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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셀프족’이 뜨는 세상의 슬픈 단면

1인 가구 10년 새 8.4%p 증가

  


최근 셀프족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년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던 셀카봉을 비롯해, 유통매장의 즉석 국거리류, 음식점의 1인석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불황으로 지출을 줄이려는 이들이나 1인가구 스스로 셀프소비를 하기도 한다. DIY 가구제품이 인기를 끄는가 하면, 셀프웨딩족도 늘고 있다. 이는 평균수명의 증가로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결혼적령기에 있는 젊은 층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또한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여성의 사회진출로 독립하는 여성이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5년마다 발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01인가구수는 전체가구 17339천가구 중 4142천가구로 23.9%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2000년에는 전체가구 14312천가구 중 1인가구수가 2224천가구로 15.5%였던 것에 비해 8.4%p 증가한 수치다. 1인가구의 구성비를 보면, 28(17.3%)에서 정점을 이루다가 점차 감소하며, 여자는 26(13.0%)에서 1차 정점에 달한 후 혼인으로 감소했다가 남편과 사별로 점차 증가해 79(36.9%)2차 정점을 보이는 패턴을 보였다.


통계청의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혼인건수가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이 35.6%로 가장 높고 20대 후반이 29.7%로 두 번째로 높으며, 여자는 20대 후반이 44.8%로 가장 높고 30대 초반이 24.6%로 두 번째로 높다. 따라서 1인가구수가 남자는 28, 여자는 26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혼직전 미혼자가 부모로부터 독립하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통계청의 평균 초혼연령을 보면, 2000년에는 남자 29.28, 여자 26.49세였는데, 14년이 지난 2014년에는 남자 32.42, 여자 29.81세로 나타나고 있다. 자료를 보면, 남녀 모두 3년 정도 결혼이 늦춰진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할 것은 2000년부터 2014년이 될 때까지 평균 초혼연령대가 단 한 차례도 하락 없이 지속적으로 상승되어 온 점이다.


평균수명도 2000년 남자 72.2, 여자 79.6세에서 2010년 남자 77.2, 여자 84, 2013년 남자 78.51, 여자 85.06세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에는 48.8%, 201049.4%, 201451.3%로 만 15세 이상 전체 여성인구 중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추세다. 이처럼 젊은 층의 초혼은 늦어지고 평균수명도 높아지며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1인가구가 늘고 있다.

 

1인가구가 먹고살기 좋은 세상

 

1인가구의 증가는 기업들이 이들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1인가구용 상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음식이다. 집 근처 편의점을 가도 전통적으로 자취생들이 즐겨찾는 삼각김밥을 비롯해서, 우거지된장국, 소고기국, 미역국, 북어국 등 각종 찌개류가 인스턴트 제품으로 진열되어 있다.


식당에 가도 1인용으로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맥도날드에서는 매장 내 약 20~30% 정도의 테이블을 아예 1인용으로 세팅해 놓기도 한다. 혼자 사는 자취생이나 바쁜 직장인이 한 끼를 때울 수 있도록 햄버거를 응용해 만든 밥버거가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도시락의 대명사인 한솥도시락은 1993년 종로구청 앞에 1호점을 낸 이래, 전국적으로 가맹점이 600호를 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혼자서 간단히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음식점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 예로, 대방역 근처에는 한끼7788’이라는 셀프족을 위한 음식점이 등장했다. 한끼7788은 한끼버거밥, 제육버거밥, 건강버거밥 등 버거밥류와 덮밥, 도시락류를 팔고 있다.


 

취향에 따라 마시는 셀프커피족  


이제 1인가구의 증가는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알뜰 소비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스로 집안에 필요한 제품을 가공하거나 각종 혜택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셀프족이 등장한 것이다. 이는 장기불황으로 알뜰소비를 하려는 소비자의 심리와 인터넷이나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알뜰정보 검색의 편의성이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커피공화국대한민국의 셀프커피족들은 천편일륜적인 맛을 벗어나 나만의 차별화된 커피를 맛보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배우 최지우가 한 방송에서 일회용드립백커피를 즐기는 모습이 이슈가 되었다최지우는 tvN에서 방영 중인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에서 여행 중에도 뜨거운 물만 준비하면 분쇄된 원두커피를 직접 내려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지난 49일부터 1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커피엑스포에서는 셀프커피족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셀프커피족이 직접 생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핸드드립 커피로스터기가 등장했으며, 집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로스터기가 소개됐다. 또한 드립포트, 핸드밀 그라인더, 필터드립, 텀블러가 모두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커피메이커 제품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찬물로 6~12시간 정도 천천히 내려서 독특 한 향미를 즐길 수 있는 소형 더치커피 제조기구도 인기가 높았다.

