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보고재의 첫번째 성물전인 1st 聖物展 <The CROSS>이 13일~28일까지 서울 삼성동 갤러리 보고재(Gallery VOGOZE)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공예 작가 9인이 참여하는 전시로 금속, 나무, 옻칠 등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만들어지는 십자가 장신구, 오브제, 그리고 성물에 관련한 작품 등 총 6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성물聖物은 교회공동체와 개인 신앙표현이자 나아가 각 시대가 표방하는 조형예술이자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십자가를 비롯한 성물들은 그리스도교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특히 가톨릭교회는 개인 심심을 위한 도구로 성상, 십자가, 묵주, 성수함, 상본 등 다양한 성물들을 사용하고 있고 신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성물의 양이 제법 상당하다.
교회 설립 초기부터 100년이 넘는 가혹한 박해 때문이었는지 성물을 소유하려는 마음이 마치 불과 같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고 삶이 풍요로워진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성물 중에서 으뜸은 단연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고대 동방에서 죄인을 처형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으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당하신 이후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의미하게 됨에 따라 ‘수난과 죽음’, ‘희생과 사랑’, ‘영원한 생명과 구원’ 등 다양한 신학적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십자가의 형태는 의외로 다양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이 강조된 오상五傷이 표현된 사실적인 십자고상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죽음을 이겨낸 희망의 상징으로 부활십자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200년 간 이어진 로마의 그리스도교 박해시기에 십자가를 대신한 여러 가지 상징, 예컨데 돛, 나무, 쟁기 등을 사용하였고 현대에도 다양한 상징이 전통적인 십자가 형태를 대신할 수 있다. 때로 세로만 있는 십자가도 있고 타우 십자가(T자 모양)도 있으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십자가가 사용되고 있다.
공예갤러리 보고재에서 성물전 – <The CROSS>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십자가는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성상이고 일상의 삶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사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십자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대량복제물들이다. 사람은 주변에 있는 물건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다.
공예는 무릇 일상에서 사용하는 아름다운 물건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 할 수 있는데 십자가전을 통해 작가들이 마음을 다해 만든 성물을 그리스도교인들이 접함으로써 아름다운 성물에 눈을 뜨게 되어 개인 신심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공예가 우리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지 경험하게 되는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 전시정보
전시제목: 1st 聖物展 <The CROSS>
기 간: 2015년 3월 13일(금) ~ 3월 28일(토)
작 품 수: 금속 작품 60여점
장 소: 갤러리 보고재(gallery VOGOZE) 1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