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탈당을 공식화했다. 4.13 총선 지휘를 위해 문재인 전 대표에 의해 지난해 1월 15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지 약 13개월만이다.
김 전 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떤 자리라는 것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아무 일도 할 것이 없으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며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은 경제민주화 등 개혁입법과 관련해 민주당에 실망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의원직으로는 경제민주화의 뜻을 이루기 부족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임시국회를 봤으면 잘 알 것 아니냐”며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봐도 되냐는 질문에 “현재 상황으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야당이 여당의 잘못된 제도를 집권한 뒤 고쳐야 하는데 현실에서 보면 집권하면 과거에 하던 것이 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면서 “지금도 똑같은 식으로 반복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여소야대 국회 속 모두 개혁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면 개혁입법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정상인데, 국회에서 그것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지난 4.13 선거를 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여러분이 많은 의석을 주면 제도적으로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20대 국회가 1년 거의 다 돼가고 모든 당이 개혁입법을 외치면서도 하나도 진척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직 자체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그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탈당 공식화 이후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내 비문의원들과 개헌파 의원들의 결집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제3지대 ‘빅텐트론’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에 대해 그는 “아침 식사하자고해서 만난 것이지 특별한 것은 없다”며 “(탈당과 관련해서)뭐라고 손학규 대표가 할 성격이 아니고, 개헌 관련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문 전 대표는 “대단히 안타깝다”면서 “경제민주화라는 정신 만큼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