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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능기부, 올바른 인식과 활용이 우선돼야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는 재능기부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재능기부는 분명 긍정적인 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이 시대의 숨은 아픔이 묻어있기도 하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재능기부의 세계를 담아봤다

  

재능기부, 왜 이렇게 많아졌나 


진로상담협회는 진로상담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진로상담협회는 재능기부 매칭사이트를 통해 교사, 학부모,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로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사에게는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로상담 기법을 제공하며, 부모에게는 적절하게 자녀의 진로결정을 돕도록 하며, 학생들에게는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한다. 진로상담협회가 재능기부를 처음 실시했던 2012년 당시에는 사람들이 진로상담 자체를 생소하게 여겨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상담이라고 하면 정신병원에서 정신감정을 하는 것으로 오해해서 상담실에 드나드는 것을 꺼려했다. 학교에서도 약간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보내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자유학기제가 시범운영되면서 재능기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유 학기제는 현 정부가 내세운 핵심교육 공약으로, 중학생이 한 학기 동안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진로탐색에 나서는 제도를 말한다. 자유학기제 기간 내에 교육과정은 국··수 등 기본과정과 자율과정이 함께 운영되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어 학생들 은 교과과정 부담없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자율과정은 진로탐색활동과 동아리활동, 예술 및 체육 활동, 자유교과활동이 있어서 학생들이 다방면에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육부에서는 20134월 전국 42개 연구학교를 발표해 자유학기제를 시범운영했으며, 지난해와 올해에는 신청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될 예정이다. 그 모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로 추정되며, 아일랜드에서는 전담교사가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일선교사가 업무를 관할한다. 교과과정과 자율과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선교사들의 입장에선 어찌보면 날벼락과 같은 일인 셈이다. 그래서 일부 교사들은 형식적으로 자율과정 내의 진로상담 프로그램을 운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뭐 하나 좋다고 하면 너도 나도 따라하는 국민습성 상 중학교에서만 실시되는 자유학기제의 유형들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실시된다. 교사의 부담을 덜기위해 강사 한 사람으로 수업이 가능한 재능기부로 대체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재능기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진로상담협회에서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면서 변화된 사회상을 고스란히 확인하고 있다. 학교 교사들이 재능기부로 오는 진로상담자들을 의무적으로 대하는 측면이 짙어진 것이다. 자유학기제로 재능기부가 많아지면서 교사들이 재능기부자들을 당연시하는 상황도 문제다. 최근에는 사건사고도 많다보니 외부인의 출입을 꺼리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재능기부를 하려고 와도 성폭력조회서에 동의해야 하고 주민등록증도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낯선 외부인을 대하는 일선교사들의 시선도 달갑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재능기부자들은 좋은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가 기분이 상해서 학교를 나선다.


진로상담협회의 상담사들처럼 전문적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전문직 종사자들도 학생들의 진로탐색과정을 돕고자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교사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무관심에 상처를 받고 다시는 재능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진로상담협회는 학교에서의 진로상담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로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유료프로그램도 있지만 재능기부를 통해 무료상담도 진행한다. 그런데 똑같은 상담인데도 유료냐 무료냐에 따라 상담사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한다. 협회에서 무료로 진로상담을 하면, 상담대상자들은 상담시간도 잘 지키지 않고 상담사를 대하는 태도마저 부정적이다. ‘공짜니까 대충하는 거 아냐?’, ‘이런 걸 왜 물어보지?’라는 시선으로 상담사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재능기부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계에 퍼진 독버섯, 재능기부 


재능기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변질된 경우는 예술이나 연예계 쪽에서 가장 많다. 흔히들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가수들이나 작가, 화가 등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관공서나 공연기획자들은 이들을 섭외하는 순간부터 무조건 재능기부를 내세운다. 한 작가는 기본적인 생계도 어려운 예술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재능기부는 스스로가 선택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사회적 환원인데, 이를 반 강제적으로 강요하는 현 세대가 개탄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재능기부는 형편이 어려운 약자들에게 치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여건이 되는 유명 예술인이나 연예인들에게는 재능기부라는 말 자체를 꺼내지 않으니 형평성의 논리에서 어긋난다는 주장을펼쳤다.

또 다른 예술가는 문화예술인에게 계속 재능기부를 강요하다 보면 다음 세대를 위한 양질의 문화예술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재능기부는 문화예술의 싹을 잘라버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우리 세대가 저렴하게 문화예술을 즐긴다면 저렴한 문화예술만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인에게 합당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혼과 열정이 담긴 문화예술이 꽃피울 것이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잘 나가는 직업이 아닌 올바른 진로

 

재능기부가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과 인식으로 그 좋은 취지가 퇴색된 면도 있지만, 재능기부는 뜻하지 않은 기쁨을 제공하기도 한다. 진로상담협회의 이임경 팀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단지 삼성 같은 대기업에 들어가겠다, 공무원이 되겠다, 의사가 되겠다는 식으로 직업을 정해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상담을 문의해 오는 것이다.


이임경 팀장은 중요한 것은 직업이 아니라 진로라고 강조했다. 진로를 결정할 때는 흥미, 적성, 가치관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무작정 어느 직업이 돈을 잘 버니까, 혹은 어느 직업이 안정적이니까 그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이렇게 찾아온 상담대상자에게 적합한 진로를 탐색하도록 도와주며 작게나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이 진로를 상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이 자신에게 알맞은 진로를 확인한 후에 상담실을 나설 때는 변화가 있음을 확신했다. 비록 여전히 백수일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무턱대고 취직부터 하고 보자는 백수였다면 상담 후에는 진로를 위해 노력하는 백수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팀장은 진로상담의 혜택을 받지 못한 중년층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도 전했다. 한 잡페어에서 이 팀장은 자신의 아버지뻘 되는 60대 초반의 중년남성에게 진로상담했다. 이 중년남성은 홀랜드 진로탐색 검사에서 I형으로 연구형이 나왔다. 하지만 이 중년남성은 지금까지 물류유통업에서 단순히 택배상자들을 분류하는 직무를 30년 이상 해오다가 최근 퇴직했다. 그 중년신사는 돈을 많이 안 벌어도 좋으니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했다.


이 팀장이 한 번은 게임을 좋아하는 조카에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고 한다. 조카는 장래희망이 프로게이머라고 했다. 그런데 가만히 조카의 노트를 들여다보니 곳곳에 게임 캐릭터들이 얽히고 섥혀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조카는 연예인이나 친구들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재구성해 봤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즉시 조카가 프로게이머보다는 게임기획자가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처럼 이 팀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올바른 진로탐색을 도와줄 때 이 일을 잘 하고 있구나라고 깨닫는다.


이 팀장은 진로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가끔 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저들에게 해주고 있구나라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 위해 이 일을 하는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재능기부는 그동안 급격한 산업화로 우리 사회에서 잊혀졌던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는 사회환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능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활용에 있어서는 부족한 면도 있다. 좋은 취지에서 하는 만큼, 재능기부자와 재능기부 수혜자가 모두 행복한 방향으로 발전되기를 기원해 본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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