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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국내외 469명 작가와 총 104개 부스 참여

국내외 469명의 작가와 총 104개의 부스에 참여한 ‘2014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가 지난 10월 1일~5일까지 청주 KT&G 옛 제조창 비엔날레 전시장과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페어에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벨기에, 영국, 일본, 중국, 대만, 스페인 등 8개국의 작가들이 참여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현장을 스케치했다.

 

단순히 만들어진 공예품을 팔고 사는 게 아니라 소통과 융합을 통해 감성적으로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이번 페어에서는 ‘진화하는 공예, 조화의 공예’라는 테마로 음식, 음악, 정원, 레져, 카페, 옛물건, 농축산물 등 우리 삶과 함께 하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기획존, 지역공예존, 산업공예존, 교육존으로 나뉘어서 전시된 전시장에는 청주대학교, 국민대학교, 난계국악기제작촌이 관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페어가 열리는 동안 야외광장에서는 거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 저렴한 가격의 핸드메이드 상품과 만날 수 있었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페어는 국내외의 공예작가와 공방, 갤러리에게 우수 공예상품의 유통활로를 열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더불어 청주를 공예의 판매와 유통 중심지로 부상시키고자 올해 첫발을 내딛는 행사로 진행됐다.

 

핸드메이드 자전거 프레임 공방 ‘루키바이크’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자전거 매니아층 사이에서는 꾸준히 입에 오르내리는 업체가 루키바이크이다. 시중에 있는 자전거란 자전거는 ’탈 만큼 다 타봐서’ 이제는 브랜드 자전거가 싫다는 매니아들이 자신만의 자전거를 타고 싶어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자전거들이 복제품을 찍어내듯 기계로 제작되지만, 루키바이크는 손으로 제작하던 전통의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다. 고객의 신체치수를 재고 각 개인에 맞춰 프레임을 제작하는 것이 루키바이크의 핵심영역이나, 주문에 따라선 모든 부품을 조립해서 제작하기도 한다.


루키바이크 이정훈 빌더는 “루키바이크의 장점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클래식한 멋이 있고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세상에서 하나 뿐인 자전거를 가질 수 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핸드메이드 자전거의 저변이 확대되지 않아 국내 구매자들은 이탈리아나 미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핸드메이드를 ‘직구’하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가 좋아서 다양한 자전거를 타봤다는 이 대표는 해외 ‘직구’ 시에 비용적, 시간적, 언어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아 이 사업을 시작했다. 누구보다 매니아의 마음을 잘 아는 그가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 프레임을 자르고 조이는 열정을 통해 청주공예 축제의 밤은 더욱 깊어갔다.


한지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한지산업지원센터’


흔히 ‘한지’라고 하면 서예나 동양화를 담아내는 서화용지를 떠올린다. 한지산업지원센터는 한지의 이
런 단편적인 쓰임을 뛰어넘어 다양한 쓰임을 개발하는 곳이다. 임현아 연구개발실장은 한지의 쓰임에 따라 크게 3개 군으로 분류했다. 산업군은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하고 재생산이 가능해야 하며, 벽지, 창호지, 장판지, 포장용지 등이 이에 속한다. 공예군은 닥종이인형 등 공예작품을 만들 때 활용하는 한지이며, 최근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쓰인다. 전통지군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뜨는 한지로, 문화재 보수, 기록용지 등에 주로 쓰이나 최근에는 벽지로도 그 쓰임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임현아 실장은 “한지업체가 30여 개에 불과하며, 매출액 규모는 수익 추정이 쉽지 않은 공예분야를 합쳐도 약 500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반 제지산업 업체인 한솔제지가 지난해 1조9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에 비하면 열악한 수준이다. 21세기 한지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한지산업지원센터는 한지의 개발 및 저변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지수요증가를 위한 시장성 있는 한지 상품 개발은 물론, 한지관련 디자인 자료 및 시장정보 등을 관리함으로써 디자인개발의 기초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한지산업 세미나와 한지산업 실무교육, 전시, 체험행사 등을 통해 한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춤추는 북카페’


“우리 모두가 함께 춤출 수 있는 세상을 만듭니다.” 장애인들이 직접 로스팅해서 만든 신선한 커피를 판매하는 ‘춤추는 북카페’는 중증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실무교육을 통해 함께 일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춤추는 북카페는 장애인 직업훈련과 더불어, 도서 기부사업, 재능기부, 후원 및 봉사를 통해 국민들이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현재 춤추는 북카페는 네 개 매장이 있다. 충북 보건의료행정타운점, 충북 테크노파크점, 청주 신미술관점 등 세 개의 매장과 장애인보호작업장 겸 매장인 충북대학교점(본점)이 그것이다.

