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획


시니어 시장엔 시니어가 없다?


[M이코노미 김윤선 기자] 경제력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시니어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시니어 시장이 시니어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막연히 희망에만 부풀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니어도 나이대별, 성별에 따라 취향이 다른데 이 거대한 집단을 세분화하지 않고 뭉뚱그려 하나로만 묶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60대 A씨는 옷을 살 때마다 고민이 많다. 백화점에 마련된 중년 여성을 위한 의류는 색이 알록달록하고 장식이 많아 모노톤의 색상에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자신의 취향에는 맞지 않고, 남은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자신에게 백화점 브랜드 의류의 가격은 너무나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아웃렛을 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은 다소 저렴할지 몰라도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는 디자인들이 대다수다. 깔끔한 라인의 단색을 선호하는 A씨의 취향은 20, 30대 젊은 여성들의 취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젊은 여성들이 자주 찾은 영캐주얼 라인으로 가면 될 텐데, 이것도 녹록지가 않다. 이번에는 사이즈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전 세계적으로 몸이 마른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영캐주얼 매장의 옷은 젊은 시절보다 다소 살이 오른 중년 여성의 몸에는 맞지 않는다. 특히, A씨는 중년이 되면 젊을 때보다 어깨가 넓어지고 팔뚝이 굵어지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의 옷을 입으면 어깨와 팔이 끼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게다가 소매와 바지 길이의 차이도 문제가 된다. 좋아진 영양상태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요즘 젊은 여성들은 A씨 시대의 여성들보다 평균적으로 키가 크며, 최근 젊은 여성들이 입는 옷은 이에 맞춰 소매나 바지가 길게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운 좋게 어깨가 작지 않은 상의를 구해 입어도 소매가 길다든지, 바지를 사서 입어도 바지가 길어 수선을 맡겨야 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듯 A씨와 같은 시니어 층은 구매할 여력은 있어도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거나 마음에 드는 중년 타깃 상품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경우에 자주 맞닥뜨리고 있다. A씨는 묻는다. 진정 자신과 같은 ‘중년의 취향을 만족시켜 줄 다양한 제품은 없는 것이냐’고.


시니어 시장이 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고령친화산업 시장 동향’에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 봤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기존의 수동적인 실버소비자와 달리,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며 시간적, 경제적 여유와 함께 적극적인 소비 의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특징을 보여 향후 고령친화산업 발전의 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비슷하다.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 세대는 고도 성장기에 물질적 풍요로움을 경험한 세대로 가처분 소득과 소비 성향이 높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 IT기기 사용에도 친숙해 종전의 고령자 세대와 다른 소비행태를 표출한다. 이들이 향후 인터넷 시장에서 매력적인 구매층으로 떠오르자 일본의 각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가장 큰 인터넷 쇼핑 사이트인 라쿠텐(Rakuten)은 사이트 내에 시니어 전용 쇼핑몰인 ‘시니어 이치바’를 운영해 시니어 전용 패션 및 취미생활, 건강 용품 판매를 특화했다. 그러나 시니어 시장에 대해 늘 장밋빛 전망만이 가득한 것은 아니다.


시니어 시장, 기대만이 가득할까?


일부 전문가들은 시니어 시장이 마냥 희망만이 가득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LG경제연구소의 정지혜 연구원은 ‘시니어 시장의 불편한 진실과 과제’에서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시니어 시장의 문제점으로 ▲부유한 시니어가 전체 시장을 과장하고 ▲돈이 있어도 쓰기 어려운 시니어가 많으며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 못하고 편중된 시장인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현재 존재하는 시니어 시장에서의 시니어는 ‘고급스런 제품을 선호한다’든지 ‘시니어는 신체가 쇠약해서 복지와 관련된 상품을 좋아할 것’과 같은 말들은 다양한 소비 욕구를 지닌 시니어들을 세분화하지 않고 한 덩어리로 묶기 때문에 시니어 시장에 대한 올바를 이해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부유한 시니어가 전체 시니어 시장을 이끌며 높은 소비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적인 시니어 층이 소유한 자산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팍팍한 삶에 매몰된 시니어 계층


경기불황과 더불어 퇴직 후 일을 구하기 힘든 시니어 층은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 및 배우자 부담’이 66.6%로 가장 많았다. 2년 전 조사 결과인 63.6%보다도 높아진 수치다. 이는 연금으로만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현재 시니어 세대들의 고충을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노후 생활에 있어서 가구주들은 자신의 예상 은퇴 연령을 66.2세로 봤으나 조사 결과 실제 은퇴 연령은 61.7세로 나타났다. 100세 시대에 60대에 은퇴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 인생의 반가량을 주로 60대 이전에 벌어 놓은 자가 수입에만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들을 살펴보면 시니어 시장에서 실버타운이나 복지와 관련된 시장만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국보건산업연구원도 “수요자의 필요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은 활발히 추진 중에 있으나, 산업 범위,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 위한 통계 부족 등으로 인해 종합적인 실태조사에는 한계점이 있다”며 “전체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고령친화산업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업 중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화장품의 경우 각 관련법에 따라 생산실적보고가 의무화되어 있어 실태를 알기 수월하나, 그 외의 경우는 해당 관련 기관의 내부 자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어 실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껏 고령친화산업별 비중은 1위가 여가산업, 2위가 식품산업, 3위가 의약품 산업, 4위가 요양산업이었다. 1위를 차지한 여가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시니어들의 개별적인 취향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생존과 관련된 산업이 2위에서 4위까지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여가산업과 연계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60대에 은퇴해서 연금에도 기대기 힘들어 자신과 배우자가 벌어놓은 돈으로 남은 생을 꾸려가야 하는 시니어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과연 그들이 생존과 직결된 소비도 아닌 여가 생활에 쉬이 지갑을 열지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다.



