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하는데 있어 산업부문의 감축 기술 개발과 상용화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술 상용화를 무시한 과도한 목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의원회의실에서 ‘2035 NDC 산업부문 토론회’를 열고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의 2035년 감축목표(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2035년 국가감축목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정부의 '2035 NDC' 수립안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산업계·학계·시민단체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NDC는 파리협정 체제에서 각국이 스스로 정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다. 정부는 2035년까지의 감축 목표인 '2035 NDC'를 오는 11월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실장은 탄소중립 실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상용화 시점이 2035년 이후로 전망되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한 목표 설정을 당부했다.
남 실장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철강 산업의 핵심 감축기술인 수소환원제철이 이번 2035 NDC 안에 최소 150만t 규모로 반영되어 있으나, 업계에서는 상용설비 도입 시점을 2037년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정부는 2035 NDC 수립 시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핵심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NDC 목표는 배출권거래제 규제 수준과 직결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산업부문의 감축기술 발전 속도와 현장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35년 이전에 적용 가능한 감축수단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단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4가지다. 우선 2018년 대비 감축량을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48%로 하는 안과 함께 △53%(선형경로 기준) △61%(국제사회 권고) △65%(시민사회 권고) 등이다. 현재 2030 NDC는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48% 목표조차 버겁다는 입장이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실장은 “철강산업의 핵심 감축기술인 수소환원제철이 NDC(안)에 150만 톤 규모로 반영됐지만, 업계는 상용화 시점을 2037년으로 본다”며 “정부는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 시점을 감안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우리나라의 2035 NDC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정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 평균 감축률인 61% 이상에서 수립되어야 한다"며 "우리와 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으로 설정된 산업 부문 감축목표(21~30%)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관을 비롯해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영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실장,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박사,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