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와 한화오션이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를 위한 공식 계약을 체결하며, 대한민국 극지 탐사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해운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계약 체결식에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 등 주요 인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2029년 12월까지 건조를 마치고, 쇄빙 성능 테스트 등을 거쳐 본격적인 극지 연구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전재수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첨단 기술로 제작될 이번 쇄빙연구선은 북극 협력의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극지 항로 활용과 안전한 항해를 위한 실증 기반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철 대표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연구 선박 건조를 넘어, 국가 전략 차원의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연구선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2009년 건조된 아라온호는 대한민국 최초의 쇄빙연구선으로, 이후 남극과 북극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극지 연구의 확대 필요성과 국제적인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후속 쇄빙연구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에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총 16,560톤 규모로 기존 아라온호(7,507톤)의 두 배가 넘는 크기다. LNG 이중연료 기반 전기추진 시스템을 채택하고, 양방향 쇄빙 기능으로 최대 1.5m 두께의 얼음을 깨며 전진할 수 있다. 영하 45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한 성능을 갖추었으며, 생활 공간도 여객선 수준으로 향상돼 연구원들의 편의성도 대폭 강화된다.
한화오션은 이번 건조를 시작으로 쇄빙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호중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극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쇄빙선”이라며 “미국 등 주요 국가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미래 산업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우리나라의 북극 진출과 극지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