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산과 관련해 "후베이성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에 대한 일시 입국 제한과 제주 무사증 입국 잠정 중단 등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 각국도 감염병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입국 제한이나 출입국 강화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황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더 확산할지, 언제 상황이 종식될지 아직 알 수 없다"라며 "정부는 지금이 중요한 고비라는 인식 하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위기경보는 아직 현재의 경계 단계를 유지하되, 실제 대응은 심각 단계에 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이에 따라 총리가 진두지휘하는 범정부적 총력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지역 확산을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철저한 역학조사와 추적관리로 2차, 3차 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차단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불안 요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에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무증상자에 의한 전파가능성 우려에 대해서도 "적은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관리대상을 최대한 확대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감염병 관련 학회와 의료계의 역량을 함께 모으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공고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특히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한 진천과 아산 주민들의 포용정신과 우한 현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총영사관과 한인회를 중심으로 서로를 도운 교민들의 상부상조가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한 시민의 목소리처럼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에도 거듭 확인했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으면서 모든 역량을 모아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우한시 현지에서 교민 수송과 교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우한 총영사관 이광호 부총영사와 정다운 영사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20여 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총영사관 직원 모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며 대통령인 나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모두 감동하고 있다"며 "한인회에도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해 달라. 화물기 운항 시에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들이 공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부총영사와 정 영사는 "상황종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고, 정 영사는 "오는 3월 임기 만료 예정이나 연장근무를 요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정 영사는 우한 교민을 태운 마지막 전세기를 떠나보낸 뒤 자신의 SNS에 '마지막 전세기에 333명이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 이번 일로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