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설비점검 도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장례가 그의 사망 두 달여만인 7일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그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이제부터라도 늦었지만, 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용균이 동료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숙 씨는 이날 12시30분께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용균이의 죽음을 통해서 엄청나게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고 직후 사측이 사고의 원인을 고 김용균 씨에게 돌렸고, 지금까지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채 이어져 왔다는 것이 “엄청나게 큰 충격”이었다는 말이다.
김 씨는 “(시신이)두 달 동안 냉동고에 놓여 있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용균이 억울한 죽음 안 되게끔, 누명 벗어야 했고, 동료들도 살려야 했다”면서 “용균이가 (회사에) 들어간 지 3개월도 채 안 됐는데, 피켓을 들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으면 그것을 들었을까’ 이런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균이 일했던 곳을 들어갔는데 너무 열악했고, 너무 처참하게 죽어서 더 한이 깊게 남았다”며 “용균이 동료들, 아직도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진 상태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게 일 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당정이 발표한 합의안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이 안 돼서, 그 점이 좀 미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고인의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태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여러 대책을 논의하고 발표하면서 이제는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됐다는 말씀을 어머니가 하신다”며 “시기와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준비하는 대로 청와대와 소통해서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시민대책위는 고인의 장례 이후에도 사고의 진상규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왜 발전소에서 이렇게 반복적으로 죽음이 이어졌는가,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었나, 민영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나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찾아볼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서 하청구조, ‘죽음의 외주화’가 왜 발전산업 부분에서 심화됐는가, 이런 현실들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들을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