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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나무심기는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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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식목일이다. 70~80년대만 해도 식목일이면 너도나도 산으로 올라가 나무를 심었다. 황폐화된 국토를 살리자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정부의 녹화사업이 어우러지면서 우리 국토는 점차 푸르름을 회복해갔다. 이제 전 국토의 70% 이상이 숲으로 우거지게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식목일은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수원(水源)함양, 토사유출방지, 공기정화, 스트레스 해소 등 우리가 살아가는 데 유익한 기능들을 지닌 나무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무의 소중함을 전하며 나무심기에 앞장서고 있는 시민단체와 기업들을 찾아가 그들의 활동을 살펴봤다 


트리 허그기네스북에 도전하다

 

산림청은 지난 321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을 기념하여 트리 허그(Tree Hug)’ 행사를 진행했 다. 트리 허그는 1970년대 인도에서 벌목 반대 비폭 력 운동으로 시작되었으며, 1분 이상 나무를 안아 주는 행사다. 지금까지 트리 허그 기네스북 기록은 20137월 미국 포틀랜드에서 세운 936명이었다.


국립수목원에서 진행된 트리 허그 행사에는 가족 이나 학생단체 등 많은 이들이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등록부스에서는 참가신청자 중 나 이가 너무 어려 나무를 1분 동안 안을 수 없다고 판 단되는 유아들은 참가명단에서 제외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원이 넘쳐 커 트라인을 정하느라 운영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도 했다.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서는 체계적이고 정확한 행사진행을 위해 A부터 Y까지 구역을 나눴 으며, 각 구역별로 인근 부대의 국군장병들이 참가 자들에게 대회참여방법을 설명하며 행사의 진행을 도왔다.


행사가 시작되자 참가자 1226명이 도전개시 신호에 맞춰 3분 동안 나무를 안았다. 참가자들은 나무야 사랑해를 외치며 나무를 있는 힘껏 안았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친 산림청 관계자는 이날 도전과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 참가자 명단을 기네스북에 보내 45일 식목일 이전까지 세계기록 경신여부를 판정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행사에 직접 참가한 신원섭 산림청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산림 녹화성공국이라고 운을 뗀 뒤, “앞으로 우리의 녹화사업의 성공적인 노하우를 동남아시아나 세계에 알리고 숲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참가자 김모씨(, 36)급속한 도시화와 도심생활로 흙과 나무를 직접 만져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참가를 계기로 가족들과 함께 숲을 거닐며 좋은 쉼을 얻게 된 거 같아 뿌듯하다며 참가소감을 말했다. 그밖에 다른 참가자들도 하나같이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 는 커피프랜차이즈 기업 주커피가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기도 했다.


    

커피 한잔으로 전하는 나무사랑


주커피의 모기업인 태영에프앤비() 민경식 국내사업부 이사를 만나 이날 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민 이사는 이번 행사가 국민들에게 나무의 소중함을 알리고 숲을 보존하자는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함께 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주커피는 자연과 가까운 동물과 자연을 담은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커피숍이어서, ‘숲과 자연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산림청의 행사와도 잘 매치된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이번 행사 참여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커피는 지난해에도 산림청이 광화문에서 진행한 내 나무 갖기행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행사에서는 나무들의 비료로 유용한 커피찌꺼기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졌으며 무료커피도 제공했다.


지난 311일에는 산림청과 MOU를 체결했으며 향후 나무심기 활성화와 나무의 소중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데 나설 계획이다. 민 이사는 “70~80년대에 피폐했던 우리 국토를 살리기 위해 전 국민이 나서서 나무를 심어서 지금처럼 아름다운 숲이 조성되었는데, 이걸 자라나는 세대들이 모르고 그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커피는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나무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가꿈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나이를 위해 나무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팜플렛이나 각종 자료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무궁무진한 숲의 가치

 

1998년부터 다양한 숲 가꾸기 활동을 통해 숲의 가치를 발굴하고 공유해 온 생명의 숲도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생명의 숲 유영민 사무처장은 나무가 지니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유 사무처장은 숲의 기능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공유기능이다. 이 기능에는 수원함양, 토사유출방지, 공기정화, 산림휴양, 치유, 자연경관, 생물다양성보존 등이 있다.


산림과학원은 2010년에 숲의 공익적 기능이 연간 11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유 사무처장은 이러한 기능들이 인간의 생존을 위한 1차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은 2차적 조건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면산 사태를 보더라도 숲이 보호되어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고 밝혔다.


20117월 서울 강남에서 토사물이 인근 주택을 덮쳐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으나 숲이 사라지면서 토사유출방지 기능이 멈춘 것은 주요원인 중 하나이다. 둘째,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제공하는 생태계 기능이다. 우리는 숲을 통해서 열매, 목재, 약초 등 부차적인 물질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화장품 원재료로 쓰이는 구상나무 추출액,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에 좋은 피톤치드를 얻을 수도 있다. 셋째, 조절기능이다. 숲은 기후변화와 질병을 조절하고 수질을 정화하여, 사람의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작용을 한다. 넷째, 문화적 기능이다. 숲은 미적 가치, 영적 가치, 교육적 가치를 제공하며, 레크레이션과 같은 휴양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다.


