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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비즈니스 강자를 만드는 이달의 책

On the Edge: The Art of Risking Everything

전 세계적으로 아날로그 서점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역사와 전통, 지역 특성을 살려 아날로그 서점 부활을 노리는 명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서점도 생겼고 폐교를 얻어 40만 권이 넘는 헌책 서점으로 만든 곳(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형설서점) 이라든가 여의도 증권사 빌딩 1~2층에 열화당과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으로 채워진 넓고 멋진 북 카페가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5분 거리에 여성 소설가(?)가 운영하는 5평짜리 꼬마 카페도, 카페처럼 만든 일본의 어느 구청 도서관은 주민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의 배달책으로 생존이 어렵거나 사라진 서점들의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세상의 모든 서점이 부흥하기를 꿈꾸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


 

◇도박(내기)이 이타주의의 지적 운동이라고?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의 반대다. 상상의 장소인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해 불행하며, 두려움에 떤다. 그러한 디스토피아 세상을 다룬 소설 『The Hunger Games』이나 『Chain-Gang-All-Stars』에서의 일반적인 모습은 항상 이국적이고, 크게 보자면 도박 같은 오락에 전념하는 부유한 사회다. 통계학자와 선거 모델 제작자로 잘 알려진 네이트 실버(Nate Silver)는 우리들이 어느 정도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배틀 로열(battle royale, 최후의 1인이 생존하는 게임)’의 생존자들에게 우리들이 본격적으로 내기를 걸었다고 할 수 없지만 실버는 프로 도박사의 의사결정 방법이 어떻게 세상에 널리 퍼져 암호 화폐 투자에서 부터 윤리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인간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호감이 가면서도 재미있게 그의 새 책, “On the Edge”에 기술하고 있다.

 

그는 위험을 각오하는 세련된 형태의 관점(觀點)과 그런 관점으로 벌어들이는 수입(收入)에 의존하며 미국의 여러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자동차로 순회 여행을 다닌다. 결과적으로 보면 얼핏 우리의 미래 경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두드리는 계산기가 똑같은 건 없다. 실버와 그가 다루는 대상들은 그가 “Rivers”라고 부르는 곳에서 산다. 상류에선 경제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사는데 이들은 수학하고 행 복을 최대화하는 것이 무엇인가와 같은 매우 고상하고 이성을 위한 논리적 퍼즐을 푼다.

 

작은 수로(水路)를 따라 배로 가다 보면 여러분은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는 월 스트리트의 거래자를 발견할 것이다. 하류로 계속 가다 보면 강이 해안과 만나는 장소에 이르고 여러분은 그곳에서 자신이 삼류의 가상화폐 투자자들과 카드놀이 명수들 사이에 끼어 목만 삐쭉 내 놓고 얼굴을 까닥거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여러분은 진짜 바다에 온 것이다.

 

저자가 다루는 대상들의 직업이 무엇이든, 혹은 취미가 어떤 것인지 간에 강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 각자의 관점에 따라 똘똘 뭉친다. 그들은 모든 것을 개연성(확률)으로 보는데 개연성이란 “기대치가 어떠냐?” 즉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그래서 강에 사는 사람들은 “에지,edge”-장기적으로 그들에게 수익을 안겨 줄 수 있는 베팅 전략을 꿰뚫어 보게 하는 통찰력-를 얻기 위해 모든 곳을 쳐다본다. 시장(市場)은 뉴욕 매츠(New York Mets)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시스템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건 어닐까? 라든가 제대로 된 조랑말을 타게 되면 부와 영광으로 가는 의지할 만한 길이 나올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데 그놈의 말을 못 찾겠단 말이야”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포커 선수들, 벤처 캐피탈리스트, 가상화폐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과 대화했었다는 실버 자신은 “하지만 철학자들과는 많은 시간을 대화하는 데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이야기를 나눴던 많은 철학자나 많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와 인터뷰를 해보니 ‘도박은 효과적인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와 관련된 지적 운동(intellectual movement)이라는 것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정치는 도박인가, 정치계에 환멸을 느낀 선거분석가

 

도박사 혹은 투자 은행 경영진(혹은 18세기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담)과 같이 ‘효과적인 이타주의’를 실행하는 사람들은 산출량(産出量)에 근거한 윤리적인 계산에 관심을 갖는다.

