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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회에 진출도 하기 전에 빚더미… 청년부채 심각

청년 생활 불안정으로 이어져

최근 청년부채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어마어마한 대학등록금과 마주하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대출을 받거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등록금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청년부채가 최근 청년 실업문제와 맞물리면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이 되고 있다. 사회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는 청년부채 문제의 현황과 그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았다.Editor 조운 기자


금수저와 흙수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수저의 색을 이용한 계급론이 유행하고 있다. 웃자고 시작한 수저 농담이 SNS를 강타하며 ‘수저계급론 기준표’라는 것까지 나와, 자기 자신과 주변인들의 계급을 나누고 있다. 금수저는 자산 20억 이상 또는 가구 연 수입 2억 원 이상이고 은수저는 자산 10억 원 이상 또는 가구 연 수입 8,000만원 이상, 동수저는 자산 5억 이상 또는 가구 연 수입 5,500만 원 이상인 사람을 말한다. 가장 아래 계급에 속하는 흙수저는 자산 1억 원이다. 수저론은 최근 청년들의 취업난, 주거불안 그리고 부채 등의 문제들을 자신의 배경과 연결 지으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소득과 자산에 따라 계급을 정하여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특별한 어려움 없이 세상을 즐기는 이들을 싸잡아 시기질투하거나, 자신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각종 어려움을 겪는다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저론은 최근 논란이 되었던 ‘헬조선(지옥을 의미하는 hell과 한국을 의미하는 조선이 합쳐져 지옥 같은 한국이라는 의미로 쓰인다)’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노력해도 안 되는 지옥 같은 한국 청년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언급하기에도 미안한 최악의 취업난으로 여전히 청년 실업이 넘쳐나는 요즈음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도 못한 청년들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은행권이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매입한 청년부실채권 규모는총 4,019억 원이며 이 가운데 대부업체에 매각한 청년부실채권은 866억 원으로 자산공사 매각액(608억 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13일 금융소비자네트워크가 청년부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청년을 지원하는 경제 어떻게 만들까?’라는 주제로 금융소비자포럼을 열었다. 본 포럼에서 나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 청년부채의 현상을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높은 대학 등록금과 사회 진출 비용


현재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70%가 넘으며 OECD국가 중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대학에 들어가는 청년들이 부담해야 하는 등록금에 있다. 20살이 되자마자 마주하는 어마어마한 대학등록금은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2015년 신입생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포함한 대학교육비가 연간 1,500만 원에서 2,300만 원 정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학에서 졸업까지 들어가는 총비용은 8,150만 원이나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 수준은 OECD국가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대출을 받는 청년들이 늘어나게 되고 정부는 한국장학재단을 통한 학자금대출과 장학금제도로 이를 해소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8,234억 원이었던 학자금대출 규모가 2013년 25,521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대다수의 청년들은 대출을 받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거기에 등록금뿐만 아니라 스펙을 쌓기 위한 비용 또한 부담이 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초기 사회 진입 부담이 커지면서 일명 ‘4종 스펙(외국어, 자격증, 공모전, 어학연수)’을 쌓기 위한 비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취업은 되지 않고 힘들게 들어간 일자리마저 인턴이나 계약직인 경우가 많아 부채 상환이 어려워 청년부채 문제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 센터장은 “이러한 청년층 부채의 양적 증가가 최근에는 질적으로도 악화되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부채가 늘어남에 따라 청년의 신용하락이 심각해지면서 고금리의 제2금융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자 중연령별 채무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20대 49.4%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센터장은 “이러한 양적, 질적 채무악화가 채무 늪의 구조화를 가져온다”라고 설명했다. 신용 상태가 떨어짐에 따라 부채문제가 더욱 악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학자금 신용 유의자가 2007년 3,785명에서 2014년 40,635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고, 부실채권 금액 또한 141억에서 2,635억 원으로 8년 새 18배나 증가되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다시 저축은행, 제2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고 심한 경우 연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용유의자가 되는 것이다.


