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메르스(MERS)로 난리를 치르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한국인을 멀리하고 심지어 자국민들에게 여행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렇게 부끄러운 나라가 되어있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처음부터 원칙만 지켰어도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옛말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했다. 이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메르스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누가 뭐래도 무능한 정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장삿속으로 자신들의 배만 채우려 한 병원에 있다.
WHO의 경고에 따라 공무원들이 자기자리에서 원칙만 지켰어도 메르스는 애초에 잡혔을 것이다. 메르스가 확산될 것이라는 WHO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정부는 뒷짐만 지고 남의 집 불구경만 하다가 자기 집에 더 큰 불이 붙은 꼴이 되었다.
중동에서 입국한 사람을 추적조사해서 증상이 있는지 체크하고 관리만 제대로 했더라면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가 있었다. 이렇게 될 때까지 질병관리본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동에서 메르스 경보가 있었을 때 그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의 입국카드 관리만 했었어도, 모든 공무원이 총 동원 돼서 1만명이나 되는 격리자에게 전화하는 미친 나라의 오명은 벗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정책임자의 자세는 전체 공무원의 자세를 바꾼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정부의 모습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처음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자 감추기에만 급급해서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병원의 이익만을 생각해 병원의 정보공개를 늦춤으로써 엄청난 확산을 양산해 낸 것이다.
지난 정부가 보여주었던 사스관리 때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 정부의 무능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래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세는 전체 공무원의 자세를 바꾸게 만든다. 공무원은 최고 책임자가 관심을 가졌을 때 그 업무에만 최선을 다한다.
물론 사명감 있는 공무원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공무원은 귀찮은 일은 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고 하는 속성이 있다. 그렇다면 최고 책임자가 큰일의 맥을 짚어주고, 일의 우선순위에 대한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비밀의 장막에 갇혀서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채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 앞으로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