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크게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플랫폼으로 양분된다. 앱 개발사는 앱을 앱 마켓에서 판매하고, 소비자가 앱을 구매할 때는 앱 마켓 내 결제 시스템인 ‘인앱결제’를 이용한다. 하지만 구글·애플은 국내 앱 마켓 시장에서 85%를 독점하고 있으며, 이들은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챙긴다. 미국·유럽에서는 ‘과도한 수수료’라는 소비자 소송에 따라 법원에서는 수수료율을 17% 수준으로 낮췄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30%를 유지하고 있으며,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구글·애플 인앱결제 피해기업 사례발표 및 대안마련 정책토론회’가 5일 15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국회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 한국게임개발자연대,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유통협회, 한국게임학회가 공동주최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관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회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구글과 애플은 불법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발제는 구글·애플의 인앱결제에 피해를 본 국내 모 게임사의 대표가 진행했다. 이 대표는 인앱결제의 문제는 과도한 수수료로 인한 게임사 수익 악화와 함께 인앱결제를 실질적 강제하고 있고 선택권의 부재에 문제가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수수료 구조를 살펴보면 인앱결제 수수료는 30%, 제3자 결제 수수료는 26%+PG(Payment Gateway, 결제대행)사 수수료가 4~6%로 총 부담률이 35% 이상”이라며 “명확한 수수료 공시와 함께 국내 실정을 반영한 공정한 수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타사의 피해 사례를 들며 이들 앱마켓은 앱 심사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고, 최대 3개월 남짓 출시도 지연되는 등 수익 회수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또 과도한 수수료에 대비해 고객서비스 대응 등 서비스 품질은 터무니없이 낮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구글·애플 불법 인앱결제 피해기업 집단소송·조정 미국 현지 대리인인 크리스토퍼 랩속(Chiristopher L. Lebsock) 하우스펠트 로펌(Hausfeld LLP) 파트너는 “애플과 구글은 앱마켓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영세 앱 사업자에게는 큰 피해를 입혀 왔다”며 “미국을 포함해 일본, 영국, 브라질, 멕시코 등 세계 주요국에서 구글·애플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감독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랩속 파트너는 “구글과 애플은 기업 내부 문건에서 현재보다 더 낮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가능하다고 인정했다”면서도 “조금 더 앱 사업자와 소비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인앱결제 피해기업 집단소송·조정 국내 대리인인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이영기 미국변호사는 ‘앱 마켓사업자 영업보복 금지법’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영기 변호사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방지법을 제정했는데도 아직도 앱개발사의 75%가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은 국내 앱 매출액의 95.7%를 장악한 구글과 애플에 대해 신고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제기될 보복으로 인해 적극적 대응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구글 임원은 미국 법정 진술에서 제3자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는 대신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6%로 4%를 줄이겠다고 외부로는 밝혔지만, 실제 앱 사용 개발기업이 이러한 제3자 결제(26%)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고안 설계한 것도 알려졌다. 또 국내 게임 앱 시장에서 인앱결제 수수료가 연 2조원에 달하지만 구글·애플 양사는 이 수익이 싱가포르 구글 법인 등의 해외 매출 원가 비용이라고 주장하며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영기 미국변호사는 “구글과 애플의 불법 수수료 30%를 시장 평균인 4~6%로 인하한다면 국내 주요 게임사는 매년 수천억의 추가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데이터도 내놓았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구글·애플의 독과점적 행위에 순응하는 국내 몇 안 되는 대형게임사가 국내 게임시장의 70%를 지배해 스타트업 게임사의 시장진입 문턱이 높아졌다”며 “이 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 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빨리 개선되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유영화 한국게임물유통협회 총재, 손호연 한국게임소비자협회 이사,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변호사),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가상융합대학 교수), 이승훈 변호사·변리사, 최재환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성재식 방송통신위원회 부가통신조사지원팀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은 “구글과 애플이 이번 토론회의 중요한 핵심 멤버인데 항상 이들은 이런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고 대변인만 내세운다”고 꼬집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의 일부 수정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