 

내가 살집은 내가 꾸민다

 


셀프족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활용하는 상품은 인테리어 제품들이다. 지난해 말 개장한 이케아 광명점은 누구나 손쉽게 분해하고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이케아의 김지훈 홍보매니저는 저희는 DIY제품이라기보다는 자가조립(Self Assembly)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케아 매장에서 가구를 사면 분해되어 깔끔하게 정리된 가구를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갈 수 있다. 집에 와서는 간단한 도구를 활용해서 볼트와 너트를 조여서 가구를 완성할 수 있다.


그래서 가정에 있는 가구뿐 아니라, 사무실의 테이블이나 의자도 조립해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더욱 더 알뜰하게 가구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실제 DIY가구를 주문하기도 한다. DIY가구 전문점 하사(HASA)는 재단목재와 DIY용 비트, 페인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 스스로 디자인한 제품을 이어 붙여서 폐품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마트 에서는 국내 최초로 혼자서도 쉽고 간편하게 도배할 수 있는 조각벽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화L&C 에서는 주부들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DIY 바닥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구를 비롯한 벽지와 바닥재 등의 DIY 제품이 쏟아지면서 셀프족이 직접 집 안을 꾸미는 것이 손쉬워진 것이다.


DIY제품의 인기덕분인지 DIY&리폼 박람회도 2012년부터 열리고 있다. 지난 49일부터 1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박람회에서는 소비자들 스스로 문패를 만들거나 페인트칠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직접 특강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DIY 제품이 인기를 끌다 보니 전동공구의 인기가 치솟기도 한다. 전동공구의 대명사인 보쉬 ‘EC브러시리스 충전 임팩공구 3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실속있는 셀프웨딩이 뜬다  


셀프족은 이제 가장 행복한 순간도 실속있게 챙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인 듀오웨드가 조사한 2015년 국내 결혼식 평균비용은 5137만원이었다. 결혼식 비용이 이토록 치솟은 데에는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크게 작용한 면도 있지만, 결혼 기획을 대행하는 웨딩플래너의 등장도 하나의 요인이다. 결혼예정자들이 웨딩플래너를 찾아가면 스드메’, 즉 스튜디오 사진 촬영, 결혼식드레스, 메이크업을 한꺼번에 묶어서 계약을 한다. 여기에 더해 혼수와 예물, 신혼여행까지 기획대행을 하면 결혼식비용은 급상승한다.


셀프웨딩족은 이런 쓰잘데기 없는비용을 절약하고자 스스로 결혼준비를 한다. 올해 9월에 결혼예정인 최모씨(32, )는 직접 스드메를 준비하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은 과감히 생략하고 예비신부와 함께 제주도여행을 떠나 기념촬영을 하고 여행사진을 골라 식장비치용 사진을 제작할 예정이다. 최모씨가 예약한 결혼식장에서는 단돈 30만원에 결혼식 스냅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니, 식장에서 찍어준 사진을 모아서 결혼앨범을 만들 예정이다. 드레스도 잘만 고르면 직접 구매하는 게 비용이 적게 든다는 최모씨의 설명이다. 최모씨는 신혼여행도 소셜커머스나 인터넷쇼핑몰에서 얼마든지 싼 가격에 항공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최모씨에 의하면 결혼식장에서는 결혼예정자들에게 가장 먼저 웨딩플래너를 끼고 진행하는지 여부를 묻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식장에서 더 싸게 각종 부대사항을 준비해 줄 수 있다고 했다니,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실속형 결혼을 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최모씨는 이렇게 해서 절약한 돈을 신혼여행에 투자해서, 알차고 평생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우리 사회의 슬픈 단면 드러내  


셀프족은 1인가구수의 증가와 맞물리며 등장한 경향이 크므로, 앞으로 더욱더 많은 셀프족이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알뜰소비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등장과 확산은 국내 기업들의 수익사업에 있어서 검은 속살을 벗겨낸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결혼을 덜하고 노령인구가 많아지고 장기불황에 치닫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점도 있다. 셀프족을 위한 제품이 증가 하는 추세를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이유다.


MeCONOMY Magazine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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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임금 체불한 업체 선정, ‘특별 근로감독’
‘호화생활’을 과시한 요식업체 사장을 비롯해 고의·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7개 기업에 대해 전국 6개 지방노동청이 동시에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전국에 20개가 넘는 고급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공개한 요식업체 사장 A씨를 비롯해 임금 체불 기업체 대해 특별근로 감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통상의 특별근로감독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받은 기업 등에 대해 실시해왔으나 이번 특별감독은 그간의 임금 체불 신고를 분석해 선별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첫 사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는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임금이 밀렸다는 직원들의 신고가 320여 건 제기됐다. 체불액은 1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A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공개해 왔다. 명품이나 고가 외제차, 고급 아파트 등이 등장하고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대구 소재 요양병원 두 곳은 국가로부터 요양보호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받고도 퇴직자들에게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특히 "고령자는 업무능력이 떨어져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하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