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홍대의 라이브 클럽들은 홍대의 상권이 커지고 유동인구가 늘어남으로 인해 월세폭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문을 닫고 떠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재정에 허덕이며 어려움을 겪고있는 클럽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홍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라이브클럽 ‘에반스라운지’의 박성자 매니저를 만나봤다.
에반스라운지는 최근 다양한 기획으로 많은 관객이 찾는 공연장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기획들이 있고 타 공연장과는 어떻게 다른가?
예전에 홍대 몇몇 공연장들은 라인업에 의존해서 세팅되어 스케줄링만 운영했다. 이렇게 라인업에 의존하다 보면 오는 사람만 오게 되고 새로운 신인 뮤지션을 발굴하기가 어렵다. 또 팬덤에만 의존하게 돼 클럽의 자생력도 떨어지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단순히 공연스케줄링만 하는 게 아니라 공연 자체에 자생력을 가지는 공연을 컨텐츠·브랜드화시키는 기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든 것이 그랜드피아노를 중심으로 최소 악기 편성으로 진행하는 ‘그랜드피아노데이’와 홍대 여성싱어송라이터들이 함께 하는 ‘폼나는 그녀들’, 센음악을 하는 팀들이 어쿠스틱으로 구성해 공연하는 ‘락쿠스틱’, 힐링 콘셉트로 어쿠스틱공연을 하는‘블루밍 어쿠스틱’, 실력 있는 밴드들의 공연인 ‘몬스터리’, 앉아서 락 공연을 즐기는 ‘라운지락시리즈’, 평일공연활성화를 위한 ‘먼데이프로젝트’ 등이다. 이런 공연들은 기존 씬을 즐기는 사람들에 한정되어있던 것에서 탈피해 시장을 지금보다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이씬을 즐기지 않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문화적인 개성이 강해 일반대중의 벽을 허물기 어려웠던 것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평일공연 활성화를 위한 ‘먼데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
주말에만 공연이 편중화되어 있다 보니까 평일에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수익이 줄고 뮤지션도 공연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런 악순환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먼데이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됐다. 평일에도 관객들에게 문화를 즐기도록 해주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뮤지션이 설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게 두 번째 이유다. 이 외에도 패션에 패션피플이 있다면 뮤직에는 뮤직피플이 있는 것처럼 아직 잠재적인 뮤직피플들을 더 유입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통로가 되고 싶었다. 공연을 브랜드화 시키면서 수익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나? 처음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 매출이 뛰었다.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의 폭도 다양해졌다. 이 정도면 성공하지 않았나.(웃음)
기획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PR이 중요할 텐데....
많은 공연장들이 PR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SNS와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감성마케팅으로 진행하고 있다. 에반스라운지는 여성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공연장 자체도 여성화시켜서 진행하고 있다. 소셜다이닝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모집하고 공연을 보러오는 자리를 만들고 있는데 공연을 기획해서 온라인을 통해 소수의 사람을 초대하고 신청한 분들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형태이다.
대부분 홍대 음악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다. 공연이나 음악을 좋아하고 접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이렇게 하면 돼요”라고 이끌어 준다. 그들이 와서 공연을 보고 너무 좋으니까 좋은 후기도 많이 올리고 앵콜 요청도 들어와 너무 행복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를 활용하거나 기업대상으로 제휴를 통한 할인프로그램도 진행 중에 있다.
에반스라운지 매니저로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올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데 포인트를 뒀다. 특정 매니아가 아닌 일반 대중들도 편안하게 와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고 싶었다. 한 달에 평균 26일 공연하는 데 대관 위주로 가면 클럽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달 동안의 적정매출을 정해놓고 매출안에 흥행해야 하는 공연과 클럽의 사명감과 역할인 새로운 신인을 발굴해서 키우는 공연 그리고 대관을 적절하게 배분해서 기획하고 있다.
클럽의 역할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아야 한다. 좋은 기획은 내용만 좋아서도 안 되고 흥행이 되어야 한다. 수익이 목표라면 대관만 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클럽이 갖는 의미와 역할이 상실되므로 클럽이 가져야 할 역할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더불어 클럽이 가야 하는 방향성도 놓치지 않고 그러면서 수익을 놓치지 않는 균형을 생각하며 기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MeCONOMY Magazine May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