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김남용 교수의 '우리경제의 시한폭탄, 가계 부채'

한국은행이 11월 25일 발표한 ‘201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전 분기보다 22조원 증가한 1,06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가계신용 잔액인 993.6조원에 비해 66.7조원 폭증한 것이다. 가계 신용은 2013년 말에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후 매 분기 가계부채(家計負債)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가계신용이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나 외상으로 구입하고 진 빚을 말하며 개인 간의 사채는 제외된다. 가계신용은 다시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으로 나눈다. 가계부채란 제삼자에게 신용이나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언제까지 갚겠다는 약정서를 작성하고 현금을 빌려다 쓰는 빚을 말하며, 판매신용은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거나 할부로 구입한 금액을 의미한다.


올해 초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가계신용 중 가계부채의 증가 폭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계신용의 증가율이 상승한 것은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특히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가 가계신용 증가에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또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가계신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계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 소득의 증가세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4분기 기준 월평균 가계소득은 43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가계신용규모는 같은 기간 6.7% 증가했다. 즉,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늘어나는 빚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가계부채 증가라고 밝힌 것처럼 가계부채 증가는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경기회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 시 현재의 기준금리를 상향으로 조정하여야 하나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어 가소득처분을 감소시켜야 하므로 결국 다시 소비침체와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증가된 가계신용을 줄이기 위해 가처분소득이 감소하여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 역시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은행이 올해 10월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가계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계의 부담 능력을 넘어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해 경제 성장을 옥죄는 악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완화로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상환 능력이 취약한 저소득층의 부채가 늘어나 이들 부채가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은퇴하면 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40~50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향후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예를 들면 회사의 퇴직자들이 노후보장 등을 위해 빚을 내서 개인사업을 시작하고, 장사가 안 되니 갚을 능력이 없어 부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개인사업을 시작하면 2-3년 내 가계 폐업률이 90% 이상이 되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은퇴연령이 가까워지는 고령층의 부채 비중이 높아 향후 베이비부머들의 노후를 가장 크게 위협할 것으로전망된다.


또한 가계부채 중 금융감독원이 2금융권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저신용·다중채무’가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저신용·다중채무자는 대부분 대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어 빚을 감당하기 어렵고, 결국 금융회사에 살던 집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저신용·다중채무자 중에는 대출로 사업 자금이나 생계비를 마련한 자영업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불황이 길어지면서 대출을 받았을 때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마땅한 대비책이 없는 상태에서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이 위험 수위를 넘으면 2금융권부터 치명상을 입게 된다. 담보로 잡힌 집에 대한 처분 권리는 은행이 1순위가 되고 2금융권 회사들은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이다. 다중채무자들의 집이 대거 경매에 나오면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게 되고 그에 따라 금융회사의 부실이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에 의한 가계부채의 증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증폭될 경우 이들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계소득을 증대시키는 데 집중하고 전체 부채보다 저소득층의 부채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2004년 9월 개인채무자 회생법이 처음 시행되면서 도입된 개인회생제도 등의 홍보와 활용 등을 널리 알려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석 달 새 12조원 넘게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정부는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가계부채의 질이 좋아진 것이라며 위험과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은 임계점에 이르면 붕괴가 한꺼번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주의하여야 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부동산경기 하락, 심각한 빈부격차 그리고 비정규직 구조로 되어가는 고용노동구조는 가계부채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가계부채의 규모와 가파른 증가가 눈에 안보이고, 별 영향이 없다고 방치하다간 국가경제의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책당국에서는 은행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복지재정 등을 동원해 생계형 한계 대출자의 빚을 탕감해주는 식의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한다. 과거의 외환위기, 금융위기처럼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4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
금호타이어 화재 40일…대책위 “범정부 차원 지원해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상화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와 금호타이어 5개노조 비상대책위, 민주당 양부남·민형배·박균택, 조국혁신당 서왕진,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27일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노동자 생계 보장,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조속한 조치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계획을 조속히 발표하라”면서 “정부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신속히 지정하고 금호타이어 이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원회는 “2,500여명 노동자들의 생계 위기는 현실로 다가 왔다”면서 “5천여명이 넘는 연관업체 노동자들의 피해 상황은 가능조차 되지 못하며 광주지역 경제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금호타이어 화재 40일이 지났지만, 회사가 광주공장의 구체적 정상화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호타이어(더블스타)의 길어지는 침묵만큼 노동자와 지역민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더블스타는 2018년 4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직원들의 상여금 반납과 3년간 임금동결 대신 노후설비 개선 등 광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