 

춤추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의 김윤모 대표는 “보통 중증장애인들을 직업교육 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춤추는 북카페를 통해 스스로 커피를 내리는 등 여러 기능을 잘 감당하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일반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춤추는 북카페는 초정秀 더치커피도 판매하고 있다. 더치커피는 17세기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했던 커피로, 10~12시간 정도 한 방울씩 천천히 내려서 향이 좋고 부드러운 커피로 유명하다. 초정수 더치커피는 보호작업장에서 갓 볶은 신선한 아리비카 원두만 사용하며, 커피와 섞는 물도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청주 초정리 광천수로 만들고 있다.


은퇴자들이 활동하는 ‘보은짚풀공예법인’


지역에 기반을 둔 전통공예작가들과 작지만 강한 스타공방 등 충북의 19개 공방이 소개되고 있는 산업공예존은 현대 공예산업의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35개 공예공방이 기량을 펼쳤다. 보은짚풀공예법인은 교사, 공무원 등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10여명의 은퇴자들이 활동하는 짚풀공예 마을기업이다. 2011년도에 설립된 이래 같은 해 청주 한국공예관에서 1회 전시회를, 2012년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2회 전시회를 연 바 있다. 보은짚풀공예법인 이강록 사무장은 이곳에서 제작하는 짚풀공예제품에 대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짚풀을 사용해 건강과 환경에 좋은 웰빙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친환경농사를 짓는 보은군 마로면 백록동에서 계약재배로 생산된 짚풀을 이틀 동안 90도의 고열로 건조시켜 말린다.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부러지지 않는 짚풀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개량이 많이 된 일반볏짚이 아니라 찰볏짚을 쓴다. 짚풀에는 친환경 미생물인 바실루스균이 많아 항균작용과 냄새제거 등에 탁월하다.

 

짚풀은 따뜻하고 차가운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어 짚풀공예제품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뽀송뽀송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은짚풀공예법인은 주로 맷방석과 바구니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주문에 따라서는 틀을 짜서 테이블이나 흔들의자도 만든다. 이처럼 탄탄한 것을 만들어야 할 때는 모시나 삿갓사초와 같이 더 질긴 풀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흔들의자는 이번 청주공예페어에서 판매됐는데 구매한 고객이 “아무리 오래 앉아있어도 엉덩이가 배기지 않고 잠이 솔솔 온다”며 지금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무장은 “은퇴자들이 노년에도 짚풀공예작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작품과 짚풀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청주공예페어에서 짚풀공예가 다른 공예작품과 비교해 색다른 작품으로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 웰빙제품으로 젊은 고객들에게도 어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조적 생활공간 추구하는 ‘블록’


산업공예존에서는 금속공예업체 ‘블록’과 3D펜을 들고 나온 ‘에일리언테크놀로지아시아’가 주목된다. 블록은 국민대 금속공예대학원을 졸업한 이재훈, 이상민 씨가 지난 8월 설립한 조명 및 테이블용품 회사다. 이번 청주공예페어를 비롯해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온라인·오프라인 업체 6곳에 입점계약을 따낸 실력파들이다. 이재훈 대표는 “어릴 때부터 천편일률적인 형광등과 백열등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조명의 감성적이고 이색적인 분위기와 빛의 따뜻함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며 “자신이 원하는 조명을 찾아서 생활공간을 꾸미는 라이프스타일을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빈티지조명 등이 고가에 팔리는 추세인 데 비해 간접조명 공산품들은 퀄리티가 뛰어나지도 않으면서 가격도 비싸다”며 “우리가 만들면 더 좋은 제품을 실용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공예작품에 대해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낀다”며 “공예작품이지만 실용적인 작품을 선보여 사람들이 더 많이 찾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주공예페어에 대해서는 부스가 안쪽에 배치돼 홍보가 다소 미흡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3D펜으로 주목받은 ‘에일리언테크놀로지아시아’


에일리언테크놀로지아시아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자바코드 판매업체로 지난 해 3D솔루션사업부가 생기면서 3D프린터, 3D펜 등을 판매하고 있다. 3D펜은 플라스틱을 고열로 액체화시킨 후 상온으로 표출되면 바로 응고되는 성질을 이용해 입체적인 도형을 만들 수 있는 3D하드웨어 제품이다. 박지혁 3D솔루션사업부 주임은 “창의교육이 이슈가 되면서 그동안 3D펜은 과학교실 등에서 교육용 교구로 많이 쓰였다”며 “앞으로 공예분야로 전망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공예페어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주임은 “공예소재는 도자기, 유리 등 아주 다양하다. 3D펜은 플라스틱 공예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예소재이자 도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예페어에서 3D솔루션사업부는 3D펜 체험을 위주로 진행했다. 관람객들은 3D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다들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주임은 “앞으로 3D펜을 공예 등 예술적인 분야로 접근시키는 노력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연초제조창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공예가 곧 인간 삶이다’ 홀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함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함께 하면서 가치를 더하고 결속력을 높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든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의 삶이다. 텅 빈 공간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고 시민들의 꿈을 담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웅비(雄飛)한다는 의미를 담았던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청주연초제조창이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MeCONOMY Nov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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