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토속 한식전문점 ‘산너머남촌’은 강원을 알리는데 한창이다. 강원도 산지에서 직송한 식재료로 자연친화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이곳은 캐주얼한 서비스와 위생적인 매장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일요일 오전 방송되는 <산넘어남촌에는>이라는 농촌생활 드라마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농촌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산너머 남촌에는 2>로 이어지면서 메마른 도시인들의 가슴에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산너머남촌’이라는 한식프랜차이즈는 낯설지 않은 친숙함과 드라마가 주는 훈훈한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국내 유일의 강원도 토속 한정식 전문 프랜차이즈인 ‘산너머남촌’은 강원도 영월감자옹심이 창업자인 박성배 사장이 1992년 ‘영월보쌈’으로 시작하여 약 20여 년간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현재는 박 사장의 아들인 박종철(33세)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해오고 있다. 20여 년의 노하우를 통해 건강한 맛을 추구하면서도 현대적인 트렌드를 가미한 강원도 토속 한식점 ‘산너머남촌’. 대를 이은 2세 경영으로 들어가 봤다.
안전한 외식문화에 맞춰
‘산너머남촌’ 모든 식재료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다. 또 모든 식재료는 강원도에서 공수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가령 곤드레는 영월, 황태는 용대리, 감자는 평창, 쌀은 홍천에서 공수해온다. 쑥과 나물, 절임류 등도 모두 강원도 산이다.
박종철 대표는 “강원도 식자재를 수도권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강원도의 각 도청, 군청, 농협 등과 협력하면서 강원도의 청정 식문화를 서울, 수도권 등 타 지역의 입맛에 맞게 계량화해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산지에서 직접 식자재를 공수하다보면 계절에 따른 공급량의 변화도 예상해 대비해야 한다. 이를 대비해 산너머남촌은 현지와의 계약체결로 수급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 5~6월이 제철인 곤드레와 감자는 계절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젊은 사장 박 대표가 지향하는 경영철학은 저가격 고품질이다. 9가지 강원도 토속 음식을 제공하는 9,900원의 영월정식과 12가지 강원도 토속 음식을 제공하는 13,900원의 동강정식은 한 번 찾은 고객이 다시 찾게 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가격대가 어정쩡하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한정식”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발로 뛰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 단가를 낮추기 위해 식품 공장도 별도로 운영 중에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 토속 한식전문점이라는 특징 때문에 2008년 광우병파동이나 2012년 AI로 인해 음식점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었을 때도 이곳만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오히려 2012년에는 매출이 최고치를 달성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원인을 보쌈이나 삼계탕과 같은 음식이 한정식코스 중 하나였기 때문에 하나의 메뉴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만 해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국가경제가 무기력에 빠져있었지만 이곳은 매출이 늘어났다. 세월호 사건이 가족의 소중함이 일깨워준 계기가 되면서 가족단위 외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젊은 땀으로 현장에서 도전·훈련
박종철 대표는 올해 33살이다. 젊은 나이라기보다는 어리다고 해야 할 나이다. 그러나 한 회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어서인지 그의 생각은 여느 대표들의 관록 못지않다. 그는 컴퓨터공학과를 가고 싶어서 3수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외식업체를 돕기 위해 경영학과에 진학했는데 재학 중 ‘산너머남촌’이 오픈하면서 휴학을 해야 했다.
“정말 바닥에서부터 이거 저거 하다보니까 힘들어서 못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아버지께 너무 힘들어서 금융권으로 취업하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면서 알아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보니까 부모님 연세(당시 아버지 연세가 65세)가 많으신데 젊은 내가 힘들다고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뒤부터는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배웠죠.”
박 대표가 ‘산너머남촌’에서 일해 온 지는 벌써 7년이나 됐다. 그동안 부모님이 주먹구구식으로 해 오던 시스템을 정비하고 체계를 갖추는 것에서부터 프랜차이즈에 대한 공부도 했다. 결국 이러한 경험들은 그를 전천후 만능인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창업에 도전해보길 추천
박 대표는 나이에 비해 애어른이다. 그래서 또래의 친구나 선배들과는 생각부터가 다르다.
“친구들과 만나면 취직 승진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직원 월급을 어떻게 줘야 하나를 고민하거든요. 하는 일에 따라 생각도 다르고 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박 대표가 후배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건 새로운 일에 대한 모험과 도전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무원 하겠다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모험하고 도전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직장을 찾을 때도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회사를 찾아요. 저는 그런 모습을 볼 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전하지 않고 성공이 얻어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젊음을 밑천으로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추천합니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때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스트레스와 선택의 압박을 받는다는 그는, 그러한 경험들이 자신을 성장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50%의 성장을 목표로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산너머남촌’ 본점매장은 약 170여 평(561.986㎡)이다. 주차는 100여 대를 할 수 있는 정도로 넓다. 식사를 한 후 2층에 올라가 무한대로 제공되는 커피를 마시며 가족 간의 못다 한 얘기를 꽃피워도 좋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에는 봄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자연과 더불어 자연식을 먹을 수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는 500~600여 명, 주말에는 900여 명 정도의 고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대부분의 고객은 가족단위다.
지난해 50%의 성장을 이뤄낸 ‘산너머남촌’은 올해 또다시 50%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10개의 가맹점과 2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5년 이내에 수도권 및 각 광역도시에 100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박 대표는 목표로 두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어서 강원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강원도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박 대표는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올 여름에 인천에서 있을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 더불어 가는 행복 나눔
작지만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철학으로 ‘산너머남촌’은 나눔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기관에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오는 6월 11일과 18일 이틀 동안은 오후 5시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매출에 대해 빈곤아동 성장발달을 위한 통합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마도 이틀 동안 500~600만 원 정도의 기부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동안 ‘나홀로 아동 없는 세상만들기’ 캠페인에 기부해 오고 있다는 박 대표는 크거나 멋있는 프로젝트는 못하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병원비를 지원하고 어려운 아이들의 공부방을 지원하는 등의 작은 나눔 실천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젊은 신세대의 경영마인드로 투명경영을 실천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는 젊은 사장님과 ‘산너머남촌’. 이곳에 부는 훈훈한 남풍은 찾는 이들의 가슴까지 포근하게 만들고 있었다.
MeCONOMY June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