청년 부채… 청년 생활 불안정으로 이어져


이러한 청년 부채 문제는 청년 생활 불안정 문제로 이어진다. 한 센터장은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는 청년들이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임시일용근로자의 경우 15~20%만이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학시절 그리고 취준생시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우려가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삼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넘어 ‘오포’, ‘칠포 세대(삼포 + 인간관계, 집, 꿈, 희망을 포기한 세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면서 요즈음 청년들의 관계 단절과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2014년 사회조사 결과 자살충동은 10대, 20대, 30대 순으로 높게 나타나는데 20대의 자살충동의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 어려움’과‘외로움과 고독’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20대 청년들의 사회 범죄에 대한 뉴스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센터장은 “청년들의 신용 악성화가 한번 발생하면 연쇄반응을 일으킨다”고 지적하며 이는 “신용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 신용 사다리 붕괴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학업의 지연, 포기로 나타나고 저소득, 고비용, 저신용 문제는 자산을 형성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청년부채 해결책은?


그렇다면 청년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기존 대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교육부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장학금 사업 및 학자금 대출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산관리공사 (주)국민행복기금에서는 채무조정과 바꿔드림론, 소액대출사업을, 금융위원회에서는 미소재단을 통해 대학생 청년 햇살론으로 전환대출, 중금리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행 학자금 대출제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높은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대출은 끊이지 않을 것이며 아무리 저금리 대출이라 할지라도 취업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소재 C대학 졸업자인 김모 씨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입대를 해 군대에서 버는 월급이 다인데 등록금 대출로 이자만 10만 원을 내고 있다”라며 “학자금 대출사업이 진정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업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포럼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정의당 김경용 청년학생위원회 위원장은 서민정책금융인 미소금융, 햇살론 등의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단순히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센터장은 “청년부채의 대책으로 청년층에 대한 단계별 금융공급정책을 실시하여야한다”고 주장하며 “대학생·청년 햇살론 연령을 확대하고 첫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을 제시하였다. 또한 청년신용회복기금을 조성하여 청년층의단기 신용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청년희망펀드를 공론화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익신탁이 만들어졌다. 이에 정치인, 대기업 임직원, 각계각층의 참여가 이어지며 관심이 넓혀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 부채 및 신용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부천희망재단에서는 신용불량 대학생 17명의 학자금 대출 2,000만 원을 상환한 사례가 있다. 또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성남시 김락중 비서관은 최근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배당’에 대해 소개하였다. 성남시에서 일정한 기간(3년 이상)을 거주한 특정 연령대(19세~24세)의 청년들에게 매달 정액의 소득(배당)을 지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입되는 정책이다.


특히 ‘청년배당’은 성남사랑상품권과 전자카드 등 지역화폐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성남시는 재정 여건을 고려해 내년부터 분기별 25만 원(연1백만 원)을 24세부터 지급하는 방안의 조례안을 9월 24일 입법예고 했다. 성남시는 <성남시 청년배당 지급조례안>을 11월 20일에 열리는 성남시의회 제215회 정례회의에 상정하여 통과할 경우 2016년1월부터 청년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비서관은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청년에 대한 선투자 개념”이라고 설명하며 “청년배당을 통해 ‘보편적인 나눔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사후약방문식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 요구


청년 부채는 개인의 생활과 미래의 장애물일 뿐만아니라 정상적인 소비와 생활도 어려워져 경제 전반의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 나아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게 되니 이는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문제가 된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청년들이 부채를 질 수밖에 없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빚탕감, 신용회복 등 당장 부채를 진 청년들에 대한사후약방문식 처방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장 부채가 탕감된다 할지라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이 또 다시 대출에 손을 댈 수 있다는 점은 현 대책들의 가장 큰 맹점이다.


금수저와 흙수저.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통용되던 때에는 수저의 색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개천에서 난 용’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청년들의 부채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 개인이 낭비를 해서, 사업에 실패를 해서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그러니까 다들 가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이다. 더 늦기 전에 한 사람의 청년을 소중히 하며 청년부채 및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사회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때이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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