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 회계를 제대로 감사하지 못한 회계 법인이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최승록)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업체인 포휴먼의 투자자 137명이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보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며 이모(51)씨 등 회사 대표와 삼일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씨 등은 투자자에게 384억원을 지급하고 이중 삼일 회계법인은 1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포휴먼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계약서 등을 위조해 허위 매출을 만들어 회사 주가를 높이려고 했고, 이후 회사 자금 100여억원을 횡령하고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투자자들이 허위로 기재된 사업보고서에만 의존해 투자를 판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삼일회계법인은 포휴먼 임직원의 조직적인 공모로 분식 회계를 쉽게 적발하기 곤란했던 점으로 보여, 삼일회계법인의 책임을 손해액 470억원의 3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13일 항소했다.
이정훈 기자 / sy1004@mbc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