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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농촌계몽운동의 본고장에서 새 계몽운동 펼치는

둔대교회 강인태 목사

 

농촌계몽운동의 본고장인 군포 둔대케노시스 교회에서 옛 계몽정신을 되살려 무농약•무비료의 미생물 농법을 실천하고, 효소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무방부제 효소발효 빵을 보급하고 있다. 둔대케노시스 교회는 또 어린이들의 인성과 창조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둔대케노시스 교회를 찾아가 새 계몽운동을 전개하는 강인태 목사를 만났다.

 

경기도 군포시 둔대동 반월호수를 끼고 도는 국도변에서 가까운 수리산 산자락, 이곳엔 지은 지 백 년이 훌쩍 넘는 오래된 교회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10여 평 남짓 되는 작은 교회이지만 국운이 꺼져가던 대한제국과 일제식민지 시대에 농촌을 일깨우며 미래를 예비했던 소중한 장소다. 둔대케노시스 교회는 경기도 과천과 오늘날 양재동 말죽거리 일대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던 박영식에 의해 1902년 건립되었다. 교회의 바로 아래 창립자인 박영식 선생의 고택이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를 말해주듯 남아 있다.


박영식은 최초의 감리교회인 정동 교회 인사들을 포함해 개화파 사람들과 친밀한 교류를 하면서 농촌계몽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손자의 신교육을 위해 배재학당 출신의 황삼봉을 독선생으로 초빙해 손자를 가르쳤다. 황삼봉 선생은 이에 단순히 가정교사에 머물지 않고 인근 사람들을 모아 농촌계몽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예배도 병행했다. 박영식은 그의 활동을 돕기 위해 집 바로 옆에 둔대교회를 세우게 된 것이다.

 

10평 정도의 토담 교회로 출발한 둔대교회는 1930년대 초에 양철지붕 집으로 16평 정도로 증개축된 이후, 거의 원형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던 교인에 따르면 의자 없는 마루 바닥에 옹기종기 앉아서 예배를 거행하고 마을 사람들이 야학에도 참석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 1934년 성인 50여 명이 참여한 야학이 실시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감리회보에 따르면 둔대교회를 야학을 실시한 유일한 교회로 지목했다. 둔대리 일대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둔대 교회를 출석함으로써 농촌계몽운동의 센터로서 역할을 했다. 둔대 교회는 3.1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일시 폐쇄된 적도 있었다.


둔대 교회의 인근에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실제 배경이 된 안산시 샘골 교회와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몰아넣고 화형을 시킨 화성시 제암리 교회가 있다. 특히 현재 샘골 교회는 상록수의 실제 인물인 최용신의 강습소 자리였는데, 이 부지는 둔대교회 설립자의 손자가 기증한 것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경기도 군포와 안산, 화성 일대가 농촌계몽운동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둔대교회는 6.25전쟁 직후인 1957년에 마을이 있던 자리에 반월저수지가 축조되면서 마을 사람들이 떠나간 뒤 점차 쇠퇴하고 말았다.


강인태 목사 부임과 함께 신계몽운동 전개

10여 년 전 의왕에서 목회를 하던 강인태 목사가 이곳에 부임해오면서 둔대 교회는 일대 변화를 맞이 하게 된다. 강 목사는 둔대교회가 농촌계몽운동의 발상지라는 사실, 스스로 40개월이 넘는 수리산 기도를 통한 깨달음과 개인적 병치유 체험 등을 통하여 새로운 계몽운동이 필요하다는 소명을 느끼고 이를 전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교회는 무엇보다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원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교육’과 ‘복지’ 목회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것이다.

