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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무원과 소작농


이번 호에서는 시골에서 공무원을 하다 부자가 된 사람과 넓은 논밭에서 농사를 경작하면서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소작농을 사례로 들어볼까 한다. 먼저 소작농의 농사방식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그는 최소 3만평 이상 농사를 짓는다. 1마지기가 200평이라고 보면 얼마나 쌀을 생산할 수 있을까? 다소 차이는 있지만 80kg, 4가마 정도를 수확한다. 4가마의 가격은 쌀 직불금이 2016년 현재 약 18만원이다. 그러니 4마지기를 짓는다고 했을 때 약 72만원 정도, 3만평은 150마지기니 72만원을 곱하면 1억800만원 정도 나온다. 물론 많은 돈은 아니다.


3만평 농사를 지으려면 트랙터 등 농기계 5종 세트가 필요하고 가격으로 치면 3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농기계는 5년이 지나면 새로 구입해야 하니 1년에 감가상각비가 6천만원이나 된다. 3억원 원금에 대한 이자를 3%씩으로 계산해 보면 한 달에 75만원, 1년이면 900만원이다. 그럼 1억8백만원 농사지어서 6천만원 감가상각하고 이자 9백만원을 공제하고 나면 4천만원이 남는 셈이다. 한 달에 4백만원도 안 되는 수익을 올린다는 얘기다.



즉, 3만평에 농사를 짓는다고 가정 했을 때 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비료·농약·기타 잡비는 치지도 않았으니 소작농을 해봐야 한 푼 저축을 못하고 빈털터리가 되는 셈이다. 만약 흉년이 들거나 몸이 아파서 일하지 못하는 돌발 상황이라도 생기면 그야말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다.


반면에 농사짓는 공무원의 사례를 들여다보자. 공무원이니 농사를 짓는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으니 3만평의 농사를 소작농에게 맡긴다. 그런 다음에 수확을 할 때는 소작농과 공무원은 7:3 비율로 나눠 갖는다. 땅을 소작농에게 맡기고 매년 수확의 3을 가져가는 것이다. 공무원으로 버는 월급은 생활비로 쓰고 자신의 땅에서 나온 쌀값은 모조리 저축한다면 나중에 경매로 인근에 나온 논밭을 낙찰받아 재산을 늘릴 수도 있다. 부족한 돈은 대출을 끼고 등기이전을 해서 그 땅을 다시 소작농에게 농사를 맡기면서 재산을 증식해 나간다.


여기서 공무원과 소작농의 차이는 무엇일까? 공무원은 쌓이는 구조이지만 소작농은 항상 제로로 수렴하는 구조이다. 공무원은 절대로 손해 보지 않지만 소작농은 자칫하면 손해를 봐야 하고 잘하면 본전이다. 공무원은 땅값이 오르거나 수용이 되거나 누군가에게 판다면 이득은 보겠지만 소작농은 소작하던 땅이 팔리면 사놓은 농기계까지 놀려야 하니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온다. 당신이라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임대사업자 = 소작농


당신이 1억짜리 빌라를 샀다고 치자. 보증금 2천만원에 40만원이 나오는 빌라인데 대출 80%을 받아 2천만원 보증금을 받았다. 은행에서 담보로 8천만원을 빌리면서 이자는 4.5%를 주기로 했다. 이때 이자가 너무 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30채 정도의 대출을 일으키려면 신협, 수협 등 제2 금융권으로 가야 하니 4.5% 이자는 그리 비싼 게 아니다.


8천만원에 대한 이자는 30만원이 들어간다. 보증금 5백만원 받고 한 달에 10만원 이자를 받는다고 했을 때 30채를 샀다고 치자. 그럼 1억5천만원 들여서 한 달에 300만원 나오는 건데 좋은 수익률일까. 좋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5백만원의 수익을 보려면 50채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50채의 대출을 일으키기가 만만치 않다. 무려 40억의 대출을 건건이 일으켜야 하고 30채라면 24억의 대출을 일으켜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공실이다.


물론 서울의 원룸을 가지고 있다면 공실이 날 염려가 적겠지만 지방이라면 문제가 된다. 만약에 40채 가지고 있는데 한 채 공실이 나서 40만원 받던 월세가 안 들어온다면 매월 부담해야 하는 30만원의 이자는 고스란히 내야 한다. 만약에 5개의 공실이 났다면 끔찍한 상황이 생긴다. 더욱이 활황기에는 월세가 나오는 물건을 찾기가 어렵다. 공실이 나는 지방에 물건이 많다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집은 40채가 있는데 소작농과 똑같은 삶을 살아간다면 끔찍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데이트레이더 = 소작농


주식의 데이트레이더도 소작농이다. 전업 데이트레이더는 장 시작부터 장 마감까지 주식 창 앞에 붙어 있어야 하니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럼 데이트레이더가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 할까? 월 400만원을 생활비로 쓴다면 하루에 14만원을 벌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14만원을 벌수도 있고 50만원을 벌수도 있겠지만 꾸준히 14만원을 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증권회사 다니는 지인의 말을 빌리면 여지 껏 그렇게 버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고 하니 현실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주식으로 돈을 번 경우를 보면 삼성전자나 태평양화학 주식을 사고 잊고 지내다 어느 날 확인해 보니 주식이 엄청나게 올라 있었다는 사람들이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2천만원으로 매일 주식을 사고팔아서 생활비 300만원을 벌어 산다. 벌써 그 생활을 20년째를 하고 있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주식 데이트레이더는 돈이 쌓이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300만원이고 400만원이고 생활비를 버는 것까지는 가능하나 생활비를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주식으로 번 돈300만원은 일정한 철밥통의 월급이 아닌 치열하게 번 돈이고 여유자금 같은 것은 없으며 잘못하면 원금 2천만원까지 날아갈 수 있는 불안한 돈이다.


차라리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뛰고 저녁에는 대리운전을 해서 400만원을 벌고 매달 300만원씩의 생활비를 쓰면서 앞으로 오를 유망한 주식에 100만원을 묻어두는 것이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주식은 주택, 상가 등과 같이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물론 유망한 주식을 사야지 잡주를 사면 오래두면 오래 둘수록 상장폐지 가능성만 커진다.


자신의 위치 먼저 파악해야


상가투자자도 소작농이다. 남는 돈을 토지나 주식과 같은 곳에 관리가 필요하지 않고 묻어두고 잊어 버릴 만큼 안전한 투자처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매월 제로에 수렴하는 소작농이다. 결론은 연봉을 얼마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를 벌더라도 저축하는 사람이다. 소작농이 될 것인지 땅을 가진 공무원이 될 것인지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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