에서 여성 혹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내가 페미니스트다”, “내가 성소수자다”라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공격을 받기 쉬운 취약한 대상이다. 특히, 근래에 더 그랬다. 해고를 당하거나 퇴직하라고 종용당하기도 하고. 아니면 “너 메갈(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이야?”, “페미야?” 이런 식으로 여성들이 공격을 받으면서 사상검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저는 페니미즘은 그렇게 어려운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견을 갖고 있거나 오해를 가고 있어서 그렇지, 궁극적으로는 굉장히 오랫동안 있었던 가부장제, 가부장제 안에서는 여성도, 남성도, 성소수자도 모두 차별받는 존재였는데, 그 ‘가부장제 자체를 없애고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 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여기에 공감하지만 그동안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 패미니스트가 이제 숨겨야 할 말이 아니다 라는 메시지도 보내고 싶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문제인데,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원동력은 성장과 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이었다고 생각한다. 성장이 제일 중요하고 성장을 위해서라면 소수자와 약자가 좀 뒤로 밀려도 괜찮다, 일단 경제적 부를 성취하고 나서 다음의 문제로 두자는 것이 지난 30년간 한국을 이끌어온 패러다임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제 21세기가 된 지도 18년이 지났고, 한국 사회는 굉장히 많이 바뀌었고, 시민들의 시민성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는 그대로다. 이제 정치가 바라봐야 할 방향은 누군가를 배제시키거나 차별시켜서 어떤 소수가 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평등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라는 다섯 글자로 그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한 만큼 1번 정책이 평등한 서울, 그 중에서도 성평등 문제와 관련된 정책이 많다. 신 후보 생각에 서울을 성적으로 얼마나 불평등한가? 왜 그런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가?

 

다른 지역보다는 성평등하다. 그것에 대해서 박원순 시장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문재인 대통령도 본인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말하면서 여러 고충들을 살펴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그런 정치인의 어떤 시혜적인 관점에, 가엽게 여겨서 힘듦에 공감하는 것 다음에 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면 실질적으로 개인의 일상이 바뀔 수 있도록 정책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전수조사한다든지 아니면 불법 촬영물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삭제를 지원하고 피해자들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신고하기 전 자료들을 함께 만들어주는 법률적 지원 같은 것들을 할 수 있겠고. 국가적으로는 경찰 내부에 인센티브제나 승진제도를 실질적으로 바꾸고, 해외경찰과의 공조 같은 것은 해야 한다. 저는 가엽게 여기는 마음을 넘어서서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여가부가 4월에 불법촬영 삭제 지원을 1년까지 단기 위탁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불법촬영은 1년짜리 단기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서버 자체가 해외에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피해자가 인지를 할 수 없는 불법 촬영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꼼꼼하고 세심한 장기적인 정책들이 아직은 만들어져 있지 않다. 그런 부분들이 좀 아쉽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책이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예컨대 한국의 복지정책은 표준가구를 중심으로 다 짜여있다. 표준가구는 이전에는 여성과 남성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을 표준가구라고 했고, 4인 가구에서 3인 가구로 변했다가 다시 아이를 많이 낳으라, 한 명이라도 더 낳으라 이런 패러다임으로 가고 정책들도 그렇게 짜여졌다. 청년에게 정책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취업해서 결혼해라, 다음에 애 낳아라’다. 청년들의 삶뿐 아니라 시민들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가. 누군가는 결혼하지 않은 비혼주의자일수도 있고 누군가는 동성애자일수 있고 누군가는 그냥 나 혼자 고양이 키우고 살고 싶거나 친구랑 살고 싶은 사람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임대주택에 입주를 못하거나 20대 세대주 같은 경우는 신혼부부보다 디딤돌주택사업 같은 것을 할 때 공공대출을 받기 더 어렵다. 불가능한 정책도 있고, 이자율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이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저는 정책에 시민의 삶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제 정책이 다양한 시민의 삶을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까 말씀드린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저의 대책으로는 육아 관련한 얘기가 나왔는데, 서울시만 하더라도 육아휴직을 쓰는 공무원 비율 성비를 따져보면 2016년 전체 중 여성이 육아휴직 간 것은 87%, 남성이 육아휴직 간 것은 13%밖에 안 된다. 이것은 남성에게도 아빠가 될 기회를 계속 주고 있지 않은 것이다, 사회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나 돌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정책에서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독박 육아를 방지할 수 있는 조례 같은 것들을 만들었다. 돌봄 휴가제 같은 것도 만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만 돌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사람도 예컨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장례를 치르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그 전에 돌아가실 어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다양한 존재와 삶들을 정책적으로 보듬어 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만들어 놓고 채택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헌장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와 폭력예방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 부분 때문이었는데, 신 후보가 시장이 돼서 이를 다시 추진한다고 하면 그때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취임 첫날 공포하겠다고 했었다. 인권의 문제는 누가 찬성하거나 동의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주 기본적인, 기본권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서울시민인권헌장도 그때 서울시청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공들여서 만든 안이다. 헌장이다. 내용들이 보고 있으면 다 상식적으로 이해 가능한 것들이다. 예컨대, 우리 인간에게 기본권이라는 것이 있다, 그 기본권에는 자유권 시민권, 정치권이 있다는 것에 모두 다 공감한다면 거기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는 얘기들이다.

