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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실크로드와 팍스차이나

  

중국이 과거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준 고대의 실크로드를 현대적으로 재건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크로드가 재건된다면 동북아의 교통과 무역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뉴실크로드 전략 추진과 관련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이에 부속되는 프로젝트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활발하게 추진될 예정이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아시아에서 7조 달러 이상의 인프라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항구, 철도, 도로, 통신,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철강, 석유화학, 기계설비, 건설 장비, IT 등에 대한 수입수요가 많이 발생할 것이고 물류, 문화교류, 레저 등 지식서비스산업에도 상당 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야심찬 꿈 뉴실크로드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매년 기초설비 투자 수요는 최대 7300억 달러 규모이다.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인프라 보급률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뉴실크로드는 30여 년에 걸친 대규모 인프라 건설 경험을 갖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중국보다 발전단계가 낮은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의 인프라 수요에 대응할 만한 역량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중국의 야심찬 꿈이다.

 

지난 32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가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공동으로 실크로드경제대와 21세기 해상실크 로드 비전과 액션플랜을 작성, 발표했다. 지난 2013 4월 시진핑 주석이 보아오 회의에서 뉴실크로드에 대한 구상을 밝힌지 2년 만이다. 뉴실크로드가 대상으로 하는 지역은 인구 44억명, 경제규모 21조 달러로 세계 인구의 63%와 세계 GDP29%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이다. 중국의 뉴실크로드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뉴실크로드 건설에 305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의 아시아전략에 대응하고 러시아, 인도 등 잠재적 경쟁국과의 외교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자 하는 야심이 담겨져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 대한 항구, 비행장, 철도, 도로, 물류기지 건설을 통해 이들 지역에서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실크로드 정책의 대상지역은 전세계 무역비중이 2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들 지역에 1.6조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투자해서 SOC를 건설하려는 장기비전을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위안화절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철강, 시멘트 등 전통 산업의 심각한 과잉생산을 이 지역에 수출함으로써 해소할 중국 산업의 과잉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천연가스, 석유, 비철금속이 풍부한 이들 지역의 원자재를 건설대금으로 받아 지역경제 부흥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국가 주석은 실크로드 기금을 설립해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첫 출자금 100억 달러인데 65%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에서 출자할 계획이고 나머지 35%는 중국 수출입은행 (15%), 중국 투자유한책임회사(15%), 국가개발은행(5%) 등 국유 금융기관에서 출자할 계획이다. 65억 달러는 중국의 전체 외환보유고 금액 약 38430달러의 0.2% 가량에 불과하다. 외환보유고가 충분해서 투자계획에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올해 말 AIIB 공식출범 예정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14년 중국 GDP636463억 위안으로 불변가격 기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는 7.4%, 2분기는 7.5%,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7.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차 산업의 부가가치 규모는 58332억 위안으로 4.1% 증가, 2차 산업 부가가치는 271392억 위안으로 7.3% 증가, 3차 산업 부가가치는 30 6739억 위안으로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와 같이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AIIB(아시아인프라개발투자은행) 설립을 이끌어내면서 뉴실크로드 정책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0139월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 나자르바 대학강연에서 최초로 육상신실크로드 건설을 제기했고 리커창 총리가 중국-아세안박람회에서 아세안국가들에게 해상실크로드 공동건설을 제안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인도네시아 빌리 APEC 회의에서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공동건설을 제의했고 아시아 순방 중에는 AIIB 설립을 제안했다. 11월 당 제183중전회에서 일대일로 사업이 정부 국책사업으로 공식등장했고 12월 국가 발전개혁위, 외교부 공동으로 일대일로건설좌담회가 개최됐다.

 

지난 20145월 시진핑 주석이 상해 제4회 아시아신뢰회의에서 아시아안전의 길건설을 제창했고 같은 해 10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21 개국이 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 초기 자본금을 500억 달러로 설정했다. 11월 시진핑 주석이 북경 APEC 회의에서 일대일로, AIIB, 실크로드기금설립을 제창했고 12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기금을 설립했다. 지난 2월 북경에서 일대일로 건설공작회의가 개최됐고 3월 말 영국·호주·러시아· 브라질 등 52개국 AIIB 참가신청이 완료됐다. 올해 말에는 AIIB 공식출범 및 개발도상국들에게 개발 사업차관 제공이 개시될 예정이다.

 

중국 인프라 투자 속도 빨라져





남효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실크로드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다양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상대 국가들과의 교역을 하고 있는데 올해 초부터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225일 중국 동부의 롄윈강 항구에서 시작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까지 이어지는 물류철도가 개통됐다. 주로 중국의 광둥성 등 화남지역과 동남아, 한국, 일본 등지서 의료용품, 자동차 부품, 일상 용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품목들을 중앙아시아로 운송하는데 이용되는 철도이다.

