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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안보 속 BTS 병역특례 딜레마

모종화 국방‧ 안보 전문가의 오늘의 동북아

 

우리는 최근 두 가지의 사실을 통하여 낯익지 않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하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사를 통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로... 우리는 소·부·장(소재· 부품·장비)재 자립의 기회로 삼았고...,” 등과 같이 일본과의 신소재 문제를 유난히 강조한 점이다. 또 하나는 신정부의 내각 인선에서 ‘경제안보비서관’이라는 자리가 신설되는 등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시대가 최근 1, 2년 사이에 부쩍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경제와 안보’는 왜 밀접한 것인가? 


미국과 소련이 대립되던 냉전시대에는 정치·군사 중심의 안보가 중요시 되었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경제발전과 인구 성장, 그리고 환경문제가 급속도로 대두되자 군사력에 의한 안보 보다 안보문제의 영역이 더욱 광역화되고, 복잡하게 되면서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 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즉, 군사안보의 위주에서 정치안보, 경제안보, 환경안보, 인간안보 중심으로 확대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신소재 부품으로 한국에 수출을 규제하면서 한국정부에 압박수단으로 이용하였다. 그러자 한국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문제와 연계하고, 오히려 소·부·장 자립의 기회로 반전하는 등 경제문제를 안보의 문제로 해결하였다. 

 

 

앞서 중국은 한국의 사드배치를 빌미로 관광 통제 등 경제적 보복을 하는가 하면, 요소수 부족사태로 21년에 요소수 품귀현상을 사회적 혼란을 빚게 했다. 이러한 사례에서 처럼 군사적 안보문제가 국가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경유값이 폭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는 등 종전의 군사적 중심의 안보가 이제 경제적, 기술적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릇 사례에서 보듯이 경제안보는 공급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문제 뿐만 아니라 시장 접근성 확보, 기술과 산업능력 확보, 금융과 신용, 개인과 개인의 경제적 활동까지 국가 안보의 영역에서 접근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


BTS의 경제적 효과와 국위선양, 그리고 병역특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국가 구성원의 모든 활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개인적 의무와 개인의 활동을 보장하고 경제적 활동을 통해서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국위선양 이라는 측면까지 고려되는 양면성이 우리에게는 존재한다. 남북이 대치된 색다른 안보상황이라는 특수 조건이 우리에게는 상존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와 그들이 수행해야만 하는 병역의무도 경제와 안보의 큰 테두리 안에서 논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체마다 다르지만 BTS의 경제적 효과를 보면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콘서트에 외국인 관람객 포함하여 10만 명이 방문 하였고, 20회 정도 공연시 12조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채지영 한국문화연구원.2019).

 

최근에는 년 56조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한류열풍 등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BTS의 국위선양과 경제적 효과, 예술적 한류 열풍 등의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병복무로 인한 단절 등 지속적인 예술 활동 보장에 대한 국민 공감대는 높다고 본다. 이러한 극찬에도 불구하고 BTS의 병역특례 문제가 나오면 국민들의 생각은 둘로 나뉘고 매우 심각한 대립적 여론이 형성되어 다시 냉정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BTS의 병역특례 문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미래 병역자원이 부족해서 상비 병력을 대폭 줄여야 할 상황과 대체복무를 오히려 늘린다는 논리는 서로 상충되지 않은가? 특히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순수예술 분야 등 병역특례 제도가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만, 그대로 유지한 채 대중문화 예술인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특례를 주려 하는 것은 너무 쉬운 길을 택한 것이 아닌가? 


공정과 정의와 형평성이 추구되는 시대에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국위선양이라는 설익은(?) 기준을 만들어 단순 비교한다면, 30여 만 명의 젊은이가 수행하는 병역의 의무는 한류 스타에 비해 국위선양도 아니고, 경제적 효과도 없다고 보는 것인가? 이것이 이대남들이 보는 상실감과 형평성의 문제라고 본다. 신중한 접근과 국민공감대 형성이 요구되는 사안으로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대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는 공정한 룰은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경제안보의 틀을 들여다 보다 BTS 병역문제까지 소환한 것이 너무 확대 해석이 아닌가도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 국위선양의 결실 중에 하나로 경제적 효과 측면만 강조하여 병역문제와 연계할 때는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깊은 교훈도 남겨 두고 있다. 무릇 국가안보를 위한 국민 개개인의 의무는 항상 균형 잡힌 저울 위에서 논의 되어야 하고, 결정된 정책으로 인하여 상실감이나 소외감을 느끼게 함은 결코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시대적으로 한 순간의 인기와 사회적 관심사항에 집착하기 보다는 ’병역의무의 공정성’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국민이 공감하는 병역특례제도를 만들려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정책을 결정하거나 병역에 관한 법을 개정할 때 기준은 안보의 영역에서 모두가 공정해야 하고, 안보의 범위를 포괄적인 안보까지 확대해 병역특례의 타당성, 공정성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고민의 시간은 BTS의 입영시기와 맞물려 우리에게 ‘결정의 시급성’이라는 압박까지 맞이하게 되었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선뜻 나서서 토론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사연은 무엇일까? 항상 아쉬움만 남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MeCONOMY magazine Jun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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