 

이것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고,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당할 때 공공의 영역에 있는 정치인, 행정가가 해야 할 일은 침해당하는 기본권을 보호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시민인권헌장을 공포하겠다고 한 것이다.

 

왜, 특히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이렇게 심할까를 생각해보면 한 번도 이 성소수자를 보거나 친구로서 나랑 동등한 이웃으로서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히려 서울시민인권헌장이 공포되고 나면 훨씬 더 많은 시민들에게 그런 공포심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우리나라에서 청년들이 겪는 문제가 하루이틀된 것이 아니고, 그런 만큼 수많은 정치인들이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말해달라.

 

청년의 문제가 청년들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청년들은 성인이 되면서 기본 자산이 없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있는 불안과 신자유주의의 영향 속에서 개인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청년 세대이기 때문에 더 받고 있는 것이지, 실제로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청년을 길러왔던 50대도 똑같이 고통받고 있고, 그 50대가 부양해야 하거나 부양하지 않는 노인층도 똑같이 허덕이고 있다. 그 개인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들여다보면 주거문제, 소득이다. 저는 이 두 가지에 대한 것은 확실한 해답이 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거 관련해서는 몇 십년째 방치돼 왔던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이 확실히 법으로 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서울시 내에 건물주들이 갖고 있는 욕망을 정치가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물주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자기가 재산을 갖고 있다고 해서 누군가에게는 삶의 주거지인 주택을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쫓을 수 있다. 그것은 공익에 위배되는 정신이라고 생각하고, 건물주의 재산권만큼 세입자의 주거권도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 문제는 이제 일자리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있는 일자리들은 더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모두가 고용될 수 없고, 모두가 노동할 수 없는 사회에서는 노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기본소득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서울시가 입법권이 없기 때문에 못한다. 그런데 주택 관련해서 전월세 상한제, 표준임대료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이번에 내놓은 안은 서울시 부동산 계약을 할 때 모든 문서를 다 전자문서화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가 부동산에 전자문서를 할 것을 권유하고 그것을 따르는 부동산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데이터가 쌓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부동산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실제로 전자문서화된 부동산 정보가 쌓이면 ‘어떤 지역의 어떤 부동산은 얼마다’라는 것이 가능해지고, 표준임대료를 국회에서 2020년도에 녹색당이 들어간다면 훨씬 쉽게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그리고 전자문서화가 가능하다면 소득공제를 세입자들이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다. 지자체장이 국회에서 법안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치고 나가겠다.

 

다음에 기본소득도 완전하지 않지만, 부분 기본소득을 안으로 만들어봤다. 큰 소득은 아닌데, 서울시에서, 서울시라고 하는 국제적인 대도시에서 기본소득을 실험해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으로 재산세 안에 탄력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재산세는 토지 건물 항공기, 선박 이런 데 부과되는 보유세인데, 여기에 지방세율을 50% 가감할 수 있다. 정치인들은 여태까지 그것을 감면해주는데 선심을 썼다. 그것을 25개 자치구에서 다 올리면 1조원 이상의 재원이 마련된다. 그러면 그것은 20세에서 24세까지의 청년들에게 120만원의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 그런 실험을 한 번 해보겠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이 모두에게 준다는 보편적인 상식보다 저에게 훨씬 더 다가오는 것은 지금 다수의 부를 차지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진 부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기본소득을 받는 모두의, 99%의 문제가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1%가 그 전략의 소수가 될 것이다. 그런 새로운 소득 제도와 세금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군소정당 후보로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거나 경험했던 우리나라 선거 시스템의 문제는?