 

만약 여러분이 5명을 살리기 위해 어느 한 사람이 죽어도 좋은 상황에 처했어도 편안함을 느낀다면, 혹은 (가능성이 낮지만 어마어마한 가치 상실이 따를) 소행성의 충돌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대책에 대한 우리의 투자가 극히 부족하다고 염려한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집단(혹은 무리)의 속에 있을 것이다.

 

옥스퍼드대학의 철학자이자 ‘효과적인 이타주의’를 선도하는 윌리엄 맥아스킬(William MacAskill, 1987~)은 “많은 포커 선수들과 많은 금융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지 않는다,”고 실버에게 말했다. “일부만이 그런 마음을 쓸 뿐이다”라고 했다.

 

위험에 집착하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를 하면서 실버는 다양한 통찰력을 얻고 있다. 이를테면 그는 포커를 통해 “서로 다른 손을 다른 방식으로 놀려야만 할 뿐이 아니라 같은 손을 다른 방식으로 놀려야만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처럼 예측이 불가능한 무작위성으로 인해서 여러분은 상대(반대자)가 어떤 손을 어떻게 쓸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공포로 인해 러시아로 하여금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계속 투하하게 하는 심리와 유사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효과적인 이타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대부(代父)격인 생태 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 1946~, 호주의 도덕철학자) 역시 저자에 가르침을 주고 있다. 즉, 수입(收入)을 올리는데 어떤 이는 어린이가 빠져 죽도록 내버려 두며, 어떤 이는 다른 이의 가난을 경감시켜 주기는커녕 고급 스시 집에서 한 끼에 5천 달러를 쓴다. 어느 경우든 그런 사람들이 져야 할 도덕적 책임은 똑같은 수준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마땅한 공리(公理)와 경구(警句)를 열거하면서 실버는 “On the Edge”에서 리브랜딩 파티(re-branding party)를 열고 있다. 여러분은 아마 그를 전형적인 정치적 수재로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는 버락 오바마 시절 뉴욕타임스에 잠시 적을 두었고 자신의 웹사이트, ‘FiveThirtyEight’에서 야구의 통계적 모델과 선거 분석으로 눈부시게 활약해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 훈련을 받았지만, 돈이 되는 팝 발라드를 연주하며 수년을 보낸 재즈 음악가처럼 실버는 자신을 대스타로 만들어 준 정치 세계에 환멸을 느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아주기를 원할 것이다.

 

◇승자(가진 자)와 패자(못 가진 자)의 양극화가 심각한 카지노의 게임 같은 경제

 

2016년과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승리할 기회가 71%였던) 그 해 그의 선거 예측을 개연성(확률)이 아닌 일반적인 예측으로 오해했던 “nits, 멍청이들”(보통 사람) 때문에 그의 환멸은 매우 컸던 것처럼 보인다. 그는 “자신의 관점에서-그리고 강에 사는 사람들의 관점에서-승리할 확률은 엄청나게 좋은 예보(豫報)였다”라고 쓰고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사람들은 트럼프에게 더 낮은 확률을 걸었다.

 

야구 모자와 수염이 더 돋보이도록 그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과 안경을 버렸다. (그렇다고 자신의 특기인 선거 예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선거 예보를 자신의 뉴스레터 “Silver Bulletin”에 올리고 있다) 이제 자신이 하던 일의 원위치로 돌아와 있기 때문에 실버는 자신의 집단(무리)을 몹시 찬양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암호 화폐 거래소를 설립한 샘 뱅크맨 프라이드(Sam Bankman-Fried)를 다섯 번에 걸쳐 인터뷰를 했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그가 흉악범으로 바뀌어 거짓 예언가가 된 것으로 여겨졌다고 했다.

