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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치투자, 나이와 투자목적을 고려하라

지난 호에서 우리는 가장 기초적인 매도전략을 살펴보았다. 좋은 기업이면서도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싼 주식, 즉 좋은 주식을 매수했다면, 이제 그 주식을 적당한 시기에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주식을 가능한 오래 보유하면서 복리수익의 혜택을 누린 후 매도하는 장기투자의 장점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장기투자에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혹은 수익에 수익이 붙는 복리수익의 마술 말고도, 거래비용과 제세공과금의 절약, 매매에 따른 시간과 노력의 절약, 그리고 배당 같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원의 확보 (그리고 사회에 대한 기여) 등 여러 장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안하여 ‘모든’ 포트폴리오를 워렌 버핏 식의 Buy-Hold(매수-보유의 장기투자)로 가져가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지향하되, ‘일부’ 포트폴리오는 Buy-Best Sell(매수-최상의 매도)이라는 적극적 가치투자전략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도 살펴봤다. 지난 호에서 말한 것처럼 적극적 가치투자전략이란 주식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주가가 적정가치를 회복하면 즉시 매도하는 투자전략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런 투자전략들의 조합과 관련하여 투자자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인 ‘나이와 투자목적’에 따라 Buy-Hold와 Buy-Best Sell 전략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내 나이 70, 그래도 장기투자 해야 하나?

가치투자에 관한 책들을 번역하고 관련 사이트 등에 가치투자에 관한 칼럼을 쓰던 중, ‘좋은 주식을 매수하여 복리수익의 마술을 즐길 정도로 충분히 오래 보유하기엔 내가 너무 늦은 나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의문이 든 때부터 ‘가치투자를 하더라도 나이를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 나이에 맞는 가치투자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던 차에 비탈리 카스넬슨의 ‘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 적극적 가치투자’를 번역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나의 의문을 풀 수 있는 약간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탈리 카스넬슨은 이 책에서 워렌 버핏 식의 Buy-Hold 전략은 20세기 장기 강세장에서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지만, 21세기 초의 장기 박스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그는 적정가치에서 상당히 할인된 가격(이를 ‘안전마진’을 둔 가격이라고 한다)에 주식을 매수한 후, 적정가치에 이르면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바로 매도하는 Buy-Best Sell 전략을 권하고 이를 적극적 가치투자로 명명했다. 그가 예측한 21세기 초의 장기 박스장에서는 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원래 가격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란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비탈리 카스넬슨의 ‘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의 이런 적극적 가치투자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에 근접한 것이었다.


20-30대는 ‘Buy-Hold''의 장기투자가 적합

그레이엄에 가깝긴 하지만 비탈리 카스넬슨의 이런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향후 장세가 장기 박스장이니, 강세장이니, 약세장이니 하는 주장은 현재 시점에서 그 타당성을 검증하기 어려운 것이고(기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주장들을 검토한 후 자신의 시각과 입장에 부합하는 주장을 받아들여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택하는 것뿐이다. 비탈리 카스넬슨의 주장을 수용해 Buy-Best Sell 전략을 택할 수도 있고, 미래에 대한 믿음과 낙관으로 Buy-Hold 전략을 가지고 갈 수도 있다. 사실, 좋은 기업의 주식은 시간이 가면서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적정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Buy-Hold 전략도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다. 20대의 가치투자자라면 좋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해서 10년, 20년, 혹은 40년 이상 보유하고 갈 수도 있다. 30대 가치투자자라면 10-30년 이상 보유하고 갈수 있다. 그러나 노후자금이 필요하고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60대와 70대 투자자는 어떨까? 좋은 주식이라는 이유로 10-30년 이상 보유하고 가야 할까? 아니 그럴 수는 있을까? 자식의 양육과 교육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할 40대와 50대 투자자는 또 어떠한가?

나이뿐만 아니라 투자목적에 따라 가치투자전략이 달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각 개인에 고유한 투자목적을 일일이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별로 대체로 공통적인 투자목적을 상정하여 살펴보도록 해보자.

