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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거제도 구경 한 번 해볼까?

다도해를 조망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운치를 느끼게 해


해양관광도시 거제도는 아름다운 볼거리와 신선한 먹을거리가 풍부해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은 곳이다. 사면으로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바다와 이곳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그 품질이 우수해 최고의 상품으로 친다고 한다.

 

가는 곳마다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거제도의 아름다운 비경. 그 중에서도 거제 8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천연 동백 숲과 수많은 종의 아열대 식물, 그리고 기암괴석과 공룡의 발자국이 발견되어 학술적인 가치까지 높다고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거제도의 비경인 외내도와 동백의 섬인 지심도를 둘러볼 계획으로 거제도를 찾았던 취재원은 바람이 너무 불어 배가 운행을 중단한 관계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바람의 언덕과 해안의 비경을 전망할 수 있는 홍표 해안 비경 전망대, 그리고 거제도에 오면 꼭 한 번쯤은 들려야 할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바람의 언덕이다. 도장포 어촌마을의 나지막한 언덕 위에 우뚝 선 풍차,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풍차까지 오르는 언덕은 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바다의 풍경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오르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주었다. 바람의 언덕은 풍차가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라고 했다.

 

이날 가을바람치곤 꽤나 찬바람이었는데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많았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숨소리가 조금은 가빠보였지만 그들의 입에서는 어머~기가 막힌다라는 감탄사가 연신 쏟아졌다. 어린 아이마냥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는 장년층의 해맑은 모습과 젊은 연인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파도소리에 실려 묘한 화음을 만들어 냈다.

 

꼭대기에 자리 잡은 풍차는 웅장해 보였다. 풍차의 몸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낙서가 많았는데 젊은 연인의 영원한 사랑약속에서부터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소소한 소망까지 이곳을 다녀간 이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풍차 바로 앞 벤치에는 젊은 연인 둘이 셀카 봉을 이용해 자신들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고, 또 다른 벤치에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서 밀려드는 파도에 세상의 고민을 털어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 모습이 어느새 성금 다가와 버린 가을과 닮았다는 생각에 살포시 미소가 떠올랐다    


풍차가 서 있는 언덕 아래에는 마치 깎아내려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듯(원래 자연적인 곳) 널따란 평지가 있었다. 둘레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았고 적당한 위치에는 벤치를 만들어서 이곳을 찾는 나그네들의 쉼터를 제공하고 있었다. 거제를 소개하는 안내서에는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잡고 앉아 주변의 경관들과 함께 탁 트인 다도해를 조망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운치를 느끼게 한다고 적고 있었다.

    

작고 아담한 어촌마을

풍차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엔 작은 어촌마을이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정겹던지 처음 찾는 이에게도 익숙함을 느끼게 했다. 마을 안에는 작은 골목들이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었는데 좁은 골목길을 오르다 아주 작은 교회와 마주했다. 안내판에 적힌 순례자의 교회라는 글씨가 유독 눈길을 끌었는데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본 교회는 아주 작고 아담한 방 이었다.

    

올망졸망한 섬을 한눈에 


자리를 옮겨 오른 곳은 망산 자락 밑에 올망졸망한 섬들을 볼 수 있는 전망대였다. 이곳에서는 기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대소병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안내자의 설명에 의하면 한려수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운이 좋은 날에는 해무에 싸인 홍포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운 좋은 날을 택해 아름다운 풍광을 구경해 보길 바란다.

 

이날의 아쉬움은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5km 떨어져 있는 지심도를 가볼 수 없다는 거였다. 안내자는 동백나무가 숲 전제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봄이면 섬 곳곳이 붉은 동백꽃이 만개하고 오솔길을 걸으면서 감상하는 바다의 절경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전쟁의 역사를 알리는 산 교육장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이곳은 1950625일 한국동란 발발에 의해 195011월 포로수용소를 설치하여 인민군 포로 15, 중공군 포로 2만 등 17만 명의 포로를 수용했던 곳이다. 현재는 당시의 자료와 기록물을 바탕으로 생활상의 일부를 재현해 전쟁의 역사를 알리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적공원 평화파크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흥남철수작전기념비이다. 가용 굳세어라 금순아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흥남철수작전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탑인데 그 앞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한국 전쟁 당시인 19501224일 흥남부두에서 민간인 10만 명을 성공적으로 탈출시켜 거제도로 후송하여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인도주의적인 작전으로 평가받는 흥남철수작전의 뜻을 되새기고 후세에 길이 전하고자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기념비를 2005527일 건립하였다.”

