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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관세 전쟁보다 기후 위기가 진짜 경제 재앙

 

◇기본 시나리오가 된 세계 기온 섭씨 3도 상승

 

데이비드 겔러스 뉴욕 타임스 기고자는 “기후 변화는 세계 경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고 기사에서 최근 금융 회사와 보험사에서 새롭게 발표한 경고를 인용해 세계는 기후 위기에 따른 심각한 위험에 처할 미래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에 대한 반응으로 주식이 흔들리고 세계가 당연히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즉각적인 혼란에 주목하고 있지만, 지난 몇 달 동안 관세보다 훨씬 더 심각한 혼란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여러 가지 신호가 나타났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높은, 파리 협정에서 정한 한계점인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한다는 목표가 계획보다 앞서 달성될 게 확실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켜본 모건 스탠리조차 에어컨 수요 증가에 대한 최근 보고서는 세계 기온이 섭씨 3도 상승하게 될 거라는 예측을 ‘기본 시나리오’로 하고 있다. 한때 극단적이라고 여겨졌던 이러한 예측은 이제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유엔의 2024년 배출량 격차 보고서는 배출량을 빠르게 감축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금세기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3.1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과감한 조치가 없다면 세기 말까지 기온이 그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구 온난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 끊임없이 겪는 어려움은 작은 숫자(예를 들어 온도가 단 1도 상승하는 것)가 엄청나게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3도 상승하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이 얼마일지에 대해 말하는 내용을 잠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 물에 잠길 지구 행성

 

지구 온난화가 3℃ 증가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리우데자네이루, 상하이, 마이애미, 일본의 오사카 등 많은 해안 도시가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 극심한 기후, 끊임없는 더위, 곤충 매개 질병의 확산, 광범위한 종의 멸종, 작물 수확량 감소를 포함한 기타 문제들도 더욱 악화할 것이다. 이 모든 교란으로 인한 실제 비용을 알아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극심한 온난화의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몇가지 추정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49년까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비용은 연간 38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한다. 기후 위험을 모델링하는 「First Street」의 2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기후 변화로 인해 2055년까지 전국 부동산 가치가 1조 4,7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뉴욕시에서만 앞으로 15년 동안 홍수로 인해 8만 채 이상의 주택이 손실될수 있다고 보도했다.

 

심각한 기상 악화와 홍수로 인한 즉각적인 손실 외에도, 농작물이 실패하고 극심한 더위로 인해 공급망이 압박을 받으면서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3℃ 상승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10%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 2030년 한반도 해안 저지대 침수, 자본주의 시스템 붕괴

 

스위스 보험사인 「알리안츠 SE」의 감독위원회 위원인 귄터 탈링거는 「LinkedIn」에 올린 최근 게시물에서 이러한 비용이 금융 시스템에서 의미하는 바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일부 물건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수학적으로 보면 필요한 보험료가 개인이나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초과하며, 재난 지역 전체가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일회성 시장 조정이 아니라, 금융부문의 근간을 흔드는 시스템적 위험이다. 보험이 더 이상 제공되지 않으면 다른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게 되니까 말이다.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집은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어떤 은행도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부동산에 대출을 해주지 않을 것이다. 신용 시장이 얼어붙는 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기후 변화로 인한 신용 경색이다. 이런 위험은 보험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난 상태가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 부문이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다. 금융 부문이 기능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는 자본주의는 더 이상 실행 가능하지 않게 되는 건 물론이다.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산불 피해 지역을 보면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수년 전, 미국의 기후변화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3도 올랐을 때 해수면 상승과 홍수에 따라 세계 주요 도시들이 받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세계 50개 도시가 전례 없는 해수면 상승 방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국방부 건물), 영국 런던의 버킹엄 궁전과 세인트폴 성당,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 니스의 대성당, 베트남 하노이의 문묘 등 유명 건축물이나 그 주변이 만조나 홍수의 영향으로 잠길수 있다. 쿠바 아바나의 대성당 광장에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고,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의 아래층이 잠긴다.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상위 5개 국에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포함됐다. 중국 상하이 루자주이의 고층빌딩, 일본 도쿄타워 주변도 홍수에서 안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서 서울 강서구의 김포공항, 인천시와 부천시 일부가 물에 잠길 수 있다.

 

「그린피스」 역시 해수면 상승과 홍수가 겹치면 2030년에는 부산과 전북, 충남, 인천 저지대가 잠길 수 있다는 ‘한반도 대홍수 시뮬레이션’ 결과를 낸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방어벽을 쌓는다지만 그걸 대책이라고 하기엔 우습다.

