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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공지능과 무인(無人)시대…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

"2025년까지 전체 직업 가운데 3분의 1이 사라질 것


<M이코노미 조운 기자>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거라 여겨졌던 바둑에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을 4:1로 꺾었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인공지능이 안방 TV까지 찾아와 대활약을 거두자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할 미래가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됐다. 하지만 인간을 흉내 낸 정교한 인공지능의 성장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는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인공지능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대해 취재했다.


구글(Google)의 자회사 딥 마인드(Deep Mind)가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이 지난 3월9일부터 5차례 치러졌다. 결과는 4:1로 알파고의 승리였다. 이기고 지는 경기의 결과를 떠나 이번 대결은 인간이 만든 기계,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발달해 있는지를 전 세계에 알리며 앞으로 우리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상상 속 인공지능… 선과 악의 경계 위에서


최근까지도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1984년 영화 <터미네이터>와 2004년 영화 <아이, 로봇> 그리고 2015년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은 전 세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들 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은 공통적으로 선과 악을 오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 흥행 영화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인공지능이 오히려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영화 속 흥미로운 소재에 불과했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안방까지 찾아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알파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과 함께 살고 있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 속 시리(Siri)와 사물인터넷(IoT)이 가능한 전자제품, 빅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영화, 옷, 친구 추천 서비스 등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던 인공지능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막연한 두려움이 점차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세계 거대 IT 기업들은 모두 인공지능에 그야말로 꽂혀 있다. 이번 알파고를 만든 구글 외에도 애플, IBM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의 로봇연구소는 인공지능이 10년마다 세대가 바뀔 정도로 급속히 발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처럼 생각보다 더 빨리 우리 곁에 다가 올 인공지능 세상을 앞두고 이제는 인공지능의 포지션에 대한 명확한 가치판단이 필요해졌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돕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선’이 될 것인가, 인간을 위협 하는 ‘악’이 될 것인가?



인공지능의 현재…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개발의 속도를 내고 있는 IT기업들이 만들고 싶은 인공지능은 무엇일까.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을 거대한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쉽고 편안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IT 업계의 이러한 목표는 빠르게 달성되고 있다. 바둑을 마스터한 알파고 이전에 2011년 퀴즈쇼에서 인간을 꺾은 IBM 왓슨은 현재 의료분야로 진출했다. 질병을 진단하고 분석해 치료방향을 설정하는 쪽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 중이며 실제로 200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82.6%의 정확도로 치료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 나가사키현 소재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에는 안드로이드 로봇 직원이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하고, 포터 로봇이 짐을 방으로 옮겨주는 이상한 호텔이라는 뜻의 ‘헨나(Henn-na)호텔’이 문을 열어 운영 중이다. 사람이 하던 업무의 70%를 자동화시켜 인건비의 3분의 1가량을 줄인 헨나 호텔은 인간같은 로봇들로 인해 저비용 호텔 운영을 가능하게 되었다.


주식시장에도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했다. 고객에게 투자자문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도 나왔다. 2014년 LA 타임스 로봇 기자 ‘퀘이크봇’은 지진 발생 3분 만에 기사를 완벽하게 작성해 빠르고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자의 업무까지 넘보고 있다. 또 최근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인공지능이 탑재된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20~30년 정도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전히 상용화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호주의 대형 광산업체 리오 틴토가 작업 현지에서 트럭과 굴착기 운전기사 대신 무인트럭과 무인굴착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인간이 하기에 위험하고 힘든 일을 인공지능 기계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이처럼 인공지능의 무궁무진한 활용을 통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자동화, 무인화의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마냥 들뜨고 신나지만은 않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무인(無人)시대’에 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 하는 불안 때문이다. 인간이 하던 일을 빠르고 강하면서 쉴 필요도 없는 인공지능이 대신함으로써 효율성이 올라간 것을 사실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헨나 호텔’의 경우 원래는 사람이 하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함으로써 호텔 운영의 비용이 감소했지만 대신 사람의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호주의 리오 틴토가 무
인트럭과 무인굴착기를 도입하면서 과거 트럭과 굴착기를 운전하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밀려 자신의 일자리를 잃었다.


우리나라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유길상)은 영국 옥스퍼드대의 분석 모형을 활용해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0여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등을 활용한 자동화에 따른 직무대체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했다.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무로는 콘크리트공, 정육원 및 도축원,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 사무원처럼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직무가 상위에 랭크됐다. 반면에,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지휘자·자곡가 및 연주자, 애니메이터 및 문화가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들은 자동화에 의한 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T 전문가들, 인공지능에 대한 맹신 경계해야


더 빠르고 정확하며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인공지능 기계는 생산성의 측면에서 분명 유용하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맹신을 경계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속도가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는 트위터나 강연을 통해 꾸준히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2014년 8월 트위터를 통해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다고 밝힌데 이어 10월에는 강연회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IT분야 컨설팅업체인 가트너사는 “로봇혁명으로 2025년까지 전체 직업 가운데 3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 메이슨대학의 타일러 코웬 교수는 “로봇공학의 발달은 미국 인구를 상위10%와 나머지 90%로 양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술발전을 주도하는 일부 10%는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90%는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긴 채 정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간을 위한 인공지능, 인간과 인공지능 영역 분리해야


인공지능과 로봇의 성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세계로봇연맹은 2008년까지 로봇산업에서 800만~1000만 명의 고용이 창출됐고, 2020년까지 240만에서 430만 명의 추가 고용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온라인 구인광고 분석기업인 원티드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1년 4천860건이던 로봇 관련 구인광고가 지난해 4월 1만여 건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단순히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인식보다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영역에 대한 분리가 중요해 보인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올 초 다보스포럼에 나온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직무 대체는 2020년 전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고 말하며 “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과업(Task) 중심으로 대체되는 것일 뿐 여전히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인간이 맡게 될 것이므로 막연히 일자리의 소멸을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여 담당하게 될 직무 영역이 어디까지 인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이며,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열매를 사회 전체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교육 패러다임을 창의성과 감성 및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살펴본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업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감성, 독창성과 관련이 있었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도, 인공지능은 인간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의 산물인 인공지능의 시대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인간’에 대한 집중이 더 필요한 것이다. 인간만이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이미 에릭 호비츠 MS 레드먼드연구소가 ‘인공지능에 대한 100년 연구’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 자체의 발전방향에 대한 예측부터 프라이버시, 민주주의, 법, 윤리, 경제, 전쟁, 안전, 심리, 철학 등 열여덟 가지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 인간을 흉내낸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이라는 뜻이다.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은 인간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 로봇도 인간이 있음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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