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적용한 LNG운반선으로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가스텍(Gastech) 2025’에서 소형 모듈 원자로(MSR, Molten Salt Reactor)를 추진 동력으로 활용한 17만4천㎥급 LNG운반선의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은 미국 선급협회(ABS)와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동시에 이뤄진 세계 첫 사례다.
이번에 적용된 MSR 개념설계는 삼성중공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수행했으며, 핵연료와 냉각재를 일체화한 액체 상태의 용융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전시회에서 MSR 추진선 외에도 다양한 친환경·디지털 융합 기술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같은 날 노르웨이 선급(DNV)으로부터 선체 최적화와 단열 성능을 개선한 8만㎥급 액화수소 운반선 인증을 받았고, 10일에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풍력보조추진장치를 탑재한 LNG운반선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또한 9~10일 이틀 동안 글로벌 5개 선급이 삼성중공업의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스냅 윈드 플로트(Snap Wind Float)’를 인증한다. 이 기술은 모듈화된 보강재(브레이스)를 컬럼 사이에 삽입하는 독창적 구조를 적용해 시공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디지털 기술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선사 ‘이스턴 퍼시픽 쉬핑(EPS)’과 협약을 맺고, 디지털 트윈 기반의 선박 생애주기 관리 솔루션 ‘DT-SLM’을 적용해 주요 장비의 성능 관리와 예지 보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은 “가스텍 2025는 삼성중공업의 친환경·디지털 전환 기술과 차세대 에너지 밸류 체인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