 

금융시장 분석가인 두 사람의 말다툼으로 가득 찬 기억해둘 만한 장(章)에서 그는 사실상 자신이 위험에 접근할 때 고도의 비이성적인 방법을 썼듯이 뱅크맨 프라이드에게 그런 식으로 맞섰다. (실버가 그렇게 한 행동)은 뱅크맨 프라이드가 고객으로부터 80억 달러를 훔쳤다고 봤기 때문이었고 그로선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논리가 우주처럼 많고 많은 강(江)에 사는 사람들에게 갈등 요인은 언제나 잠재되어 있는 법이다. 정치경제에 관한 책이 아니지만 “On the Edge”는 궁극에 가서는 호의적이지 않은 자본주의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만약 부(富)가 산업 독점권을 가진 자들에게 귀속될 때 우리는 위험에 대해 알고 있는 그들에게 성과물들이 불균형적으로 기울어져 한도를 넘어선 과급(過給)한 자본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지금 경제는 심지어 “카지노처럼 되었고 게임의 요소가 들어있으며, 상품화, 수량화되었고, 모니터로 추적 관찰이 가능해 졌으며,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그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줄이 더 정교하게 그어져 있는 것인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버에게는 위험을 감수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미래를 기획하는 일이 딱 맞을 것 같다. 만약 그가 마르크스주의자였다면 아마 계급 갈등이란 기대치(expected value)계산으로부터 완전한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총명하게 위험을 떠안으며 거대한 수익을 즐기는 거부들

 

미국의 사업가이자 전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마르크 앤드레센(Marc Andreessen)과 역시 미국의 기업가, 벤처 캐피탈리스이고, 페이팔(Paypal)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티엘(Peter Thiel)과 같은 억만장자 벤처 캐피탈리스트들도 “On the Edge”에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장기적으로 절대 돈을 잃지 않는 노하우, 즉 엣지(Edge)를 생각해 낸 사람들이다. 그에 의하면 그들은 똑똑한 위험을 떠안음으로써 나중에 들어오는 거대한 수익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우리의 많고 많은 사람이 도박 중독자들같이 되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도록 속이는 라스베이거스의 슬로머신 앞에 죽치고 앉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지고 말 운명이라서 그곳에서 오래 놀면 놀수록 더 많이 잃고 마는 신세가 됐다고 한탄한다.

 

이 글에서 나온 ‘효과적 이타주의 (Effective Altruism)’는 2010년대 이후 새롭게 발전하기 시작한 도덕철학 기조의 하나다. 아주 쉽게 요약하자면 (둘 다 가능하다면) 푼돈으로 시민 운동을 하는 대신 월스트리트에서 떼돈을 벌어서 기부하라는 운동이다. 2011년 피터 싱어라는 사람의 저서 “The Most Good You Can Do”에서 소개되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사회운동이다.

 

효과적 이타주의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 중 대표적인 사람인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윌리엄 맥아스킬(William MacAskill)인데 그의 정의에 따르면 효과적 이타주의는 (i)증거와 신중한 추론을 통해 주어진 자원 단위로 ‘선’(공정한 복지주의 관점에서 의미하는 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ii) (i)에서 얻은 결과를 사용하여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는 효과적 이타주의가 도덕철학의 과학적인 면과 공학적인 면 두 가지 중 공학적 측면의 운동임을 의미한다.

 

과학적인 면이라 하면 세상의 일반적인 법칙을 밝히는 것이고 공학적인 면은 과학적 지식을 구조화하여 사회적 이득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의미한다. 도덕철학에서도 선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논쟁과 선을 달성하기 위한 비규범적인 여러 논쟁이 있는데 이 중 후자에 속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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