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3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수입품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적용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의 수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기준으로 약 135억달러(한화 약 19조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을 미국에 수출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완성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이번에는 부품까지 확대 적용한다. 다만, 미국 내에서 제조된 자동차의 부품 중 일부는 예외가 적용된다. 미국 내 조립 차량의 15% 수준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1년간 관세가 면제되며, 이후에는 10%까지 낮춰 적용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품목은 미 무역대표부(USTR)의 HTS 코드 기준으로 332개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는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외에도 기타 산업용 부품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한국산 부품은 미국 자동차 부품 전체 수입에서 6.4%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모터 등 전동화 부품(30억달러) ▲차체 및 섀시 부품(30억달러) ▲전자장비(25억달러) ▲엔진(13억달러) ▲타이어 및 튜브(8억달러) 등이다.
무협은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거래선을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품질과 신뢰성이 중요한 산업 특성상 기존 협력사를 쉽게 대체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와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협은 올해 하반기 개시될 예정인 USMCA 재협상에서 원산지 규정 강화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윤식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정책 추적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국내 기업들도 수출처 다변화나 생산거점 재편 등 장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