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5년 글로벌 원전시장 규모 518억 달러...한국 기업 수혜 기대
- SMR·태양광·수소·해상풍력 등 글로벌 계약 및 착공 성과 가시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전통적인 주택·도로·플랜트 사업부문 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에너지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부터 원자력 사업까지 범위를 확장해가는 추세다.
2020년 이후 펜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화가 겹치며 국내 주택건설시장은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요 매출을 올렸지만 주 수입원이 위기를 맞으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 개척에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그동안 노력을 기울여온 에너지 사업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원자력 사업 부분이 두드러진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 이익은 커지고, 주주환원은 많아지고, 원전은 강해질 것’ 리포트에서 “건설 부문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의 경우 단일 기술사와 협업이 아닌 해외 3.5세대 SMR 개발사인 뉴스케일(NuScale), GE버노바·히타치(GE Vernova-Hitachi)와 각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SMR 시장 확장 시 노형과 상관없이 가장 유연하게 대응하는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대형원전에서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에서의 협력 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글로벌 원전 사이클 40년만에 부활 시그널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 1월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건설 사업의 주계약자인 글로벌 EPC 기업 플루어(Fluor)로부터 시공 파트너 참여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체르나보다 원전 사업 착공은 올 상반기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700메가와트(MW)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EPC 규모만 150억 달러(약 21조7400억원)~200억 달러(약 28조9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11일 폴란드 민간 SMR 개발사인 신토스그린에너지와 유럽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동부 유럽 시장 SMR 사업 확장에 나선다.
신토스그린에너지는 SMR 주요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BWRX-300΄을 활용하여 2030년대 초반까지 폴란드 최초 SMR 발전소를 비롯한 최대 24기의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삼성물산은 “올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팀코리아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iM증권은 최근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미국 홀텍(Holtec)의 펠리세이드(Palisades) SMR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하반기 불가리아 코즐루두이 원전 EPC 본계약이 예정돼 있으며 추가적으로 페르미아메리카와 계약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대형 원전 1기당 사업비를 10조원, 현대건설 지분 50%, 영업이익률 10%로 가정하고 9년간 매출을 인식할 경우 연환산 기준 약 3조9000억원의 매출과 2900억원 수준의 세후영업이익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추가 수주 가정을 반영하면 2030년대에는 원전 사업에서 연환산 약8조8000억원의 매출과 6600억원 규모의 세후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두 기업이 원전 사업을 가속화하는 배경에는 올해 글로벌에서 40년 만의 원전 사이클이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시장 규모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약 3.3%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385억7000만 달러에서 518억3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원전 : 다시 한 번 점검하는 2026 원전 투자 전략’ 리포트에서 “글로벌 원전 시장은 과거 몇십 년간 신규 착공이 저조했으나, 주요 선진국에서 원전 에너지원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정책적 지원과 프로젝트 발주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원전 밸류체인이 확대되고, 특히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수주와 수행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삼성·현대, 올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박차 목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AI 산업 확대에 따른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의무화 등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처하며 동시에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중이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태평양 괌 망길라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카타르 메사이드(417MW), 라스라판(458MW) 발전소 건립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엔 총 발전용량 2000MW 카타르 태양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차세대 에너지원 수소 관련 사업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3년 사업 목적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했다. 경북 김천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 협약을 비롯해 강원 삼척 수소화합물 저장·하역·송출 기반시설(인프라)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선 호주 기업과 그린수소 공동개발 협약, 오만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권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27일 미국 텍사스주 델러스에서 열린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 ‘루시(LUCY)’ 본공사 착공식에 참석했다. 프로젝트 루시는 현대건설과 국내 민간기업과 공기업, 정책펀드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텍사스주 오스틴 북서쪽 지점인 콘초 카운티에 350MW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여의도 면적의 약 4배, 축구장 약 1653개에 해당하는 1173만5537㎡ 부지에 총 7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개발단계부터 참여해온 현대건설은 지분투자, 기술검토, 태양광 모듈 공급을 담당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3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담하는 뉴에너지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해당 사업 분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현대건설은 미국 텍사스 태양광 발전사업을 비롯해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 등이 에너지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한화오션과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상에 15MW급 해상풍력발전기 26기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약 2조64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계약금액은 6684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개발에 직접 참여에 이어 경남 통영 욕지 좌사리(360MW), 전남 영광 각이(400MW), 전남 고흥 탕건여(160MW) 등 3개의 발전 사업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향후 2GW까지 관련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 25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그동안 준비해 온 변화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해인 만큼, 현대건설의 핵심 프로젝트들을 미국과 유럽 각지에 선보여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흐름을 주도하고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