부모의 원조를 받고 있는 20대는 거금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다. 이때의 가장 긴급한 자금은 결혼자금(전세자금) 정도이며, 자녀 양육 및 교육자금, 주택 구입자금, 노후자금 등 그 밖의 대부분의 자금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 후에 필요한 자금들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자금여력도 크지 않다. 이 경우 무의미한 소액자금으로 Buy-Best Sell 전략을 구사하면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20대는 기본적으로 10-50년 후를 내다보고 소량이라도 좋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해 보유하는 Buy-Hold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고 결혼할 시점인 30대도 결혼자금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 결혼자금 조성을 위해 뒤늦게 Buy-Hold 전략을 구사하기에도 이미 시간이 늦다. 20대에 이미 가치투자를 했다면 그 수익으로 결혼자금을 일부 충당할 수 있겠지만, 투자수익이 부족해서 또는 투자를 하지 않아 투자수익이 없다면 부모의 원조를 받아 결혼자금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30대의 투자목적도 20대와 비슷하게 자녀 양육 및 교육자금, 주택 구입자금, 노후자금 등 5-40년 후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성하는 것이고, 따라서 30대도 기본적으로는 Buy-Hold 전략이 유효하다.


40대 이상은 Buy-Best Sell의 비중을 늘려야

그런데 40대와 50대로 오면 상황이 바뀐다. 20-30대에 비해 소득은 많지만 자금소요도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이 급증하고 주택구입을 완료해야 하며 노후자금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20-30대부터 가치투자를 해왔다면 최소한 10년 이상 가치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에 투자수익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 때 가치투자를 시작했다면 단기 자금소요가 많기 때문에 Buy-Hold 전략을 구사할 여력이 크지 않다. 따라서 이 연령대는 Buy-Hold에 더해 Buy-Best Sell 전략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60-70대가 되면 Buy-Hold 전략을 구사할 시간도 많지 않고 노후자금을 제외하고는 미래 자금소요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사회에 환원할 적극적인 의사가 없는 한, Buy-Hold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연령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비탈리 카스넬슨이 제안한 Buy-Best Sell 전략은 60-70대에 가장 적절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투자전략과 종목을 믹스하라

여기서 필자가 제안하는 것은 20-30대는 대체로 Buy-Hold 전략을 구사하고 40-50대부터는 Buy-Best Sell 전략의 비중을 높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많은 20-30대라고 해서 Buy-Hold 전략만 구사하고, 시간이 별로 없는 40대 이상이라고 해서 Buy-Best Sell 전략만 구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이와 장단기 자금소요를 고려하여 ‘투자전략과 종목’을 믹스(mix)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대에 적합한 투자전략 및 종목 믹스를 살펴보자. 30대의 단기 자금소요는 결혼자금이다. 소득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할 때, 단기 소요자금, 즉 결혼자금의 조성을 위해서는 A와 B 종목을 택해 Buy-Best Sell 전략을 구사하고, 미래에 필요한 장기 소요자금, 즉 자녀 양육 및 교육비, 주택구입비, 노후자금 조성을 위해서는 C, D, E 등의 종목을 택해 Buy-Hold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30대에 적합한 투자전략 및 종목 믹스라 할 수 있다.

40-50대의 경우에는 자녀 양육 및 교육비, 주택구입비 등 단기 소요자금을 위해 A와 B 종목에 Buy-Best Sell 전략을 구사하고, 노후자금 조성을 위해서는 C와 D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Buy-Hold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투자전략 별로 알맞은 종목을 택해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똑같은 가치주라 하더라도 어떤 종목은 Buy-Hold 전략에 더 적합하고 어떤 종목은 Buy-Best Sell 전략에 더 적합한 종목이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살펴볼 것이다). 또 투자전략 별 종목은 필요할 경우 적절히 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별로 구체적인 장단기 자금소요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전략 및 종목 믹스 원칙은 각 개인의 상황에 맞게 응용할 필요가 있다.

가치투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장기투자를 통해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명한 부모는 자녀를 위한 가치투자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가치투자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나이와 투자목적에 따라 응용할 수 있는 가치투자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가치투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개념과 이슈들을 살펴보는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것은 가치투자의 심리적인 문제다. 가치투자의 대가 존 템플턴은 ‘다른 사람들이 낙담하여 팔 때 사고,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럽게 살 때 파는 일은 불굴의 용기가 필요하다... 다수와 다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그들보다 우수한 실적을 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대중을 거슬러야 하기 때문에 가치투자가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투자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여기서 ‘과연 내가 심리적으로 이런 부담을 견딜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해 볼만하다. 요컨대, ‘내 성격이 가치투자에 맞는 것일까? 내가 성격에 맞지도 않는 가치투자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성격이 가치투자에 맞고, 어떤 성격이 가치투자에 맞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내 성격은 어떤 것이며, 내 성격이 가치투자에 맞는 것이기는 할까? 다음 호에서는 이러한 성격과 가치투자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 김상우 본지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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