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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애견동반카페, 이대로 괜찮을까?

시설·인력기준·교육이수 등 규제 안 받아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애견카페 관리부실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엔 애견동반카페에서 키우던 개가 손님의 반려견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 한 애견동반카페에서 반려견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견주 A씨는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사랑하는 강아지가 애견동반카페 주인이 키우는 불테리어에게 물려 죽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애견동반카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광주에서 발생한 사고를 중심으로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봤다.

 

애견동반카페 들어가기도 전 불테리어 뛰쳐나와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경 광주시 동구 지산동 소재 애견동반카페를 방문했는데, 문을 채 열기도 전 카페 주인이 키우던 중형견인 불테리어 한마리가 뛰쳐나와 A씨의 반려견 포메라니안(소형견)의 목을 덥석 물었다.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가) 얼마나 힘이 센지 카페 주인이 와서 쳐내도 놔주질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의 피해견은 척수신경 손상과 아래턱뼈골절, 과다출혈로 결국 숨을 거뒀다.

 

A씨는 사고이후 카페 주인인 불테리어 견주의 행태에 대해서도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는 “병원에서 불테리어 견주에게 물어보니 이런 적이 한두 번 아니라고 했다. 근데 왜 목줄을 안했냐고 물었더니 ‘이전에는 일이 이렇게 안 커지고 끝났다’고 했다”며 “그 사건이후 해외로 나간다고 해놓고선 연락이 두절됐다. 할 수 없이 견주 부모님을 만나러 갔더니 형식적인 사과와 함께 빨리 (상황을) 끝내려고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피해자 입장에서 돈을 원하는 것도, 그 카페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정말 원하는 건 진심어린 사과와, 향후 그 불테리어를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약속이다. 하루빨리 가해 견주와 연락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기자는 지난 17일 문제된 카페 측의 입장을 듣기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카페 측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재차 통화를 시도했지만 “영업 안하니까 전화하지 말라”면서 재차 끊어버리고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애견카페는 아니다”...동물전시업 규제 안 받아

 

A씨는 카페 주인에게 “여기 애견카페 아니냐. 어떻게 저런 강아지를 풀어놓을 수 있냐”고 항의했으나, 카페주인은 “여기는 애견카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A씨는 “광주 지산동 애견카페를 검색하면 그곳이 가장 많이 검색된다”며 황당해 했다. 애견카페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인데 애견카페가 아니라니. 그렇다면 애견카페는 어딜 말하는 걸까?

 

우선 애견동반카페는 일반카페 업주가 단순히 애견출입을 허용한 곳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전문성은커녕 기본지식이 없어도 개업할 수 있다. 돈만 있으면 일반카페 즉, 휴게음식점 등록절차에 따라 ‘아무나’ 차려도 된다는 얘기다. 애견동반카페는 일반인들이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애견카페’와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히 구분되지는 않지만 ‘애견카페’는 보통 개를 5마리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서 커피 등 음료를 파는 곳을 의미한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면 일반적으로 ‘동물전시업’에 해당돼 동물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6조에 따르면 동물전시업은 반려동물을 보여주거나 접촉하게 할 목적으로 5마리 이상 전시하는 영업을 말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영업을 하면서 등록을 안 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등록을 했다고 하더라도 시설·인력기준이나 준수사항 등을 위반하면 차수에 따라서 7일(1차 위반), 15일(2차 위반), 최대 한 달간(3차 위반)의 영업정지를 당하게 된다. 교육을 받지 않았을 땐 위반차수에 따라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자체가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시설·인력 기준이나 준수사항의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도 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카페에서 4마리의 개를 키울 경우 어떻게 될까. 동물전시업에 해당되지 않아 동물보호법상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업주 입장에서 애견카페는 하고 싶은데 성가신 절차나 규제를 피하고 싶다면 개를 4마리 이하만 보유하면 된다. 그러면 출입구에 이중문과 잠금장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큰개와 작은개를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 등의 교육을 안 받아도 된다. 최소한의 전문지식이나 사회적 책임을 가지지 않고도 애견동반카페를 차릴 수 있다. A씨 반려견을 물려 죽게 한 문제의 카페는 불테리어를 포함해 총 세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었다.

 

 

농식품부 “애견동반카페, 전문성 없지만 교육 강제 못해”

 

이와 관련 동물보호법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광주에서 일어난) 사고의 경우 동물전시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일반카페로 등록한 후 동물출입을 허용한 것이므로 업주가 전적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애견동반카페는 동물보호법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대로라면 반려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애견동반카페 영업을 허용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렇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서 지금 영업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애견동반카페를 운영하는 업주가 교육받기를 원하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데 이 또한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개를 다섯 마리 이상 보유하는 업주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오픈할 때도 교육을 들어야 하고 1년에 한번 씩 보수교육도 들어야 하지만, 네 마리 이하만 데리고 있는 업주는 (동물전시업) 영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을 강제할 수 없다”며 “애견동반카페는 동물보호법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업주 스스로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전시업 요건을 갖춰 등록을 하고 시설을 갖추고 교육도 받아야 한다”며 “등록을 안 하고 생기는 문제는 우리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주장을 종합해보면 제도권에 들어와 있는 사항이 아닌 이상 부당하더라도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소한 개선방안이라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김현지 정책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견동반카페를 출입하는 손님은 ‘반려견을 동반해도 괜찮은 곳이니까 위험하지 않겠지’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방문했을 텐데, 손님을 맞이하는 업주가 자신의 개들을 풀어놓음으로서 위험상태를 노출시킨 것은 상당히 미숙한 대처였던 것 같다”면서도 “사람들이 주로 드나드는 곳에 개가 어쩌다 한번 오는 곳이라면, 그런 곳까지 동물전시업에 속하게 하고 규제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펫티켓에 대한 문화의 정착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주에 형사상 책임은 없어

 

A씨의 경우 카페 주인인 불테리어 견주에게 형사상 책임은 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는 법적으로 ‘물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개를 ‘고의’로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하면 형법 제366조가 적용,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맹점은 고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불테리어 견주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긴 했지만 일부로 불테리어를 사주해 포메라니안을 죽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불테리어 견주에게 형법 이론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과실손괴’가 성립할 수 있지만, 현행법상 손괴죄를 저지른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형사상 책임은 없다는 뜻이 된다.

 

민법상 손해배상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지만 미미하다. 민법은 물건을 부동산과 동산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중에 개는 ‘동산’에 해당한다. 부동산, 동산 가릴 것 없이 타인의 불법행위로 물건이 훼손되면 재산적 손해배상청구만 인정될 뿐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반려견의 경우 정신적 손해배상청구가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다만 A씨가 실질적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를 충분히 보상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견주가 생각하는 반려견은 가족, 어쩌면 그 이상의 존재일수도 있지만 현행법은 단순히 ‘물건’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과거 비슷한 사건을 취재할 당시 만났던 법률전문가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위자료는 원칙적으로 법원재량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산정하긴 어렵다. 다만 법원은 재산상 손해가 전보되면 정신적 손해도 전보된다고 봐서 위자료를 인정하는데 굉장히 인색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액은 극히 미미하다”며 “진돗개가 다른 개를 물어 죽인 사안에서 3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하급심 판례가 있다. (하급심판결에 비추어 봤을 때) 많아봐야 100만원 미만의 위자료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한 바 있다. 한편 A씨는 가해견주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 범하지 말아야

 

2016년 7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1.8%를 차지, 평균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구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법제도와 국민의식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최소한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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