유 사무처장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숲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들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숲을 가꾸는 이유에 있어서는 과거와 달라진 점이 많다. 과거에는 황폐한 우리 국토를 살리기 위한 절박함 때문이었지만, 오늘날은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을 가꾸기 위한 생활편익적 목적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과거에는 도심을 벗어난 원거리로 나가 나무를 심은 반면, 최근에는 근거리 생활권에 나무를 심는 활동이 늘고 있다.

 

숲의 소중함을 알리는 활동

생명의 숲은 우리에게 유익한 숲의 기능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민의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는 활동은 숲을 직접 만져보고 느끼면서 숲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연이라는 존재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숲해설, 숲치유, 숲놀이 등이 이에 속한다. 또한 국민의 생태적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활동은 숲이 좋다는 것을 표현하거나 숲에게 해로운 행위는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숲을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고 좋았던 마음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자기 생활권 주변에 나무를 심을 수도 있다. 또는 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나뭇가지를 꺾거나 등 산로 외의 길은 가지 않는 행위도 이에 속한다.


숲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면 숲의 가치를 나누는 활동도 필요하다. 생명의 숲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숲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숲의 소중함을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유 사무처장은 우리나라는 숲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숲이 풍부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정작 생활권에서는 숲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WHO에서는 1인당 녹지권고량을 9로 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인구 1천만명이 사는 서울은 남산이나 북한산 같이 멀리 있는 산을 제외하고 생활권 숲만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5~6에 불과하다.


그는 스마트폰 세대로 불리는 청소년들의 감성이 메말라 가는 것은 숲을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은 사이버상에서 사람이나 동물을 쉽게 죽이다보니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다. 이들이 숲과 함께 한다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그는 자연 속을 뛰어다니며 나무를 만지고 야생동물과 마주하면 생명존중의식이 생기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게임 하다보면 숲이 조성된다

   

트리플래닛은 자라나는 세대가 나무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기업이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팬들은 지난해 818일 국회의사당 인근에 지드래곤 숲을 조성했다. 이는 트리플래닛이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스타의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숲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모금액을 받은 후 모금 조성 후 1~2개월 이내에 숲을 조성해주는 사업이다. 숲을 조성하고 나서는 현판을 설치하고 언론 및 트리 플래닛 SNS를 통해 숲조성 인증을 한다.


지난해 1231일까지 크라우드 펀딩으로 조성된 숲은 EXO 백현 숲, 소녀시대 써니 숲, 2PM 준케이 숲, 하정우 숲, 이효리 숲, 신화 숲 등 40개에 이른다. 스타 숲조성은 해외 팬들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카라 팬들은 2011년 지진피해를 겪었던 지역에 소나무를 심고자 모금액을 모았다. 당시 쓰나미가 몰려와 마을이 수몰될 위기에 처했지만 소나무가 이것을 막아줘 건물이 살아남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카라 팬들은 비록 마을은 구했지만 다 쓰러져 버린 소나무 숲을 새로 조성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트리플래닛은 크라우드 펀딩과 더불어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서도 숲을 조성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Treeplanet’이라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 속 비료, 물뿌리개 아이템으로 가상의 나무를 키우다 보면, 게임 속 아이템에 광고를 노출한 기업들의 광고비로 실제 숲이 조성되는 방식이다. 트리플래닛 게임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5432회에 달하고, 게임을 통해 2014년 한 해 동안 나무를 가장 많이 심은 사람은 1113그루를 심은 나무심기왕(닉네임)이다. 지금까지 트리플래닛은 크라우드 펀딩과 게임을 통해 10개국 74개 숲에 506923그루를 심었다.


나무는 자연보호의 근간이라고 생각해요. 나무는 야생동물에게 아파트 같은 존재거든요. 나무가 있어야 동물들이 찾아오고 또 다른 식물이 자라고 곤충들도 모여듭니다.” 트리플래닛 정민철 이사는 숲의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에서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닝샤회족자치구는 황사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숲조성이 시급한 지역이다. 트리플래닛은 한화그룹과 함께 이곳에 사막 버드나무 20만그 루를 심었다.


정 이사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들은 어떤 신혼부부라고 했다. 그들은 결혼 기념으로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나무를 심고 싶다고 했다. 포항지역에서 산불로 망가진 숲에 나무를 심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정 이사는 이 부부를 통해 숲의 영원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격해 했다. 국토의 70%를 숲이 차지하면서 사람들이 숲의 소중함을 잊어버린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이 를 전하려는 사회 곳곳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지금도 푸르른 숲을 향유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들을 응원하고 작게나마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겠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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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충주·음성 확산...단양군도 의심 신고
'나무의 암'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충북 충주에 있는 과수원 2곳에서도 확인됐다. 17일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13일 충주시 동량면 소재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충주 10곳(3.8㏊), 음성 1곳(0.2㏊)으로 확산했다. 또 단양군 대강면 소재 과수원 1곳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 중이다. 시는 전날까지 확진 판정이 나온 7농가 3.84㏊ 과수원을 대상으로 매몰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의심증상이 발견됐던 산척면 송강리 사과 과수원 1곳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정당국은 발생 과수원에 대해 출입 제한조치를 내리는 한편 감염나무 제거와 생석회 살포, 매몰 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정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농가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역학조사하고, 도농업기술원 및 일선 시·군 종합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충주·음성과 인접한 시·군의 과수 재배지역에 대한 예찰도 강화했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으려면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농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며 "농작업 때에도 도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다른 과수원 출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