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뒤 국내 증시 부양책에 따른 기대감에 6월 한달간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섰다. 역대 월별 코스피 상승 수치로만 봐도 거래가 가장 활발한 7월인 점을 상기시켜볼 때, 이번달에도 '서머랠리'(Summer Rally)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를 합산한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5월 20조5000억원, 지난달 33조원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 60.9%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일에는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것으로 코스피 지수는 5월 5.51% 상승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지수 3000을 넘어서면서 상승률은 14%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 비상 계엄에 따른 탄핵 국면이 마무리되고 정치 불확실성이 사그라들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증권사 수수료 수입도 크게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높은 거래대금 수준이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하반기 동안 이어져 연간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주요 증권사 5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1조2천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코스피 등락을 월별로 살펴보면 상승장이 가장 많았던 달은 7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여름철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서머 랠리'라고 한다. 서머 랠리의 배경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주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미리 대규모로 주식을 사 놓는 관습에서 비롯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작성 기준 시점인 1980년 이후 지난달까지, 실제 코스피에서의 7월은 전월 대비 총 29회 상승하며 열두 달 중 상승 빈도가 가장 잦고 상승률도 양호했다. 7월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2.05%에 달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증시의 유동성이 풍부해져 높아진 주가 수준을 감당할 수 있고, 원화 강세 국면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시장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에 오름폭이 컸던 만큼 차익 실현 매물에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 임박에 따른 관세 부과 변동성과 2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