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14일 한국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남북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앗"이라며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교황의 방문으로 국민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교황은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로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며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한국의 평화 추구는 한반도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大義)"라고 치하한 뒤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는 끝없는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사회에 대해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 있고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다"며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그들이 인간적·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울려 "저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길 희망하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이 나라가 앞장서주기 바란다"며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교황의 한국방문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이후 25년 만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까지 4박 5일간 한국에 머물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