시니어 층에 대한 세분화된 분류 필요


시니어 시장에서 시니어에 대한 분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영 시장에서의 젊은 층에 대한 분류보다 세분화 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같은 시니어 층으로 분류된다고 하더라도 50대와 60대와 70대의 나이대별로 수요가 다르고 현재 직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도 수요가 다르며, 성별에 따라서도 그 수요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현재 시니어 시장의 공급은 은퇴한 데다 연로한 시니어 층에만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LG경제연구소 고은지 연구위원에 따르면 같은 시니어 계층으로 분류되더라도 연령대별, 소득수준별로 소비패턴이 달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대 이상은 주택유지 및 수선, 가사서비스, 해외여행 등에 다른 연령대보다 소비지출비중이 높았으며, 50대는 자동차구입, 운동, 화장품, 문화생활 등에 좀 더 비중을 둔 지출 성향을 보였다. 이어서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소비패턴은 달라졌다. 자동차, 화장품 등에 대한 지출은 50대까지는 영향을 덜 받지만 70대로 갈수록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지고 소득이 낮은 계층은 소비지출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요약하자면, 해외여행과 화장품은 소득이 높을수록, 애완동식물과 건강기능식품은 소득이 낮을수록 그 지출비중이 컸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 소비자들의 세분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고령자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 패턴이 달라지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상품군에 따라 시장 접근 방법의 차별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자 대상 소비시장에 접근하는 데 있어 고소득 계층만을 타깃으로 한 제품 및 서비스를 기획하기보다는, 저소득 계층에서 요구하는 품목들에 대해서도 면밀히 관찰하여 이들을 위한 시장을 발굴하고 대응할 필요성도 높다”고 조언했다.


계층에 대한 이해도가 우선


몇 년 전부터 시니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태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도 시니어 계층에 대한 시장의 순발력 있는 대응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개별적인 욕구를 갖고 있고 다양한 환경에 처해있는 시니어들에 대한 세분화된 이해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산업군에서는 화장품 산업이 비교적 선택권이 다양한 편이다.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부터 저가의 로드샵 브랜드까지 가격대별로 선택권이 다양하며 제품군에 있어서도 시니어 층이 선호하는 한방라인제품부터 신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제품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패션협회(신희진·정지혜)는 뉴 시니어 마켓은 기존의 비즈니스 개념으로 접근하면 실패하기 쉽기 때문에 대량생산, 대량마케팅, 대량유통 전략보다는 세대와 연령을 뛰어 넘는 감성 컨셉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니어 계층의 다양한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니즈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패션협회는 주요 성공 전략으로는 ▲젊은 감각을 어필할 것 ▲시니어용 상품인 것을 감출 것 ▲디자인으로 승부할 것 ▲드러나지 않게 세련되게 배려할 것 ▲자기개발 제품을 개발할 것을 꼽았다.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스펙트럼이 다양한 시니어 시장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시니어 계층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없이는 쉽지 않은 일. 시니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보다 더 세분화된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6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덜 익은 녹색 바나나와 잘 익은 바나나, 어느 쪽이 몸에 좋을까?
덜 익은 녹색 바나나가 장내 미생물을 지원하는 섬유질을 가지고 있어 잘 익는 바나나보다 건강에 더 유리하다고 해외 영양 치료사가 밝혔다. 영국의 영양 치료사 제니퍼 월폴은 최근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덜 익은 바나나에는 장내 미생물을 지원하는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질이 들어 있다”면서 “이러한 ‘우호적인’ 섬유질은 장내 세균의 먹이 역할을 해 건강한 미생물 군집과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내 미생물이 번성하면 소화, 영향 흡수, 면역 체계가 강화된다.”면서, “덜 익은 바나나에서 발견되는 프리바이오틱스는 이러한 균형을 유지해 복부 팽만감, 변비, 소화 불편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은 심장병이나 비만과 같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덜 익은 바나나를 식단에 포함하면 장기적 건강에 잠재적으로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바나나에는 익은 여부와 상관없이 칼륨이 풍부하다는 그는, “칼륨은 나트륨에 대한 자연적인 균형 역할을 해 혈압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적절한 칼륨 수치는 적절한 근육 기능을 보장해 경련과 피로의 위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