 

뉴실크로드 정책이 추진되면 도로, 철도, 항구 등을 새로 건설하거나 개선하는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이에 따라 설비과잉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서 설비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해당 산업 내 기업들이 구조전환이나 업그레이드 또는 업종 전환에 필요한 자금과 시간 여유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남 연구위원의 설명이다현재 중국 내륙에서 유럽(독일, 폴란드, 스페인)으로 연결되는 화물철로는 모두 6개 노선이 있다. 그 중 카자흐스탄을 통과하는 중국~유럽 노선은 운송 거리가 가장 짧고, 해상 운송에 비해 소요시간이 절반에 불과하지만 물류 인프라 부족과 낙후한 물류 시스템 등의 문제들로 인해 중국과 유럽 국가들 간에 운송되는 물동량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뉴실크로드 정책이 추진되면 중국과 주변국들과의 교역이 활발해지고 이 권역에 포함되는 중국 내 28개 성, 그 중에서도 중서부 지역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아 성장활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기계, 전자 등 기업들의 중서부 이전으로 인해 중국의 서부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진출도 예상할 수 있다.

 

뉴실크로드 건설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투자가 많아지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소비재산업과 서비스산업이 활황을 맞이할 수 있다. 아시아 물류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남 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본다면 동아시아를 넘어서 중앙아시아까지 물류 투자를 함으로써 하나의 시장 조성을 위한 밑받침이 된다는 것이므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경제무역지대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중국이 이미 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직접적 영향으로는 환경조성을 통해 물류를 활용함으로써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점과 위협적인 영향으로는 중국이 시장 선점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뉴실크로드는 새로운 35(2014~2049)의 기본 대외노선인데 국가별로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밝혀 정확한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 외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권과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양, 아프리카로 연결 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등 2개의 루트를 일대 일로라고 지칭한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이보다 더 많고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실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뉴실크로드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과거보다 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뉴실크로드는 중국이 발전방향을 얘기하는 부분이어서 관련 인프라 투자를 직접적으로 해 나가고 있습니다. 뉴실크로드의 핵심이 되는 것은 중국이 한가운데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도 중앙아시아에 있는 석유나 가스자원을 운송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공사를 하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뉴실크로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AIIB가 아시아지역 인프라투자를 지원해주는 은행인데 뉴실크로드를 필요로 하는 지역의 도로와 인프라를 연계해놓으면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국제결제수단으로 위안화 채택 가능성도 중장기적인 문제입니다.

 

지금은 접경지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중국이 AIIB 설립을 주도했다고 하더라도 위안화가 국제결제수단이 될 정도로 중국이 세계경제 역할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하므로 국제결제수단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만일 위안화가 국제결제수단이 된다면 세계 전체가 엄청난 변화, 소용돌이를 겪게 될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직접적인 거래수단으로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은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편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장애요인은 없을까요.


차이나 리스크는 중국 경제가 나빠지면 우리가 중국경제에 기대는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대중 수출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예전에는 가공무역형태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중국수출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에서 5%대 정도로 떨어진다면 한국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경제의 대중수출비중이 25% 정도인데 홍콩까지 합치면 30%가 넘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오는 2020년까지 6~7%대의 경제성장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030년대에도 6%대는 유지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일인당 GDP 1만 달러를 넘어서면 중진국 함정이 올 수 있습니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구조조정 방향이 한국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강화된 경쟁력이 한국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일인당 GDP2만 달러를 넘어서야 저성장기조로 간다고 볼 수 있는데 2030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와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는 얘기군요.  


일대일로 정책은 일대와 일로 두 가지로 구별됩니다. 일대는 실크로드 육상인데요. 북쪽으로 유럽까지 가는 길인데 주로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도로인프라 투자를 말합니다. 도로 인프라 투자는 중앙아시아 지역이 중심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로는 남쪽의 항만개발과 해상수송로를 말하는데 육상에 비해 제한적입니다. 투자가 크게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보입니다. 해상보다는 육상이 더 현실적이고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뉴실크로드 정책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같이 유럽과 아시아를 연계시킬 수 있습니다. 북한을 경유해야 하는 가능성이 있는데 도로와 가스 수송 파이프라인을 연계한다면 한국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해저로 가스관을 연결시켜서 해로와 철도를 연계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기회요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에서 생각해봐야합니다. 나아가 중국의 품질이나 경쟁력을 감안해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중국을 겨냥한 사업정책, 기술정책이 필요합니다. 창조경제에서 강조하고 있는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해야 할 것입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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