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6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를 경험한 여학생의 피임 실천율은 약 50%에 불과했다. 이는 98%에 이르는 미국 여학생의 피임 실천율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여학생들의 첫 성관계 나이는 평균 13.1세였으며, 임신을 경험한 여학생 10명 중 7명은 임신 중절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건강한 여성재단 사무총장)는 “청소녀들에게 효과적인 피임 방법을 알려주고 올바른 피임 기구 사용법, 원치 않는 임신에 대처하는 방법 등 현실적인 대안들이 성교육에서 제대로 다뤄져야 한다. 성관계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불법 음란물을 통해 잘못된 성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점 등의 현실을 반영해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효과적인 피임법으로 매일 먹는 경구피임약 복용, 5년간 유효한 자궁 내 장치, 3년간 피임 효과를 내는 피하 이식형 피임제 등을 설명하며 "무엇보다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임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4년 성의학 저널에 게재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성관계 시 피임을 실천하는 피임법으로 체외 사정(58%)이 가장 높았고 월경 주기법(17.7%)이 그 뒤를 이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매일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녀의 보다 효과적인 피임과 신체적, 사회적 건강을 위해, 자궁 내 장치, 피하이식형 장치 등 3-5년 기간 동안 효과적인 피임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권장했다.
이 교수는 "예기치 못한 성관계로 인한 문제나 성 건강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는 혼자 속앓이를 하기 보다는 전문 상담 센터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2015년부터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청소녀(女) 아름다움(womb) 주치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청소녀들의 성건강 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 내 대학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정확한 성 건강 지식을 전하는 성교육 프로그램부터 학생들이 생리통, 생리양 과다, 선천성 기형 등의 문제가 있어도 사회의 잘못된 인식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건강 상담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상담 내용은 철저히 비밀로 보장되며, 이차적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여성가족부에서 운영 중인 여성 긴급 전화 ‘1366’에서는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 구제를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을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