 

그는 우선 목회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비움’을 뜻하는 케노시스 세미나를 13년째 열고 있다. 이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성경은 물론이고 세계사와 한국사 등 역사, 동서양의 고전을 섭렵하면서 각자의 마을에서, 일터에서, 목회 현장에서 새로운 ‘계몽운동’의 일꾼으로서 역할을 찾아가고 몸소 실천할 것을 결심한다. 봄과 가을 학기 15주 강의, 방학 특강을 통해 지금까지 3천여 명이 거쳐갔다. 강 목사는 100여 년 전 야학을 실시했던 농촌계몽운동의 전통을 되살리면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지혜와 능력을 얻는 새 교육방법도 모색해왔다. 그는 구약성경 신명기에서 영감을 받아 질문과 토론을 근본으로 한 대화식 창조 교육을 개발하고 실제로 여러 차례 시험을 한 끝에 새 교육법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을 보면 그들은 어릴 때부터 누구나 율법을 읽고 쓰게 하는 고도의 지식 국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레위 지파는 각 지파에 4지역씩, 전체 48개 지역에 흩어져 각 지파 사람들과 자제들의 교육을 맡았습니다. 모든 일을 잠시 접고 쉬는 안식일은 가족과 스승으로부터 교육을 받는 시간이었지요. 전 국민이 무상교육을 받은 셈입니다.” 강 목사는 “어릴 때 사물의 보편적 이치를 터득하면 성인이 되어 창조성과 전문성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데, 성경 내용을 포함해 세상 진리나 일상의 의문을 중심으로 질문과 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의 잠재력을 자연히 이끌어내는 교육”이라고 새 교육법의 핵심을 설명했다

 

“성경 내용이 가장 좋고, 아니면 아이들이 알고 싶어 하는 주제를 갖고 토론을 하는 것입니다. 토론의 주제는 부모나 선생의 기준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합니다. 부모와 아이 간 대화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건성으로 대하는 것을 가장 금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 칭찬을 하면서 적절하게 평가하여 아이들을 자극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사고가 열려 있습니다. 그만큼 보편적 이치에 눈뜨기 쉽다는 얘기죠. 어릴 때 세상의 큰 그림과 그 원리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왜 만들었는가?’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90% 정도 되는 아이들이 ‘심심해서’라고 말합니다. 이런 식의 대답에 대해 부모들이 무시하거나 웃어버리면 안 됩니다. 더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질문과 토론을 해보면 3-4시간 대화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야단만 맞고 말할 기회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게임에 열중하는 거라고 할 수 있죠. 인성 교육은 오직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게 부모이면 최고 좋고요, 아니면 가까운 친척이나 선생님이 좋습니다.”
자연치유 프로그램 운영


둔대케노시스 교회는 9박10일 동안 직접 만든 효소와 생수를 마시면서 체내에 축적된 여러 독소와 불순물, 과체중 등을 제거하는 자연치유 프로그램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매월 1회, 20여 명이 참가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400여 명이 참가했다. 효소는 인간의 생명 유지에 모두 관여하는 필수 단백질이다. 이를 테면, 늙은 세포를 새 세포로 바꾸는 데 작용하고, 항염, 항균, 해독, 혈액정화, 소화흡수, 분해 배출을 돕는다. 현대인은 농약오염과 속성 재배로 효소가 부족한 식품을 섭취하고 각종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을 상용하다시피 하면서 효소의 만성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그러므로 현대인은 효소를 일부러 먹어주지 않으면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둔대교회는 효소음료와 효소빵을 만들기 위해 ‘케노시스식품’이란 이름의 별도 회사를 설립했다. 전통항아리에서 100% 천연 발효한 원액을 산야초, 과일, 양파/마늘 등 세 종류로 생산한다. 산야초의 경우, 오가피와 개똥쑥, 솔순, 엉겅퀴, 머우 등 40여 종의 산야초를 60% 넣고, 돼지감자와 하수오, 미나리, 생강, 마늘, 부추 등 20여 종의 재배초 20%, 매실과 감, 배, 자두 등 10여 종의 과일 20% 등 모두 70여종의 식물을 넣어 발효 시킨 것이다. 케노시스 식품측은 제조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백설탕을 사용하는 데 반해 설탕보다 몇 배 비싼 원당으로 만든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희 효소원액은 한 가지 야초나 과일, 재배초를 5%이상 넣지 않습니다. 식물이란 약성도 있지만 독성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식물군으로 구성하면 약성은 더 좋아지고 독성은 낮아집니다. 세 종류의 효소 원액은 농약이나 환경 오염 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논밭 둑이나 도로 옆의 야초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재배초도 농약과 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야생 수준으로 기른 것들입니다.”


