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신한투자증권의 미국 법인 인수설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이 미국 주식거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진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신한투자증권 미국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브로커딜러(Broker Dealer) 라이선스’가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미국 법인이 현지 주식 중개가 가능한 브로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개인 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이 신한투자증권 미국 법인을 인수하게 된다면 인프라와 인력, 거래 시스템 등도 그대로 확보할 수 있어, 초기 투자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증권사의 고객 기반이나 현지 네트워크를 함께 넘겨받을 수도 있다.
시기와 맞물려 신한투자증권은 해외 영업망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해외 사업의 선택과 집중를 위해 이미 지난 6월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철수했다. 중국 상하이 사무소 운영을 종료했다. 상하이 사무소는 지난 2008년 굿모닝신한증권 시절 설립했다.
나아가 미국 뉴욕 법인의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 1993년 설립한 뉴욕 현지 법인의 매각을 포함한 정리 방안을 최근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이 미국 법인 매각을 진행하면서, 유력 인수 후보자로 키움증권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미국 내 자회사 설립과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두 가지 방안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현지 법인을 세운 뒤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이었지만, 인수·합병(M&A)이 시장 진입 속도나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에서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직접 신청하면 승인까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키움증권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지난 3월 이사회에 진입한 뒤, 6월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된 김동준 의장이 미국 시장 진출에서 주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현지 진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