 

전국의 하천 바닥은 퇴적물이 최소 5미터 이상 쌓여 비가 조금만 와도 수위가 높아진다. 오죽하면 해방 이후 남북 대치로 준설이 안 된 임진강은 퇴적물이 쌓여 강 주변은 임진강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고 하천에 모인 빗물을 강으로 퍼 올리기 위해 무수한 펌프장을 설치해야만 했다. 그러나 아무리 펌프장의 수를 늘려도 그 기능엔 한계가 있다.

 

◇기후 변화에 굴복하는 듯한 세계 정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 세계적인 기후 우려는 거의 매달 새로운 정점에 도달하는 듯했다. 문화적 탄력이 붙고 정책 공약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으로 생계비와 세계 부채 위기가 더욱 악화했다. 무엇보다도 어떤 이들은 실용주의라고 부르고 어떤 이들은 정상화라고 부르는 기후 변화의 잔혹한 현실에 새로운 적응을 하고 있었을 게다.

 

여론조사는 여전히 광범위한 기후 우려를 보여준다. 125개국 1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더 강력한 조치를 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감축법과 전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지구 종말 시계 자정 1분 전"이라고 선언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어느 나라나 최고위 담론과 정책 논쟁에서 기후 경보가 사라지고 있다. 사실, 트럼프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그렇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년간 그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유럽 대륙의 역사 적인 그린 딜(Green Deal) 공약을 부분적으로 재고해 왔다. 영국에서는 관계자들이 탄소 순 배출량 제로 달성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공약을 철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기후 과학자 클라우디아 샤인바움 대통령이 화석 연료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신임 총리 마크 카니가 취임 후 첫 공식 조치로 역사적인 탄소세 폐지를 선택했다.

 

이러한 여러 조치 가운데는 어느 것도 기후 행동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으며 일부는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기후 운동가들이 옹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5년 전만해도 이러한 조치를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각국 정부는 매년 300개이상의 기후 적응 및 완화 정책을 추가했다. 2023년에는그 수가 200개 미만이었고, 2024년에는 50개 미만이었다.

 

마크 카니(Mark Carney)는 전직 중앙 은행가로 수년간 금융계를 규합하여 넷 제로를 위한 「Glasgow Financial Alliance」라고 불리는 기후 목표를 지지해 왔다. 2021년에 발표된 후 1년 만에 이 연합의 산업 주도 은행 부문은 거의 100명의 서명자를 추가했다. 지난 1년 동안 10명 미만의 회원을 추가하는 데 그친 이 그룹은 지난해 12월 이후로 ▲BlackRock, ▲JPMorgan Chase, ▲Goldman Sachs, ▲Wells Fargo, ▲Citigroup, ▲Bank of America ▲ Morgan Stanley 등을 잃었다.

 

세계적 금융 회사들이 떨어져 나가는 걸 보면 우리는 이미 녹색 자본주의의 종말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그런 종말이야말로 이윤 추구자들이 시대정신을 거스르고 생태적 이익을 얻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S&P500 기업들의 2020년 이후 실적 발표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2025년 1분기 환경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3년 전보다 평균 76% 감소했다.

 

금융가들은 5년 전에 기후 위기를 이길 수 있는 성공적인 전환의 사업 기회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더운 세상(예를 들어 에어컨 수요 급증)의 기회를 강조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건 스탠리는 자체 보고서에서 10년 전 190개국 이상이 파리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제한 목표가 ‘최근 세계 탈탄소화 노력의 후퇴’로 인해 이제는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기후 재앙은 곧 경제 재앙, 지구 대멸종의 시작

 

포퓰리즘,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생계비 위기, 금리, 그리고 무엇이든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 특히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것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은 더욱 심각하다. JP모건 체이스와 국제금융협회(IIF)의 다른 보고서들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예상 가능한 결과들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의 기후 전망을 크게 개선하는 것처럼 보였던 기후 경각심의 물결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파리 협정 이후, 그리고 협정 준수의 중요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더 높은 지구 온도를 목격했고, 우리 모두 우리가 목격한 것에 공포를 느끼고 행동에 나섰던 거였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러한 예감 중 많은 부분이 한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산불, 가뭄, 홍수 등의 재난의 형태로 현실이 되었다.

 

재앙이 닥치면 한때 비교적 살기 좋은 미래라고 여겼던 미래로 가는 길이 무너지는 건 잠시다. 정치, 경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어떤 미래를 바라든, 기후 위기로 인한 경제적 재앙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하지 않으면 이미 시작된 지구 대멸종을 막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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