 

우리나라 선거법이 독소조항이 많은데, 매일 얘기 나오는 것 중에 기탁금 제도가 가장 문제다. 한국의 기탁금은 광역단체장이 5,000만원. 대통령 후보가 3억원, 다음에 국회의원이 1,500만원이다. 모든 개인은 다 선거권도 갖고 있지만, 피선거권도 갖고 있다. 그러면 개인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인 의식이나 정책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정치세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가 표방하는 문화고 제도다. 한국 사회는 이런 기탁금도 너무 높기 때문에 서민들이, 청년들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하기 너무 힘들게 막아놨다.

 

전 세계적으로 기탁금이 높은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 기탁금이 없는 나라들도 굉장히 많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국은 95만원, 네덜란드는 16만원, 거의 그냥 가입비, 등록비 수준이다. 한국은 5,000만원을 내면서도 현수막비, 공보물비, TV광고비, 벽보 등 비용을 다 따로 내야 한다. 이번에 해보니까 기탁금 5,000만원 냈고, 현수막, 그리고 저희가 한 장짜리 공보물을 돌렸다. 다음에 현수막은 800개까지 달 수 있는데 200개만 달았다. 돈이 없어서. 그런데 6,000만원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선거에 나와서 자기가 뭘 하겠다고 정책을 얘기하려면 1억원 넘게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이, 그리고 제가 하려는 얘기가 지금 이 시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아젠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녹색당과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후원 모금을 해서 그 돈을 마련했다. 그런데 정책도 알리기 힘든데, 돈 모으는 것도 같이 해야 하니까 이중부담이 되는 것이다. 보통 선거 하는 분들은 몇 십억씩 쓴다. 그러니까 완전히 ‘금권정치’인 것이다, 공영선거가 아니라. 안타까운 것들이 굉장히 많다.

 

얼마 전에 기탁금이랑 TV토론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걸었다. TV토론 규정은 3가지인데, 하나는 ▲이전 투표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이거나 ▲한 정당이 국회에서 의석수 5개 이상으로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이거나 ▲그 사람이 선거운동 개시일 30일 전부터 시작된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5%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충족을 못하면 TV토론회를 못 나간다. 보통 우리가 TV토론이라고 함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이야기와 정책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정하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다. TV토론을 하고 지지율을 확인해야 맞는 것인데, 한국은 완전히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작년에 사례를 보니까 아이슬란드 대선에 여성 후보가 한 명 나왔는데, 원래 1% 지지율이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27.9%까지 올랐다. 엄청난 성과다. 거의 30%가까이 오른 것이니까. 우리는 그런 드라마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의 선거법 안에서는. 정치 신인뿐만 아니라 군소정당의 후보들 모두 차별받을 수밖에 없는 조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이 정치 신인이라고 나서는 분들 중에 성공하는 분들을 보라. 기존에 이미 유명했거나 굉장히 돈이 많은 사람들 밖에 없다. 안철수 급은 돼야 정치를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대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 않다. 그러면 정말 손에 쥔 것 없는 사람들은 누가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손에 쥔 것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손에 쥔 것 없는 정치인들은 나서지조차 못하는데,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싶다. 선거법 개혁을 위해서 녹색당도 힘을 들이고 있는데, 선거법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나 똑같다.

 

▶ 신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제가 어떤 특별한 후보와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 저는 이 시대의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우고 싶다. 그리고 한국 사회를 미래로 전진시키는 것에 힘을 보태고 싶다. 지금까지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게 누군가가 묶어두는 힘이 강했다면 누군가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사회의 변화와 눈부시게 평등한 사회에 동감하는 시민이라면 용기있게 한 표를 던져주시면 어떨까 싶다.

 

▶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취임 첫 날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채택하겠다고 했는데, 장소는어디로 하겠는가?

 

장소는 서울시청 내에 프레스실을 한 번도 못 썼다. 다른 지역들은 시텅 내 프레스 실이 개방이 된다. 다른 정당이나 시민단체한테. 그런데 서울시만 안 되더라. 그래서 서울시청 내 프레스실에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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