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병에 대해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2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모습이 공개되자 사망설, 건강이상설 등이 제기한 탈북자 출신 야당 4·15 총선 당선인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0일 만에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재개를 알렸다.
앞서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스스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고, 같은 당 지성호 당선인은 언론에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태 당선인은 이에 입장문을 내고 "저는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처음 보도된 후부터 김일성, 김정일 사망 당시 제가 겪었던 사례들에 근거해 현 상황을 분석했다"라며 "또한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상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사항'이므로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저의 이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고 의문을 남겨뒀다.
여권은 일제히 두 당선인의 무책임성 발언을 비판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힘겨운 상황에서 탈북자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지성호 당선인의 가짜뉴스가 대한민국을 또 한 번 혼란에 빠뜨렸다"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 사망설’을 공식 부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은 당신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정보, 거짓 선전선동 등으로 답례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라며 "미래통합당은 이번 가짜뉴스 소동을 벌인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에 대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지 우리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막말, 망언, 가짜뉴스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박범계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당선인이)김정은 위원장에 내뱉은 말들의 근거는 무엇이고 합법적인가?"라며 "소위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정보라면 그럴 권한과 자격이 있는가?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이었던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간 국민을 불안케 한 선동은 어찌 책임질 것인가?"라며 "'정부의 특이동향 없다'는 말보다 우선이었던 혼란과 혼돈의 상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조화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역시 페이스북에 "희망사항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마치 자신이 직접 북한에 가서 보고 온 사람처럼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정부를 상대로 '비상사태인데 왜 대책이 없느냐'고 윽박지르던 언론과 정치인들, 자신들만 망신스러운 것이 아니라 국가적 망신이란 것을 이제라도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제발 자제하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그동안 국내외에서 제기된 다양한 분석과 추측, 그리고 증시하락 등 경제에 미친 영향은 우리가 얼마나 북한리스크에 취약한지를 방증했다"라며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들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며, 반복되는 북한리스크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당선인의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