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2일 열린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비롯해 의원들 질문에 대한 답변 대부분을 거부했다.
청문회 시작에 앞서 홀로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 전 장관은 국회 계엄 해제 직후 2시간 동안의 행적을 묻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증언하지 않겠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누구를 만났나’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했나’ 등의 질의에도 같은 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허석곤 소방청장은 계엄 당시 이 전 장관으로부터 일부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이날 “윤석열의 충직한 오른팔 이상민,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혜인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 다 체포해, 다 잡아들여’ 윤석열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의원 체포를 압박했던 당시, 이상민 장관은 경찰청장·소방청장에게 직접 전화해 언론사 단전단수를 비롯한 계엄 지시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용 대표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윤석열이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국회 본회의장 침탈을 압박했던 당시, 이상민 장관은 국회, 국회의장 공관과 대통령실 인근 등 수방사 병력이 배치된 곳을 골라 내란 세력의 통신 수단이 될 재난안전통신망 이동기지국 차량을 배치한다”고 전했다.
이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니까 계속 진행해’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이상민 장관의 계엄 행적 끝나지 않았다. 4일 아침 미상의 외출-국무위원 간담회-저녁 안가 회동까지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이며 내란 이후 대응 논의에 분주했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내란수괴의 충직한 오른팔로서, 일사분란하게 내란을 지원했던 장본인이 바로 이상민 장관”이라면서 “살아남겠다고 자진사퇴로 비겁하게 몸을 숨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상민 증인이 증언을 거부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진실을 말하면 내란공범이 되고, 거짓을 말하면 위증죄를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상민 증인이 운운한 형소법에서도 ‘형사소추 또는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 이상민 증인의 증언 거부는 사실상 본인의 죄를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상민 피의자는 재범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고, 내란중요임무종사로 죄질 또한 중대하고 불량하다”며 “다른 피의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즉시 구속수사해야 한다. 수사기관의 적법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