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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상훈 교수의 "보편적 복지, 무엇이 문제인가"

 가의 재정은 없는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의 소득대체율 상한을 놓고 여야를 비롯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러한 가운데 무상급식도 똑 같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인들이 자기 돈이라면 저렇게 인심 쓰면서 무책임하고, 자기의 재정이라면 저렇게 돈을 펑펑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국가의 돈은 주인 없는 돈이 아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우리 국가의 재정이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만 즐기거나 현재의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하게 한 예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로 증명이 되고 있다. 냉철한 이성으로 한번 짚어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쪽으로 치우쳐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감정적으로만 대처해서는 정답을 도출해 낼 수가 없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그럼 여기서 복지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지는 한 마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이 다. 옛날 우리민족은 국가차원에서 어려운 백성을 구제해주는 제도를 갖추고 백성들이 배를 굶지 않 도록 배려하는 정치적 제도적 장치들을 갖추고 실행해왔다. 그 제도의 시행과정에 탐관오리들의 부패가 심했고 그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가 유교적 이념에서도 이어져 조선시대 통치철학으로 만들어졌다. 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무너 졌을 때 굶주린 백성들은 민란을 일으켜 자신들의 입장을 힘으로 종종 표현하기도 했다.

 

굶어죽는 백성이 없도록 왕이 시혜적 차원에서 은혜를 베풀었던 것이다. 왕조시대에도 모든 백성에게 쌀을 내려 주었던 것은 아니었다. 모든 국민들에게 똑같이 혜택을 주는 보편적 복지가 가장 잘 발달된 나라가 북유럽의 나라들이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는 국민의 반 이상이 공무원이다. 그들은 자원이 강한 나라로 엄청난 석유와 지하자원으로 국가가 부유한 나라이다. 국가의 부를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보편적 복지의 천국이 되어 있는 환경인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하다. 우수한 인력재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성공한 경우에는 일하지 않으면 수출도 못하고 수출이 막히면 나라가 파산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나라는 일을 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네 덜란드처럼 보편적 복지정책을 인기에 영합하여 계속한다면 누가 더 열심히 일해서 수입을 올리려고 노력하겠는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똑같은 보편적 복지 혜택을 누린다면 그 분위기는 삽시간에 우리의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올 것이 뻔하다. 이쯤에서 우리는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열심히 일한 사람과 같은 평등을 누린다면 누가 더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국가자살론

 

물론 정치 지도자들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 부패에 들어간 돈은 충분히 급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이다. 그러나 부패와 보편적 복지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21세기는 국가가 외침에 의해 망하지 않고 국가내부의 문제로 망한다. 국가 자살론을 주장한 학자가 있다. 개인만 자살함으로써 생명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으로 인하여 파산으로 치달으면 국가가 망한다는 얘기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없는 불쌍한 국민을 위해 국가가 노력을 해서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하겠지만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정부에게 공짜만 바라는 사람들에게까지 복지혜택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의 불균등과 부의 세습을 막고 공평한 기회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의무이다. 부의 세습으로 인한 재벌들의 횡포와 갑질 논란을 막고 일반근로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가장 큰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하지 않고 무상복지의 포퓰리즘을 계속 추구하는 정치인이 이 나라를 잡고 있는 한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한 교수의 실험

 

미국 어느 대학교의 경제학교수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경제학을 가르쳐 오면서 단 한명에게도 F학점을 줘 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학기에 수강생 전원이 F를 받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학기 초에 학생들은 오바마의 복지정책이 올바른 선택이고 국민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가난하거나 지나친 부자로 살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평등한 사회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한 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자 교수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번 학기에 이런 실험을 해 보면 어떨까? 수강생 전원이 클래스 평균점수로 똑같은 점수를 받으면 어떻겠냐. 학생들은 모두 교수의 말에 동의를 했고 그 학기 수업이 진행되었다. 얼마 후 첫 번째 시험을 보았는데 전체 평균점이 B가 나와서 학생들은 모두 첫 시험 점수로 B학점을 받았다. 공부를 열심히 한 애들은 불평했지만 놀기만 했던 학생들은 아주 좋아했다.

 

그리고 얼마 후 두 번째 시험을 쳤다. 공부 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계속 공부를 안했고 전에 열심히 하던 학생들도 이제는 자기들도 공짜를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적게 했다. 놀랍게도 전체평균 학점은 D점이 나왔다. 그렇게 해서 모든 학생이 D학점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모든 학생들이 불평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학생들은 없었다. 그 결과 3번째 시험은 모두가 F학점을 받았다. 그리고 학기말까지 모든 시험에서 F학점을 받았다.

 

학생들은 서로를 비난하고 욕하고 불평했지만 아무도 남을 위해 더 공부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모든 학생들이 학기말 성적표에 F학점을 받았다. 그때서야 교수가 말했다. “이런 종류의 무상복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망하게 되어있다. 사람들은 보상이 크면 노력도 많이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의 결실을 정부가 빼앗아서 놀고먹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을 위해 일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니까...”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참고해야할 실험이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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