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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0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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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초 선거 정당 공천제, 마침표를 찍어야

 

 

요즘 지역정가는 오랜만에 시끄럽다. 지역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 6.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 행사 등으로 지역권력을 챙겨보려는 ‘꼰대형’ 인간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는 필자를 비롯한 주민들의 심사가 영 불편하다.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우는 여권 인사들조차 지역 일꾼들을 줄 세우고 이를 즐기는 기득권 향유욕이 「춘향전」 변 사또가 생일잔치 즐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5년이 흘렀지만, 우리네 골목 안 정치는 여전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장으로 전락해 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지역주민의 삶을 돌보기보다 정당의 명줄을 잡는 수단이고 본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 중심에는 지역 민심을 갈라치고 주민 통합을 가로막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라는 거대한 장벽이 서 있다. 골목상권 살리는데 왜 당파가 필요한가? 배추 심고 고추 키우는 곳에 왜 여야가 필요하고 진영논리가 필요한가? 마을 사업에 이장님의 당파성까지 살펴야 하는 시골마을에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가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당공천제의 법적 근거와 도입 취지, 그리고 연혁을 잠시 살펴보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공직선거법」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를 근거로 한다. 정당은 선거구마다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으며, 이는 정당정치의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명분 아래 유지되어 왔다.

 

1991년 지방의회가 재개될 당시 기초의회는 무공천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2005년 법 개정을 통해 기초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이 전면 확대되었다. 당시의 도입 근거는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 여성 및 소수자의 정계 진출 확대, 후보자의 자질 검증시스템 구축 등이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긍정적 효과는 미미하고 지역사회의 갈등만 심화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어떤 부작용인가?

 

◇주민 통합이 아닌 ‘분열의 기폭제’가 된 공천제

 

가장 뼈아픈 지점은 정당공천제가 지역주민들을 이념과 정당의 잣대로 이분화시킨다는 점이다. 본래 기초선거는 쓰레기 처리, 보육, 교통 등 생활 밀착형 문제를 다루는 ‘생활 정치’의 영역이다. 여기에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당연한 논리이고 현실적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기득권 정치인 입김이 센 현재의 여의도 정치권에선 이런 일반인의 상식은 멀어진다. 지역에서 살고 있는 필자가 화를 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당공천이 개입하는 순간, 마을의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중앙당의 정쟁이 지역을 덮친다.

 

한동네에서 수십 년을 함께 산 이웃들이 특정 정당의 깃발 아래 나뉘어 심하게 말하면 서로를 반목의 대상으로 삼는다. 선거가 끝나도 앙금은 가시지 않는다. 당선된 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이 자신을 공천해 준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주인인 주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주민 통합은커녕 지역공동체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편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역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언제부터인가(문재인 정권 이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있음) 당파성, 이념으로 분열되어 국가가 위험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행 공천제의 폐단과 해결방안 

 

현재의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있어 중년을 바라보는 시간이 흘러도 절름발이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기초의원이 주민주권을 대행하기는 커녕 국회의원의 ‘하수인’이나 ‘선거 연락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역 발전보다 중앙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중간권력층일 뿐이다.

 

최근 김경 서울시의원 관련 공천 의혹사건에서 보듯이, 정당의 기초의원 공천권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특정 지역의 경우, 공천을 둘러싼 금품 수수 비리나 ‘줄 세우기’ 정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당에 줄을 대지 못한 유능한 지역 전문가나 독립적인 후보자들은 출발선에서부터 배제된다.

 

우리나라 정당공천제는 유별나게 잘못 활용되고 있다. 선진 외국도 지역정치에 정당공천제를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전국정당의 공천이 기초선거에까지 강하게 전면 적용하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미국은 기초단체장 및 지역 시의원 선거 대부분이 비당파 선거이고 프랑스, 스위스 등도 작은 지역에선 정당공천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외 대부분의 선진국가들도 살펴보면 ‘기초지역은 행정과 생활의 자치영역이지, 이념과 경쟁의 무대가 아니다’는 기본적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국민통합 외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한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시작해볼 때이다. 이제는 여권의 결단이 필요하다. 중앙정치의 대리인들이 지역을 휘젓게 두어서는 안 된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적어도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다.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후보자들은 중앙당의 공천 심사표가 아니라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정당의 색깔에 가려졌던 후보자의 인품과 실력이 드러나고, 주민들은 진영 논리가 아닌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할 적임자’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지역자치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다. 주민들을 갈라치고 중앙의 권력 정치를 이식하는 정당공천이라는 낡은 고리를 끊어내야만, 비로소 화합과 통합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우리 곁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자치를 주민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민주당이 이런 목소리를 또다시 무시하면 멀지 않아 미국의 민주당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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