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루키바이크 이정훈 프레임 빌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수제자전거 만들어요”

최근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자신만의 취향을 살린 자전거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딱 맞으면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자전거를 선호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자전거 프레임빌더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자전거 마니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유럽·일본·북미 등 해외에서는 상당수의 맞춤 자전거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맞춤 자전거를 생산하는 업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맞춤 자전거의 기준은 프레임이 결정한다.

 

자전거의 차체를 형성하는 프레임은 마름모 또는 다이아몬드 형상이며 크로몰리, 티타늄, 알루미늄, 카본 등의 재질로 만들어진다. 프레임은 자전거의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헤드튜브(Head Tube), 탑튜브(Top Tube), 다운튜브(Down Tube), 시트스테이(Seat Stay), 체인스테이(Chain Stay)로 구성된다. 형태와 길이 모양, 굵기 등은 각 차체의 프레임 지오메트리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루키바이크는 아직은 미개척단계인 국내시장에서 수제자전거 프레임 제작이라는 아이템으로 과감한 창업을 시도했다.


이정훈 프레임 빌더는 “몇 년 전 외국의 유명 빈티지자전거에 제대로 필(feel)이 꽂혀서 자전거 프레임제작을 업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 맞춤 자전거 업체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자전거프레임 제작이 당장은 어려울 수 있으나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장조사부터 동향파악까지 꼼꼼히 체크


건국대 토목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공학의 과학적인 접근법과 젊은 창의성으로 새로운 분야에서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과감한 창업이라도 새로운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또한 당초 출발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자전거 프레임 빌더라는 용어자체가 생소하고 낯설다 보니 주변에서조차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평소 자전거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정보를 수집해온 것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자전거 프레임 빌더는 단순히 자전거를 제작해주는 것만이 아닙니다. 시장성과 트렌드를 동시에 읽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는 이 분야에 뛰어들기 전 현장조사부터 했다고 했다. 자전거업체를 찾아다니며 동향파악을 하고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이론적인 부분과 기술 등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또 창업관련 협회와 창업에 대해 조언해주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국내 자전거 프레임제작에 대한 시장성도 조사했다.

이후 자전거 동호회 등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불편해 하는 점이 무언지를 귀 기울여 들었고 유명 메이커의 국내전시회 등에도 빠지지 않고 찾아다녔다. 그는 “발로 뛰며 얻은 정보가 창업을 해나가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젊다는 패기 하나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스릴을 생각하면서 출발한 자전거프레임 빌더의 첫발은 예상대로 현재 국내 많은 마니아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루키바이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에서 자전거 프레임을 제작하려고 했거나 제작한 사람들이 정보를 알고 찾아온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원하는 자전거 디자인 사진을 가져와서 제작이 가능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비용은 상관없으니 유명 브랜드와 똑같은 디자인을 해달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는 이들이 국내에서 수제자전거를 제작하게 되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간적인 부분이다. 외국에다 주문하게 되면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금전적인 도움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언어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가령 국내에서 제작을 하게 되면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진행사항이나 디자인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주문을 할 수도 있는데 외국에다 주문한다면 이러한 부분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수제자전거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는 배울 곳이 없다 보니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그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지만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껴보라는 거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시대는 이젠 지났다고 봐요.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면 그만큼 행복한 삶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뭐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건 무한한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후배들이 그런 배짱과 용기로 세상을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 체형의 맞춤형 자전거


수제자전거의 장점은 개인의 신체 사이즈와 개성에 맞춰 자전거 프레임을 디자인하고 제작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나에게 맞춘 사이즈의 자전거로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자전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현재 루키바이크에서는 스틸 소재(크로몰리, 스테인리스)의 재료를 사용하여 맞춤형 자전거 프레임을 핸드메이드로 제작한다.


이러한 제작의 모든 과정은 프레임빌더(Frame Builder)에 의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는 “스틸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해 관리만 잘 한다면 대(代)를 물려서 탈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유행을 타지 않은 클래식으로 전통적인 디자인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로드바이크나 트랙바이크, 또 미니벨로 시티바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와 자신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을 선호하는 마니아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시장에는 수십 가지의 자전거 브랜드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수제 맞춤 자전거를 제작하고 있는 브랜드는 4~5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 외 다른 브랜드는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생산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제 맞춤 자전거를 제작하려면 대부분 해외에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수제자전거를 원하는 이유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일반자전거 프레임과 달리 주문자의 신체 사이즈와 라이닝 스타일이나 취향 등을 최대한 고려하여 제작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나만의 특별한 자전거제작이 가능하다. 맞춤형 수제자전거는 모두 다른 사이즈와 디자인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또 보통의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진 자전거에 자신을 맞추는 것과 달리 수제자전거는 자기 몸에 자전거를 맞추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그대로 살릴 수도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개성적인 자전거 제작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만큼 희소성이 뛰어나 수제자전거로서의 기능역할이 충분해진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주문하고 제작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외 업체에서 주문 시 느끼는 여러 가지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또 주문자는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작업 진행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피드백도 가능하다. 최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클래식자전거, 여행용자전거 등 맞춤 자전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러한 관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제 크로몰리(cromoly)자전거 프레임의 시장성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5일~10일 정도면 완성


일반적인 프레임의 제작 기간은 약 5일~10일 정도로 한 명의 작업자가 한 달에 3~5대 제작 가능하다. 그는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접하기 힘든 종류의 다양한 자전거 프레임(랜도너 자전거, 투어링 자전거, 타임 트라이얼 자전거)등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프레임뿐 아니라 수제 자전거 부품도 직접 제작하여 가격대 별로 라인을 형성하도록 해 소비자들이 가격적인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도 밝혔다. 질 좋은 자전거 프레임을 제작해 국내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싶다는 그는 이를 위해 설비 공구를 구입해서 프레임제작에 드는 기간을 단축시키고 자전거 박람회에 참가해 브랜드를 홍보하는 등의 노력으로 가치를 상승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는 향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작자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해 창조적인 제품 제작을 해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완성되어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남보다 앞선 노력만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한다. 그러한 노력들이 결과물로 이어질 때 후배들에게 또 다른 직업군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도 뿌듯한 보람이다.


인건비에 대한 인식부족 아쉬워


물론 그에게 애로사항도 있다. 핸드메이드 맞춤 자전거가 아직은 국내에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재료의 국내 수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로선 프레임제작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재료는 해외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재료비 외에도 상당한 배송비와 관세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재료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제품가격을 계속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즉각적인 제작시기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직 국내에서는 인건비(공임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제품의 가격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내시장에서 다양하고 질 좋은 핸드메이드 자전거 프레임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과 무조건 유명하고 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자신만의 자전거를 찾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이 분야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로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며 특별한 개성을 향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정훈 프레임 빌더.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러한 기술을 접하고 배울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후진 양성을 통해 국내 자전거 시장에 핸드메이드 맞춤 자전거 분야를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그의 얼굴에는 도도한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4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