효소발효에 쓰이는 항아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50년 이상 된 것만 골랐다고 강 목사는 말했다. 숙성과 발효 과정을 자연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란다. 케노시스 식품은 국산밀/통밀로 화학첨가물은 물론 이스트를 쓰지 않는 건강빵을 만들고 있다. 이스트 대신 직접발효시킨 미생물을 배양한 배양액으로 국산밀가루를 5~7일간 발효/숙성시킨 후 야초/과일 등의 발효추출물을 빵 무게의 5~20%를 넣어 만든다.

 

일반빵에 다량으로 들어가는 오일, 우유, 계란 등을 쓰지 않고 이스트를 쓰지 않기 때문에 부풀리는데 5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에 반죽 자체를 이로운 미생물로 발효/숙성시키기 때문에 건강에 대단히 유익한 빵이 만들어진다. 국산밀은 서양밀에 비해 글루텐 함량이 적어 부풀지를 않기 때문에 빵을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만 몸에는 이롭다. 글루텐 성분은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일반 빵을 먹고 난 뒤에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은 글루텐과 여러 첨가물 때문인데, 외국산 밀은 글루텐이 풍부하다. 이렇게 우리 국산밀/통밀과 발효추출물만으로 만든 감자로즈마리, 치아바타, 바게뜨, 고구마치즈, 캄파뉴 등 2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강인태 목사는 나아가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농법을 주장한다. “발효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땅을 개량시키는 효과가 있어 소출이 비료 농업에 비해 결코 적지 않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말고 번거롭겠지만 미생물로 발효시키는 농법을 꼭 권합니다. 소똥과 닭똥도 그냥 뿌리지 말고 효소를 넣어 발효시킨 후에 땅에 줘 보십시오. 그러면 하늘과 땅만큼이나 그 차이를 느낄 겁니다. 발효농법으로 자란 농작물은 병충해도 강하고 비용도 적게 듭니다.”


강 목사는 4년 전부터 이 발효 농법으로 돼지감자와 비트, 브로컬리, 적채, 육모초 등 10가지의 야채와 약초를 키우고 있다. 미생물 발효농법으로 재배한 야채와 약초는 효소원액을 만드는 데 쓴다. “우리나라 땅은 시생대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잠긴 적이 없어서 지력은 떨어지지만 미네랄 성분이 풍부합니다.

 

대기 중에 음이온이 많으면 몸의 산성화를 억제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음이온은 도시보다 숲 속에 많이 존재하는데, 유럽에서 음이온이 가장 많은 알프스 산맥이 약 6천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강원도엔 무려 24만 정도라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해서 우리 나라 식물군은 약효가 높습니다. 우리나라 인삼이 그래서 약효가 높은 겁니다.”


“우리나라 식물들과 땅은 참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농약과 비료를 쓰는 대신에 효소와 같은 미생물로 발효 시킨 거름을 주는 발효 농법을 펴야 합니다. 그리하면 우리나라 농업은 단번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힐링농업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미생물 농법으로 생산한 농작물을 발효 식품으로 만들면 고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둔대케노시스 교회는 나아가 그동안 국내에서 충분히 입증된 자연치유 프로그램과 미생물 발효 농법을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 이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강인태 목사는 비만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인들에게 효소를 이용한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극동지역에 직접 진출해 보급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을 미생물 발효농법으로 현지에서 대량재배한다면 식량자급에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지난 여름 두 차례 연해주 농장을 방문해 농업 진출 문제를 협의한 바 있다.


강인태 목사가 전개하고 있는 둔대케노시스 교회의 신계몽운동은 교회가 이 땅의 현실을 단순히 비판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교육’과 ‘복지’ 부문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와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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