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실제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에 설치한 선상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시스템(OCCS, Onboard Carbon Capture & Storage)의 실증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선과 해운, 에너지 산업이 연계된 탈탄소 밸류체인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18일 HMM, 파나시아, 한국선급(KR)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실증에 나선 OCCS 기술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선박 운항 중 배출되는 CO₂를 직접 선상에서 포집·저장하는 기술로, 폐열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제성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올해 1월과 5월에는 포집된 CO₂를 순도 99.9% 이상으로 액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 생산 공정의 원료로 활용해 탄소 자원화(Carbon Utilization)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단순히 지중에 저장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 생산에 활용한 것은 산업 간 연계를 통한 탈탄소 해법의 실질적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OCCS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포집된 CO₂를 처리할 수 있는 육상 인프라 구축과 관련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부사장)은 “OCCS는 단순한 배출 저감 기술을 넘어 친환경 연료를 생산하는 에너지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조선, 해운, 기자재 업계 간 협업을 통해 글로벌 OCCS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