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치산업(process industry, 裝置産業) 생산수단으로서 각종 대규모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경상적(經常的)인 생산이 가능해지는 산업에는 석유정제업·석유화학, 화학공업·철강업·비철금속공업 이외에 자동차·조선(造船)·시멘트·펄프·인견(人絹)·합성섬유 등의 소재형(素材型) 산업이 이에 포함된다. 장치산업화에 의한 경영상의 이점은 양산(量産)에 의한 코스트 절감의 효과가 크므로, 거액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것이 많다.
설비의 근대화·대규모화로 장치 산업화할 수 있는 업종은 기술혁신이 진전됨에 따라 그 폭이 넓어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 경험이나 숙련, 감각 등 종래의 노동성질은 배제되고 그 대신 노동자의 과학적인 지식이 요구되며, 종래의 육체노동 대신 단순 정신노동이 지배적으로 된다.
자영업도 장치산업
석유화학단지 등이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장치산업에 대해 얘기하는 이유는 자영업에도 이런 장치산업이 있어서다. 장치산업은 대규모 장치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처음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후에는 기계와 원료가 돈을 벌어주는 산업을 말한다.
자영업에도 이와 비슷한 업종이 있다. 커피숍 프랜차이즈, 독서실, 고시원, PC방, 오락실 등등이다. 부동산에서 이러한 업종을 정확히 어떤 업종이라고 규정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필자는 이러한 업종을 시설투자 자영업이라고 부른다.
장치산업과 자영업 간에는 어떤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을까?
처음에는 대규모 인테리어를 통해서 깨끗하고 현대식의 장비를 들여놓아 장사가 잘 된다.
장치산업과 자영업 간 다른 점은 어떤 점일까?
장치산업은 시설노후화가 되어도 나오는 상품의 질이 문제가 없다면 팔리지만 시설투자 자영업은 시설이 노후화되고 상품의 질(커피 맛)이 예전과 동일해도 우중충한 낡은 시설 때문에 소비자가 안 온다는것이다.
그러니 몇 년 지나면 인테리어가 유행이 지나고 기계(PC, 오락기계, 독서실 책상, 고시원의 풀옵션 등)가 노후화 되어 손님이 안 오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인테리어를 꾸미고 PC 등을 교체하면 지금까지 벌어왔던 모든 이익금을 이 비용으로 털어 넣어 남는 것이 없는 구조가 된다.
자영업은 권리금 장사
라디오 경제프로그램 중 이러한 창업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곳에 창업컨설팅을 하는 사람이 아주 솔직하게 얘기한 적이 있다.
“이런 업종은 인테리어 싸움입니다. 유행만 있지 차별화 요소가 없어요. 그러므로 여기서 성공하려면 딱 한 가지 방법밖엔 없습니다.”
사회자가 어떤 방법이냐고 물어보자 이렇게 대답했다.
“독서실을 예를 들어본다면 무권리상가(권리금이 없는 상가)에 들어가서 인테리어 바르고 독서실 책상과 의자 등을 아주 최신식으로 해서 이용객을 끌어 모은 다음 6개월 정도 장사를 해서 입소문을 내고 풀(Full)로 잘 돌아갈 때 다른 사람에게 권리금 받고 얼른 던지고 나오는 식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장사가 잘 된다고 장사를 계속하게 되면 위에서 필자가 예를 든 바와 같이 이익금을 모두 인테리어와 장비 교체로 돈이 모두 들어가는 상황이 된다.
인테리어 교체 시까지 장사가 잘 되면 그나마 좋겠지만 재수 없으면 주변에 그 업종이 잘된다고 소문이 나면서 우후죽순으로 동일업종이 생겨 있던 손님 수가 반으로 줄게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러니 그러한 상황을 모르는 사람에게 빨리 뒤집어 씌워 그 이익을 취하는 식 밖에는 답이 없다는 거였다.
자영업 권리금 장사의 내막
자영업자가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사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권리금 장사를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슈퍼마켓을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스크림의 원가가 얼마나 할까? 두유는 원가가 얼마일까?”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물건을 아주 싸게 대줄 수도 있다고 한다면 두유가격이 시중에서 1천 원이라고 하면 원가가 100원일 수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 얼마 안 남은 재고를 공장에서 100원에 떼어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200원에 팔면 100%가 남는다.
‘물론 대량으로 사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이들이 하는 장사는 무엇일까?’
‘두유나 아이스크림을 싸게 파는 것일까?’
이들은 망한 슈퍼를 인수해서 유통기한 며칠 안 남은 물건을 대량으로 폭탄 세일한다.
시중 가격보다 90%를 깎아 10%선에서 폭탄세일을 한다면 물건 값이 싸니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몰릴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동네 부동산이나 기획부동산에 이 슈퍼를 매물로 내놓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이유가 장사가 잘되어서가 아니라 싸게 물건을 공급해서 폭탄세일을 한 결과라는 사실에 있다. 그런데 부동산을 통해 이곳에 온 투자자는 엄청나게 장사가 잘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슈퍼를 권리금 받고 이익을 보면서 전국을 권리금 장사를 하면서 돌아다니는 이들도 있다는 얘기다.
퇴직자 노리는 권리금 장사 조심
이러한 아이템은 주로 현재 유행하는 아이템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업종만 매번 바뀌고 있지 이러한 패턴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명예퇴직자, 은퇴자 등을 노리고 있다. 예전에는 PC방이 그랬고 현재는 커피전문점이 그렇다.
아무리 시설이 노후화되고 위치가 좋지 않아도 주인의 손맛이 좋으면 기를 쓰고 찾아가서 먹어주는 마니아가 있는 장사가 될 수 있는 업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장사에서 차별화 요소가 전혀 없는 이러한 시설투자 자영업을 누가 할까?’
주로 장사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공무원, 회사원, 교사 출신 등 세상과 동떨어져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풍파를 겪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신자유주의 열풍으로 명예퇴직이 일반화 된 요즘은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두 가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본다면 이렇다.
은퇴를 한 A라는 사람이 최근 유행한다는 커피전문점에 투자를 했다. 기존 점포에 권리금을 주고 인수했다. 무려 3억 원을 투자했는데 인수한 지 3달 만에 근처에 비슷한 커피전문점 6개가 들어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일건물에 요즘 유행하는 빙수전문점이 생겼다. 매출은 반 토막 이상 났고 결국 가게를 접었다. 명예퇴직금과 몇십 년 동안 모은 종자돈 3억을 겨우 몇개월 만에 모두 날리고 말았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예전에 그래픽 학원을 같이 다니던 나이 어린 동기 B가 있었다. 학원을 졸업할 때쯤에 그가 취직을 한 곳은 학원과는 전혀 관계없는 서울의 유명한 음식점 주방보조였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왜 그곳에 가게 되었느냐?”
B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식당 주인인데 한 10년쯤 이곳에서 일을 배워볼 작정이다. 주방보조로 일하면서 주방장의 노하우를 배우고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서빙을 해서 손님들을 접대하는 서비스도 배우겠다. 그리고 돈을 차곡차곡 모으겠다. 그러면 자신이 생각해도 성공할 자신이 생길 때가 10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때쯤 음식점 창업을 해볼까 생각한다.
그 후 그 후배 B가 음식점 창업을 했는지 했으면 성공을 했는지 필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창업을 했다면 성공할 확률은 은퇴해서 바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린 사람보다는 높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은 내 것이 아니고 잘 알지 못하고 투자를 하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