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해외 식품 사업 지역인 미국, 일본, 유럽 등 각지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 확산 중인 새로운 K-트렌드를 바탕으로 일본 생산기지 구축 등 사업 대형화를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비비고’ 특허를 출원했다. 유럽과 오세아니아에서는 주요 대형 마트에 거점을 마련하며, 매출이 급상승하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 10~12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KCON) 재팬(JAPAN) 2025’에서 현지 젊은층을 겨냥해 ‘비비고 스쿨’ 부스를 운영했다고 13일 밝혔다. 학교 앞 푸드트럭을 콘셉트로 부스를 통해 사흘 간 1만2000여명의 방문객들에게 비비고 만두·떡볶이·김밥·미초 등을 제공했다.
최근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K푸드 트렌드를 기반으로 CJ제일제당은 사업 대형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축구장 6개 크기의 4만2000㎡ 부지에 8200㎡ 규모 비비고 만두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오는 9월 본격 가동한다. 생산 제품은 일본 전역으로 유통되며,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신제품도 출시된다.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CJ제일제당은 일본 냉동만두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성장세에 있는 현지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1조 1000억원 규모인 일본 냉동만두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와 유사한 교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을 기회로 보고 있다. 치바 공장에서는 ‘비비고 왕교자’와 더불어 조리 편의성을 높인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비비고 만두, 냉동김밥, K-소스 등이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3년 일본에 가장 먼저 출시된 ‘비비고 김밥’은 지난해 약 250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하반기 치바 공장이 가동되면, 만두 생산 역량이 강화되어 일본 식품 사업의 질적, 양적 성장이 기대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로, 비비고 등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해외 매출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최근 비비고를 특허출원했다. 비비고 만두의 디자인과 관련한 특허를 취득한 것이다. 2023년 2월 미국 특허청에 신청한지 2년 여만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달 8일 특허를 최종 승인했고, CJ제일제당은 앞으로 15년간 비비고 특허권을 소유하게 된다.
또한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만두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 끝부분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허를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비비고는 미국인에게 친숙한 ‘덤플링’(Dumpling) 대신 ‘만두’(Mandu)라는 이름으로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비비고는 북미 시장 1위 제품이다.
미국 내 생산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수폴스 내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곳은 찐만두·에그롤 생산라인과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다. CJ제일제당의 미국 중부 생산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새로운 영토 확장 지역으로 떠오른 유럽과 오세아니아는 주요 대형 유통채널 입점과 제품 카테고리 확장에 힘입어, 각각 매출이 36%, 25%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선 만두, 핫도그, 고추장·쌈장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오세아니아의 경우, 대형 유통채널인 울워스(Woolworths), 콜스(Coles)에 이어 IGA 입점으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초·최고·차별화의 ‘온리원(OnlyOne) 정신’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