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 구례군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열린 ‘2025 구례 탄소중립 흙살리기 박람회’가 농식품 기업들의 열띤 발표와 시상식으로 첫날을 장식했다.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기후위기 대응과 흙살리기 운동 확산을 목표로, 국내 유망 농식품 기업들이 탄소중립 농업 모델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19일 오전에는 농식품 스타트업들이 참여한 ‘농식품 기업 IR 대회’가 열려 4개 기업이 무대에 올랐다. 기업들은 기능성 원료, 지역 상생 브랜드, 환자 중심 유통, 스마트팜 글로벌 모델 등 각자의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며 심사위원단 앞에서 역량을 선보였다.
◇ 기능성 소재와 스마트팜 솔루션까지… 4개 기업 열띤 경쟁
첫 번째 발표 기업은 ‘행복느낌’이었다. 발표에 나선 김정길 대표는 삼채 기반 기능성 원료 공급사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부추의 일종인 삼채는 미얀마의 인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얀마에서는 건강에 좋은 약초 식물로 알려져 있다. 행복느낌은 무농약 재배, 다회 수확, 보관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인지·항염·혈당 조절 등 다양한 효능을 언급했다.
특히 인삼 대비 사포닌 함량이 60배에 달한다는 점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데이터를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10년간의 재배 경험과 병해 극복 성과, 연 7~10회 수확 가능성 등도 경쟁력으로 꼽혔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라이프드림’은 군산원예농협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발표에 나선 허세원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라 기능성과 업사이클링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대표 제품은 찰보리 짬뽕라면, 보리칼국수, 채소라면, 가바볶음면 등이다. 라이프드림은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형마트 입점, 해외 수출을 통해 브랜드 확산에 나서고 있다.
세 번째로 발표한 라온오가닉의 천월순 대표는 생(生)견과류 냉장 유통 모델을 내세웠다. 기존 고온 로스팅 견과류가 가진 당독소·아크릴아마이드 등 위험성을 지적하며 “환자와 건강 민감 계층을 위한 생견과 전문 브랜드”를 표방했다. 냉장 2℃ 이하 전구간 콜드체인, 1등급 원료 직소싱, 정기구독제, 반품 보장 정책 등이 차별점으로 꼽혔다.
마지막으로 ‘케이에스팜’의 강성민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케이에스팜은 스마트팜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재배–가공–유통–AI·바이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모델을 제시했다. 강 대표는 “국내 최대급 3만5천평 스마트팜 운영 경험과 데이터·AI 기반 ESG 농업 모델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우디·UAE 등 중동 진출 전략을 상세히 소개하며 글로벌 확장 비전을 제시했다.
◇ IR 대회, 영예의 대상은 ‘케이에스팜’... '라이프드림' 금상 수상
오후에 이어진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케이에스팜’이 차지했다. 강성민 대표는 “스마트팜을 넘어 글로벌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은 권준희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장이 맡았다.

금상은 라이프드림(고계곤 군산원예농협 조합장)에 돌아갔다. 라이프드림은 농가 상생 기반의 가공식품 브랜드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상은 행복느낌(김정길 대표), 라온오가닉(천월순 대표)에게 각각 수여됐다.
‘2025 구례 탄소중립 흙살리기 박람회’ 농식품 IR 대회는 단순한 기업 발표를 넘어, 농업이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가치 창출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이었다. 삼채 기능성 소재, 환자 중심 생견과, 지역 농가 상생 브랜드, 글로벌 스마트팜 솔루션 등 각기 다른 모델은 탄소중립 농업과 지속가능성을 향한 다양한 실험이자 도전이었다.
첫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관계자는 “흙을 살리는 농업이 곧 지구와 인류를 살리는 길”이라며 “이번 대회가 지속가능 농업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