 

기념비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2004921일 기네스북에 등재된 메러디스 빅토리호이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서 14천여 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안전하게 철수시켜 전쟁 역사상 가장 인도주의적이고 성공적인 작전으로 세계 전쟁사에 기록되고 있는 이 배는, 세계 전쟁사에서 단일 선박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로 알려져 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01223. 함경남도 흥남부두는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로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중공군에 밀려 함흥과 흥남까지 내려온 유엔사령부는 남쪽으로의 후퇴를 결심하게 되고 흥남철수 마지막 날인 23, 미국 화물선인 7600톤급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운명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레너드 라우선장과 로버트 러니 사무장을 비롯한 47명의 선원들은 하느님께 운명을 맡기자2천 이상을 태우기 힘든 배에 14천여 명의 피난민들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떠나 25일 낮 12시 거제도 장승포한에 도착한다. 한 겨울 강추위 속에서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도착한 이 배에는 그 사이 새로운 생명 5명이 태어났다.

 

죽음을 무릅쓴 필사적인 탈출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 경이로움을 보고 미국 선원들은 한국의 김치가 생간난다며 출생한 순서대로 김치 원, 김치 투, 침치 쓰리, 침치 포, 김치 파이브라는 이름을 지어 줬다. 당시 배안에서 태어난 5명 중 한 사람인 김치 파이브씨는 현재 거제도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 아닌가

 

 

생생한 포로 현장...그리고 아픔이 고스란히 간직


포로수용소를 관람하려면 가장 먼저 표를 사야 했다. 입장료는 어른은 7(단체 5천원), 청소년, 군인은 5,000(단체 3,500), 어린이는 3,000(2,000))이었고, 관람시간은 성수기와 비수기로 나눠서 운영되고 있었다.(3~10월은 오전 9~오후 6, 11~2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 여름성수기인 720일부터 815일까지는 오전 830분부터 오후 630)

 

표를 사들고 관람방향이라는 안내판에 따라 이동하게 되면 여러 개의 전시관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1950625일 새벽 4시를 기해 북한군이 38도선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기습공격을 개시하고 불법남침을 감행한 당시를 재연한 북한군 남침과 전쟁발발에서 휴전에 이르기까지 한국전쟁의 참전 16개국 현황, 피해현황, 전쟁 속삶의 모습 등이 재현되어 있다.

 

국내최초, 그리고 단일 최대 규모라는 디오라마 관에는 거제도포로수용소의 배치상황과 생활상 폭동현장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었다. 너무나 처참해 가슴이 미어지는 당시의 모습들은 우리들이 어떤 마음가짐과 역사인식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듯했다.

 

이제 자유의 품으로...포로귀한 및 송환 기차

 

여러 곳을 둘러봤다면 야외를 둘러 볼 차례다. 가장 먼저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중공군이 참전으로 국군이 다시 후퇴하게 되자 피난민들이 폭파된 평양의 대동강 철교였다. 자유를 항해 처절하고 험난한 피난길에 오르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는데 필사적인 탈출을 위해 피난길에 올랐지만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끊어진 철교 위와 아래의 절규가 들리는 듯 했다

 

몇 발자국을 걸어 아래로 내려오면 이제 자유의 품으로...’라는 글씨가 선명한 포로귀한 및 송환 기차와 마주하게 된다. 아직도 그때의 아픔을 토해내듯 우렁찬 기관차소리를 내고 있는 기차 앞에서는 취재원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조차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외에도 기념청동 조형물로 6.25참전 16개국 지도와 국기를 담고 있는 철모광장, M577 장갑차, M46 전차, UH-1헬기, 2,5톤 카고 등 군수품을 전시하고 있는 무기전시장, 포로수용소 유적박물관 등 어딜 둘러봐도 그날의 아픔이 전해졌다.

 

아바타포 체험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롤러코스터와 짚 라인의 장점을 살린 체험시설로 포로석방을 스토리화해서 과거로의 여행을 체험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그날의 아픔을 알려주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중학생과 일반인들이 단체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깔깔대던 여학생들의 표정이 포로생활관과 체험관을 둘러본 후에는 어딘지 모르게 숙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기념촬영 코너에 다다라서는 어느새 깔깔대며 웃는 모습을 보며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한 학생에게 여기를 둘러 본 소감을 묻자 우리 과거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조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고통스럽게 우리나라를 지켜온 줄은 몰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한 번쯤 둘러봤으면 한다고 기특한 소감을 전했다.

 

잠시 둘러본 거제도는 볼거리가 가득한 보물창고와도 같았다. 어딜 가든 보이는 시원한 바다풍경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벗어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테마별 전시된 전시관과 잔족유적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조국분단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찾아가 비극의 역사인식과 함께 아픔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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