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가 필리핀에 초음속 경공격기 FA-50 12대를 수출한다는 보도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또한 이라크에도 FA-50(수출모델명, T50IQ)를 24대 수출한다는 반가운 뉴스가 있었다.
이라크에 수출되는 FA-50은 역대 방산물자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11억 3천만 달러(약 1조 1889억 원)에 이르며, 후속 군수지원 등 추가계약까지 체결되면 20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이다. FA-50급 항공기 1대의 수출액은 중형자동차 1천대 수출과 맞먹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지난해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34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한국을 방산물자 수출 가능성이 큰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2012년 9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발표한 재래식 무기 판매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외국에 판매한 무기와 실탄, 지원, 훈련 등을 포함한 수출액은 15억 달러로 발표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무기 수출 통계를 살펴보면 미국이 수출액 663억 달러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러시아(48억 달러), 프랑스(44억 달러), 중국(21억 달러)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가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앞 다투어 한국이 강력한 무기수출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지상무기류에서는 소총(K시리즈), 60mm·81mm·106mm 박격포, 155mm대포, 각종 소총 및 대구경 탄약은 물론 최정상급의 장갑차(K-21), 전차(K1, K1A1, K-2), 130mm 다연장로켓, K-9 자주포, 지대지미사일(현무)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해양무기류에서도 세계 최고의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유도탄 고속정, 초계함, 구축함, 이지스함, 상륙함, 군수지원함 등을 건조하였고, 잠수함 창정비와 중형잠수함 설계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분야에서도 초등훈련기(KT-1),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TA-50)와 경공격기(FA-50)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산기동헬기인 ‘수리온(Surion)’을 생산하여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가로 진입하였다.
또한 사정거리 1,500km의 크루즈 미사일과 함대함미사일(해성), 지대공미사일(천마, 천궁), 대잠 유도무기(홍상어)는 물론 무인비행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에 따르면 우리 방위산업 생산액은 2012년 기준으로 10조 8,936억 원으로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또 국내 방위산업의 제품 경쟁력은 선진국 대비 82~88%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방위산업 기업체를 분석해보면 연간 매출액 5억 원 이상의 방산기업은 314개이며 이 가운데 대기업이 26개, 중소기업이 288개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체에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 초음속 항공기와 수리온을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함대함 해성 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LIG넥스윈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방위산업체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2012년 기준으로 방위산업체 전체의 8.3%에 불과한 대기업의 방위산업생산액이 8조 7,665억 원으로 80.5%를 차지한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6%인 점은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몇 년 사이에 방산무기 수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8%에 불과하다. 더 불안한 것은 방산부문 설비가동율이 제조업 부문 80~85%에 못 미치는 60%에 불과한 것이다. 즉, 생산설비의 약 절반 정도를 놀리고 있다는 뜻이다.
건실한 중소기업 육성이 절실
최근에는 명품무기로 소문난 복합형소총 K-11이 폭발사고를 일으켜 장병이 다치기도 했다.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대잠 유도어뢰인 ‘홍상어’가 성능미달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주어진 개발 기간 안에 세계 정상급의 무기를 개발하다보니, 전체 무기개발비용 예산과 개발기간 등에 있어 외국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 주어지기 마련이다. 터어키에 수출예정인 흑표전차(K-2)도 파워팩 국산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실전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무기수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분야가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 여력이 있는 방산업체는 극히 일부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업체 간에 과도한 경쟁으로 출혈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개선할 점이다.
대부분의 계약이 가격 경쟁입찰로 이루어짐으로써 업체들이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어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방기술품질원은 7년간 방산기업에 공인시험성적서 2749건을 위·변조한 241개 협력업체를 적발했다고 발표하여 심각한 부조리가 상존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방산무기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무기는 수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진 종합시스템으로, 각 부품들의 정밀도 등이 요구되고 있다. 무기체계에서 완성품의 수출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부품공급과 정비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실제 많은 이익은 부품에서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모든 무기는 금속 등의 기초소재분야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대기업은 아니어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히든 챔피언’을 양성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비록 항공기는 만들지 못하지만 중소기업체에서 항공전자부품 및 항공기 개량 등의 부가가치가 높은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많은 이익을 보고 있다.
최근의 무기 수출은 무기 단일 품목에 대한 성능 및 가격도 중요하지만 부대조건 등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T-50 고등훈련기 수출경쟁에서 이탈리아가 밀린 것은 이탈리아가 국제자동차경주대회경기장 유치 등 물량공세에 졌기 때문이다.
무기체계의 수출을 위해서는 방산기업체는 물론 방위산업청 등의 관련기관은 물론 정부관련 부서, 금융기관 등이 같이 협력하여야 한다. 즉, 향후 지속적인 방산수출을 위해서는 방산수출 분야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무기체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부지원이 뒤따라야 하며, 절충교 역시 이를 지원하기 위한 관련부서들의 협력창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리핀 및 이라크에 초음속 경공격기 수출을 계기로 방위산업을 창조경제를 이끌 효자산업으로 인식하고, 각종 규제 및 지원, 수출 등에 정부와 기업이 하나되어 초협력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Me CONOMY Apr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