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두 축으로 한 우리 통상 라인이 미국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나란히 미국을 방문해 숨 가쁜 설득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귀국 후에도 미국 측과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둘은 미국 관세 인상의 공식화 절차인 관보 게재를 막고 유예 기간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화상 회의를 통해 한-미 간 기존 관세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 간의 민감한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회의 내용이나 가시적인 진전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우리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15%로 인하됐던 감세가 갑자기 10% 인상 발언에 관세 위기가 불거지며 김정관 장관은 캐나다에서 머물다가 곧바로 워싱턴DC로 급파, 현지에서 러트닉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만나 재협상의 불씨를 당겼다. 지난달 31일 귀국한 김 장관은 워싱턴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러트닉 장관과 화상 회의를 열어 물밑 협의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가 관세 인상을 확정 시행하기 위한 관보 게재 준비에 착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관세 인상 적용 시기 등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단계는 아닌 만큼 끝까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달 3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따로 만나 대(對)한국 관세 인상을 철회 또는 보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한구 본부장도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출국해 장시간 체류하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의회, 주요 싱크탱크를 접촉하며 대미 설득전에 나섰다. 여 본부장은 USTR 부대표를 포함해 국장급 등 다양한 레벨에서 세 차례에 걸쳐서 심층적인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는 최근 3주 동안 5차례 대면 접촉을 하고, 다음 주에도 계속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외교 라인까지 총동원해 미국 측과 통상 협의를 펼쳤지만, 아직 명확한 합의가 나오지 않았다.
여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의 명분으로 삼은 입법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4일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 여야의 일정대로라면 대미투자특별법은 늦어도 다음 달 초 특위 의결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그때까지 관보 게재를 보류해달라고 미국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설령 미국 측에서 25% 관세로 관보가 게재되더라도 실제 관세가 적용되는 시점만큼은 법안 처리 이후로 유예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여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관세 인상 시점이 즉시인지 아니면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여유를 두는지 여부”라며 “우리에게는 아직 협의할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미국 측과 계속 긴밀하게 협의하며 최대한 국익에 유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의 선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보 게재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